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여행일기] 어쩌다 알쓸신잡 - 경주
#00. 그냥 떠난 건데 이유가 어딨나
그동안 스팀잇에 뜸했다.
여행 속 마주하는 모든 것들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스팀잇을 자제했다는 멋드러진 이유보다는,
그냥 여행하느라 바빠서 못 했다.
경주를 갔다.
딱히 경주일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
그냥 떠나는 건데 무슨 이유가 필요할까.
돌아오고 난 후, 사진보면서 나중에 ‘좋았다’ 하면 되니까. 그냥 갔다.
#01. 굳이 이유를 찾자면 스쿠터로 여행하고 싶어서 경주를 골랐다.
친구와 함께였기에 큰 125CC 붕붕이를 빌렸다.
친구는 면허가 없어서 내가 운전했다.
여자였으면 좋았을 텐데.
놀이기구도 무섭다고 잘 못타는 친구는 뒤에서 으으 거리면서 내 배를 움켜잡았다.
여자였으면 좋았을 텐데.
#02. 어쩌다 알쓸신잡 코스와 같았다.
생각보다 경주 관광지?가 그렇게 많지 않았고
또 거리가 가까워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니 알쓸신잡에 나온 곳을 거의 다 가 보았다.
목적지도 없이 그냥 대릉원 주변을 걸었다.
옆에 있는 울타리가 고풍스러운 멋이 나서 더 좋았는데 깊숙이 들어가보니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ㅇㅇㅇ시장님, 주변 상인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벽을 허물어 주십시오.’
누군가에게는 멋진 벽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막는 벽이구나.
붕붕이로 황리단길?을 트르륵 달리다가 눈에 띄게 예쁜 카페가 있어서 들어갔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꾸며진 3층짜리 카페를 보자마자 ‘와 관리비랑 월세 엄청 비싸겠다’ 생각이 들었다.
3층까지 올라와보니 풍경이 어디서 본 것 같았다.
아 여기가 알쓸신잡에 나온 그 카페인가보다.
방송 후에 유명해졌는지 원래 인기가 많았는지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겨우 자리를 잡았다.
즐겁게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앵글 속에 비친 맞은편 카페에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
#03. 날이 너무 더우니 그만 움직이고 먹자.
맛집이라고 해서 방문한 중국음식점.
수타로 면을 뽑는 주인아주머니의 움직임이 그렇게 멋있다고 하던데.
기대가 된다.
밝은 미소로 맞아주시는 아주머니.
짬뽕이요.
짬뽕 안 됩니다.
왜죠.
아주머니는 최근에 팔을 다치셨다고 했다. 회복은 한 달이 넘게 걸린다고 하셨다.
짬뽕 맛집에서 탕수육을 먹었다.
식당을 나갈 때 아주머니는 말씀하셨다. ‘한 달 후에 다시 오세요~’
아주머니 저는 수원에 살고 있...
그리고 쌈밥하고 불고기정식도 먹었다.
쌈밥은 너무 맛있어서 사진찍을 생각을 못했다.
반면에 불고기 정식은 사진을 많이 찍었다. 많이 많이 찍었다.
#04. 안압지의 야경은 정말 멋있다.
물에 비친 모습은 그림 같았다.
안압지에는 아이와 함께나온 가족, 연인들
그리고 붕붕이 헬멧 들고 ‘와 야경 죽인다’하면서 사진 찍어대는 두 남자가 있었다.
한 쪽에는 대나무들이 멋있게 안압지 주변을 감싸고 있었고
그 주변에는 한 여름에도 불구하고 커플들이 밤이라서 추웠는지 서로의 체온을....
하나도 안 추웠는데.
곧 비가 오기 시작했다.
추웠던 커플은 비가 오니 서둘러 나갔다.
구름 나이스
그리고 우리는 포항을 갔는데
이상한 여행일기 포항 편은 다음에 올려야겠다.
good
thanks : )
알찬 여행하고 오셨네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
목적지없이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았습니다ㅎㅎ
cadenacio님의 다양한 포스팅도 앞으로 열심히 보겠습니다!
경주 멋있네요
포항도 기대할게요~
기대해주시다니!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