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저를 미국에

in #kr7 years ago

지난 글에서 저를 미국에 오게 한 회사가 어려워져서 한국에 돌아가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샌 프란시스코의 친구를 만나고 온 짧은 여행 이후로, 미국 회사 취업을 시도했지만 계속 실패해서 좌절하고 있었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러던 중에 저한테 S사의 K사장님으로부터 같이 일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파이널 판타지라는 게임을 아시나요? 일본의 스퀘어)라는 게임 회사에서 만든 롤 플레잉 게임 시리즈인데요. 지금은 15편까지 나왔던가요? 암튼 이 시리즈는 게임도 게임이지만 게임 내에서 플레이되는 영화인 게임 씨네마틱이 멋지기로도 유명했습니다. 스퀘어는 이 게임 씨네마틱을 만들던 기술력으로 극장용 장편영화를 만들기로 하고, 하와이에 스퀘어 USA라는 회사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 회사에서 내어 놓은 장편 영화가 바로 Final Fantasy: The Spirits Within입니다. 2001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당시 최고의 3D CG 기술이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 참패를 하게되고, 스퀘어 USA를 망하게 하며 본사인 스퀘어에게까지 큰 부담을 주어 스퀘어가 경쟁사인 에닉스에 매각되게 만듭니다.

그런데, 스퀘어 USA가 망하기 전에 같은 기술을 사용해서 Final Flight of the Osiris라는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 세계관을 확장하는 Animatrix 중 한 편을 만들었다는 것은 아셨나요? ^^ K사장님은 바로 이 스퀘어 USA에서 Final Fantasy: The Spirits Within과 Final Flight of the Osiris 제작에 참여하신 아티스트였습니다. 그리고, 스퀘어 USA에서 같이 일했던 한국인, 일본인 동료들과 함께 미국 LA에서 S사라는 스타트업 회사를 차리신거죠. 제가 일하고 있던 회사가 처음 헐리웃에 오피스를 얻을 때 복층 오피스를 얻었는데, 아래층은 저희가 쓰고 윗층은 이 스타트업 S에게 서브리스를 줬었습니다. 그래서, K사장님께서는 오며가며 제가 일하는 걸 지켜보셨죠. 나중에 저희 회사가 오피스를 옮기면서 S사도 이전해서 못뵙고 있었는데 이렇게 연락이 온겁니다.pg.jpg
책을 읽다가 아주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었다.

물 컵이 반쯤 차 있느냐 반쯤 비어 있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두 가지 주장이 다 필요하다.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시각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짝이다. 낙관주의자 또는 비관주의자의 의견을 뒤집을 만한 경우를 애써 제시하는 것도 무익한 짓이다.
(중략)
우리의 세계관의 가장 큰 문제는 사물을 단순화시켜서 보는 인간의 성향이다. 우리는 세계를 설명할 때 단순한 상징들이나 일방적인 주장에다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어떤 나라, 또는 사람에다 '좋은' 또는 '나쁜'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우리가 아는 것은 틀렸다'라는 매그너스 린드비스트의 책에 나온 구절이다. 나도 낙관과 비관, 라이프니츠 철학과 볼테르라는 글에서 물이 담긴 컵이라는 상징을 토대로 낙관과 비관을 가르는 태도를 한번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었다. 그래서 더욱 반가웠을까?

오컴의 면도날을 잘못 인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오컴의 면도날을 단순한게 무조건 옳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컴의 면도날은 불필요한 가정을 제거하는 단계일 뿐이다. 내가 잠깐 고개를 돌린 사이 눈 앞의 사람이 조금 앞으로 움직여있다면 앞으로 걸어갔다는 추론이 가장 간단하다. 그 사람을 외계인이 납치해서 지구를 한바퀴 돌고 다시 내려놓았고, 내려놓는 위치가 조금 어긋나서 조금 앞에 놓았다는 가정은 불필요하다. 하지만 그 사람이 외계인에 납치당했다는 증거가 있다면 어떨까? 이 경우에는, 단순한 설명이라 하여 그 사람이 앞으로 한발짝 걸어갔다는 추론이 무조건적인 사실이 될 수는 없다. 그리고 증거가 없다 하여도 외계인이 납치했다는 추론이 사실일 수 있다. 이렇듯 오컴의 면도날을 토대로 수립한 추론이 무조건 옳은 것도, 오컴의 면도날에 잘릴 추론들이 무조건 그른 것도 아니다.

절대선, 절대악이 없다면 비관과 낙관은 항상 공존하며, 둘 모두 필요하다. 동전의 양면처럼 마주칠 수 없는 정반대의 시각이 아니라 물체와 그림자의 관계다. 보는 위치에 따라 먼저 눈에 들어오는게 다를 뿐. 그래서 이상적인 시각이란 비관과 낙관을 모두 볼 수 있는 상태다. 회색분자라서, 박쥐라서, 양비론자라서 그런게 아니다. 그게 균형 잡힌 시각이다. 맹자가 성선설을 주장했다고 악인의 존재를 부정한건 아니며, 순자가 성악설을 주장하며 선한 인간의 가능성을 포기한건 아니듯.

자주 인용하는 그림이 있다. 닉 수재니스의 언플래트닝에 실린 그림이다. 너무 자주 인용해서 애독자 분들은 질리셨을지도 모르겠다.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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