투병일기 - 염증성 장질환자의 음식경험담

in #kr6 years ago

(이 글은 글쓴이 개인의 경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은 개인에 따라 많은 증상 차이가 있을수 있으니, 이 글은 참고만 해주시길 바랍니다.)

염증성 장질환(IBD) 환우들이 진단을 받은후 가장 많이 듣게되는 말중 하나가 "음식 조심해라"입니다.

그래서 어떤 음식을 조심해야 하는지 주치의 선생님께 묻거나,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책을 읽어서 정보를 얻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정보를 모으다 보면 정말 먹을 음식이 하나도 없습니다.

주로 주의하라고 경고하는 음식들을 취합하자면,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아이스크림처럼 찬 음식

●소화가 안되는 밀가루 음식

●사탕처럼 당이 너무 많이 들어간 음식

●합성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음식

●튀김류등 기름진 음식

●날음식

●카페인

●알코올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

(염증성 장질환자 같은경우, 활동기에 식이섬유에 의해 장이 자극을 받을수 있습니다)

등등 굉장히 많습니다.




이외에 포드맵이 많은 음식, 씨가 많은 과일, 가스를 만드는 콩류 등등 또한 조심하라는 의견도 존재하죠.

그뿐만이 아니라, 정보의 주체, 원천에 따라 상반되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다분합니다.

(과일이 좋다 VS 나쁘다, 콩이 좋다 VS 나쁘다......)

전 비교적 연구결과가 존재하거나, 논문이 쓰여진 정보들만 취합하는데도 이렇게 다양한 정보가 모이고 충돌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 음식들을 모두 피해야 하는게 맞는걸까요?

물론, 조금이라도 위험의 소지가 될수 있는 음식을 모두 피하거나, 시골에 내려가 건강한 음식들만 먹을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의 경우겠죠.

그러나 현대인에게 수많은 음식을 금지하라는 말은 사회생활을 하지 말라는 말과 비슷합니다.

게다가, 하지말라면 더 하고 싶어진다고, 많은 음식들을 먹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괜히 음식들이 더 먹고 싶어지곤 합니다.

저도 처음으로 '먹방'과 '쿡방'을 보기 시작한 시점이 병원에서 금식하던 기간이었거든요. 또한 이전보다 훨씬 먹고싶은 음식이 많아졌습니다.

이때문에, 처음 퇴원했을땐 정말 잘못된 식습관을 가졌었습니다. 병원에 있는동안 먹지 못했던 떡볶이, 불닭볶음면(!)등 자극적인 음식들을 마구 흡입했죠. 그러고 하루에 7~8번씩 화장실로 달려가기 일쑤였습니다.

결과는 재입원이었습니다.

이얘긴 잠시 접어두고, 제가 염증성 장질환 보유자의 생활을 하면서 음식에 대해 얻은 몇가지 생각들을 공유하겠습니다.




1. 음식을 사람마다, 시기마다 다르게 작용한다.


즉각적으로 자극을 줄수있는 매운 음식을 제외하곤, 단기적으론 그때그때 반응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밖에서 친구와 삽겹살을 먹은 날(다음 날)은 배가 아주 편했는데, 집밥에 고등어를 구워먹은 날(다음날)은 배가 난리를 친다던지 하는 경우가 있을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2~3일에 한번씩 삼겹살을 먹는 사람과, 2~3일에 한번씩 고등어를 먹는 사람의 장 상태를 장기적으로 보았을때 누가 더 염증이 심해져 있을까요? 이처럼 음식은 단기적인 경향과 장기적인 경향 두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거꾸로 말하면 평소에 건강한 식단을 하는 사람이라면, 어쩔수 없이 꼭 가야하는 회식, 미팅자리에 너무 크게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는 말이 됩니다. 자신이 그 음식과 안맞는 편이 아니라면, 그 한번의 회식, 미팅이 당신의 장건장을 크게 해치거나 그날밤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게 만들지 않을거라는 이야기 입니다.


2. 음식에 절대적인 답은 없다.


저는 사람마다 잘 맞는 음식과 잘 맞지않는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자 또한, 먹었을때 배가 편안한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튀김과 맥주는 염증성 장질환에 극히 지양되지만, 1~2주에 한두번 감자튀김에 맥주를 먹는데 그날은 배 상태가 좋다고 말하는 분도 존재합니다. 저같은 경우도 날음식인 초밥을 먹은날, 그리고 다음날까지 배가 굉장히 편안하다고 느낍니다. 제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라고 느끼는 음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매운음식(혀가 얼얼할 정도로)

2.설탕이 가득 들어간 음식

3.찬 음식(아이스크림, 프라푸치노 정도)

4.튀긴음식

5.첨가물 범벅 불량식품

저같은 경우는 이 다섯 음식같은 경우는 무조건적으로 장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 밀가루, 기름진 고기, 카페인 등은 적절히 먹었을 경우 배에 주는 영향이 한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식습관을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엄격하게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몸에 좋다 나쁘다 논란이 있는 음식들 이기도 하고요.


3. 음식에 스트레스를 받지마라


저도 처음에 먹고싶은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큰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맛있는 음식의 먹는것이 생활의 큰 행복이었는데 그 부분에서 제한을 받으니 정말 크게 스트레스 받았습니다.(다이어트로 식단조절 하는분들도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다고 하죠) 이렇게 음식 스트레스를 받다보면 결과적으로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스트레스가 폭발하는 순간 잘못된 음식을 먹게되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히 스트레스를 관리하는것이 중요하죠.

저같은 경우, 시간이 흐른후 나에게 크게 나쁜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을 선별하는 요령과 경험도 쌓이고, 때로는 스스로와 타협도 하면서 먹을수 있는 음식과 없는 음식을 정리하다 보니 스트레스는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저는 초밥이 음식 스트레스를 줄여주는데 정말 큰 역할을 해 주었네요 ㅎㅎ


4. 기왕이면 좋은 음식을 먹자(음식에 관심을 갖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좀더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을 먹는 습관을 기르는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건강한 음식을 시키는 것이 점점 쉬워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 매장이나 인터넷에서 음식을 살때, 식품의 성분이나 쟤료를 체크하여 좀더 건강한 음식을 사는것이 바람직합니다. 저 또한 장을볼때 식품 뒷면을 보는 버릇을 갖고 있습니다.

첨가물이 가득 들어간 햄보다는 돼지고기 함량이 높고 첨가물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햄으로, 설탕범벅 과일주스에서 100%과일주스로, 사양꿀보다는 천연꿀로, 첨가물 과자보다는 과일과 고구마를 말린 칩으로, 식용유보다는 올리브유나 아보카도유로

이런식으로 평소에 섭취하는 식품을 하나하나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식을 장기적으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당장에 큰 차이는 없지만 조금씩 건강해지는 재료들이 분명 장에 좋은 영향을 줄 것 입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정확한 원인을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것이 어찌 되었든 염증성 장질환의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첫째도 음식, 둘째고 음식입니다. (셋째는 스트레스 입니다. 스트레스 조심하세요!)

저같은 음식에 대한 욕구가 생길때는 잠시만 마음을 비우고 차분하게 다른 생각을 하거나 몸을 쓰는 행위(운동,게임)를 통해서 음식생각을 사라지게 만듭니다. 다른 환우분들도 모두 자기만의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음식 관리를 잘 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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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좋다는거 다 피하면 정말 먹을게 없죠^^

@hawoon 님 안녕하세요 ㅎㅎ
스팀잇 계정만 있으면 에어드랍 해주는 바이트볼 받으셨나요 ?^^
https://steemit.com/kr/@ganzi/6ofgw1

염증때문에 고생하고 있었는데 도움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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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