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여행기 (Eine Reise nach Wien) - 돈까스와 자허케잌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면 여행을 데리고 다니기가 수월해집니다.
이제 기차며 비행기로 15시간 정도 걸리는 이동은 버틸 나이들이 되니 어지간한 여행지는 도전해 볼만 해졌습니다. 독일과 한국 사이의 거리만 하더라도 비행기 논스톱으로 11시간은 걸리니까요. 앞으로는 아이들을 데리고 떠난 여행 위주로 포스팅을 해볼까 합니다.
가장 최근에 다녀온 비엔나 여행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런 글을 적다보면 저도 기억에 정리가 되어서 좋고 아마 같은 곳으로 여행할 분에게는 정보가 되어서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독일은 9개의 인접한 국가가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도 독일에서 동남쪽으로 인접한 국가이지만 수도 비엔나는 오른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어서 생각보다 가깝지 않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프랑스 국경에 인접한 도시라 독일의 남서쪽에 있어서 비엔나까지는 자동차로 쉬지 않고 가도 9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요새 저가항공이다 뭐다 해서 잘 찾아보면 저렴한 대중교통편이 많습니다. 독일 철도인 도이췌반(Deutsche Bahn)도 여러 할인티켓들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독일 국내 할인티켓과 유럽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한 할인티켓 (Sparpreis Europa)이 있습니다. 몇 달 전에 예약을 하면 훨씬 저렴하게 이용하실 수 있고, 선택의 폭도 넓습니다.
티켓은 편도 29,90유로(한화로 약 4만원 정도) 부터 구입할 수 있는데, 친자녀는 15세까지 무료 동반이 가능합니다.
저는 15세 미만의 아이가 셋이라 가장 저렴한 티켓으로 예약한다고 가정했을 때 4만원 정도면 저희 사는 곳에서 13시간이 걸리는 비엔나까지 초고속 열차 ICE를 포함해서 철도편으로 저 포함 아이들까지 4명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당 1만원 정도군요. 하하..이 정도면 거저라고 할 수 있죠.
저희는 출발일이 임박하여 표를 끊는 바람에 최저가로 끊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5인가족 대비 상당히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밤 9시쯤 출발해서 다음 날 10시쯤 도착한 비엔나 중앙역에서 하루종일 대중교통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비엔나 티켓을 구입했고 미리 예약한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이 티켓은 동반자녀 1인까지 무료이고 박물관 등 입장권 할인 혜택이 있습니다. 저희는 기차역에서 끊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온라인상으로 사면 더 저렴하더라구요.
저희는 5인가족이라 밥을 해 먹을 수 있는 아파트를 4박5일 일정으로 빌렸습니다. 비엔나가 워낙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기로 유명하긴 하지만 저희가 묵은 숙소는 중앙역에서 세정거장 시내 중심가도 세 정거장, 정거장에서 집까지 1분 거리에 주위에 슈퍼들과 상점이 즐비한 최적의 위치에 있었습니다.
아파트입구에서 이메일로 받은 비밀번호로 문을 열고 비밀번호로 사물함을 열어 열쇠를 꺼냈지요. (무인시스템이로구나 하고 감탄했는데 다음날은 사람이 직접 이동식 카드계산기를 들고와 방값을 지불했습니다. ^^;;)
편안한 분위기의 아파트에서 짐을 대충 정리하고, 드디어 비엔나 시내로 진입했습니다.
비엔나 돈까스가 워낙 유명해서 독일도 돈까스 먹으러가면 비엔나 돈까스가 기본이며 가장 윗줄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튀긴 돈까스 위에 소스없이 레몬 올려 놓은 돈까스가 비엔나 돈까스 이기 때문이죠.
시내에서 좀 들어가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니 Figlmüller (피그뮐러, 피클뮐러?)라는 돈까스집이 드디어 나타났습니다.
카니발 방학 일주일을 맞아 계획한 여행이라 날씨가 춥고 흐린 겨울이라 여행객도 평소보다 적었고, 골목길에 주욱 늘어선다는 손님들 줄도 다행히 없었습니다. 가게안에 들어서서 좁은 입구에서 몇 분 기다리니 금방 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다섯이서 비엔나 돈까스(슈니첼) 다섯개를 주문하려고 하니, 뒤에 앉아 계시던 한국분 일행이 아이들 있으면 다섯개 너무 많아요
라고 귀뜸해 주셔서 슈니첼 네 개와 샐러드 네 개를 주문했습니다.
결과는 역시 그것도 너무 많았어요. 고기를 두들겨 돈까스가 커도 얇다고 했지만, 얇아도 너무 컸습니다.
정말 맛있었지만 맛으로도 그 많은 양을 다 먹기엔 무리였어요. 돈까스 하나에 14유로, 한화로 2만원 좀 안 되는 가격입니다.
그래도 남기면 나중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까봐 다들 용량 이상의 돈까스로 배를 채우고 시내 한 복판의 스테판성당을 잠시 구경했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케른트너 거리를 지나 비엔나 국립 오페라 극장으로 향했지요. 딱 25년 전 독일에 어학연수를 와서 그곳에서 모짜르트의 그 유명한 마술피리를 본 기억이 납니다. 학생이라 할인도 되었지만 꼭대기층에서 서서 보는 자리는 무척 저렴했거든요.
맞은 편에는 화려한 자허호텔이 국립오페라 극장과 마주보고 서 있는데, 자허카페의 자허케잌과 비엔나커피 멜랑쉬가 유명해서 거기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슈니첼을 배부르게 먹고 난 후라 케잌을 원하는 사람은 없고 둘째가 유일하게 주문한 걸 먹어봤는데....
음....너무 맛있었어요. 옆의 생크림과 쵸코케잌과의 조화라니.......
그리고 비엔나 커피로 알려진 멜랑쉬.....
우유거품위에 생크림도 약간 올린 에스프레소....역시 너무 맛있는데 이번은 양이 너무 적었어요 ㅠㅠ......
기차에서 열 몇 시간을 고생하며 찾아온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지요. (먹는 것에 약한...)
첫날 너무 무리하면 병이 날까봐 일찍 휴식을 취하기 위해 숙소로 돌아왔어요.
중간에 들른 성베드로 성당의 내부
이번 포스팅은 미흡하나마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에 수정하는 방법으로 개선해 보겠습니다. ^^
비엔나라면, 비엔나 소세지, 비엔나 커피, 그리고 버지니아주. 죄송합니다. 농담입니다.
버지니아 주는 왜요? 발음이 비슷한건가요? ㅎㅎ
재밌는게 뭐냐면요, 비엔나 소시지가 독일에서도 유명한데, 유럽 여러 나라에 산재한 LIDL이라는 독일 체인점 슈퍼에서 독일에서는 비엔나 소시지로 팔리는 품목이 비엔나에서는 프랑크푸르트 소시지로 팔리더군요.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것은 유럽도 마찬가지 인것 같아요.
버지니아주에도 비엔나라는 도시가 있거든요. 모르셨다니 전혀 농담이 되질 못했군요.
비엔나 소세지는 우리나라에도 있어요!
아. 버지니아에 비엔나라는 도시가 있는 건 첨 알았어요. 한국에 비엔나 쏘세지, 프랑크쏘세지도 있는거 알아요. ㅎㅎ 한국 사람들 입맛에는 비엔나 소시지가 더 맞는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