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의 황혼 XVII] 박정희 부수기 I: 박정희가 파탄 낸 경제.
잡담(First thing First)
안녕하세요. @rothbardianism 입니다. 엊그제 @keepit 에 칼럼을 기고한 후, 제가 일상에서 하고 있는 일들이 바빠서 저의 연재물인 우상의 황혼은 이제서야 작성을 하게 됩니다.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시간당 급여가 올라가는데, 최근에 제가 일하는 시간이 늘어서 소득도 같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락장이니 원화채굴에 집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제 상사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어제는 저녁도 못 먹고 일을 했네요. 사실, 다이어트를 하고 있어서, 곤약젤리와 쉐이크로 저녁을 대신 하고있어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는 거 같지는 않습니다. 비트코인은 다시 6000불 후반대로 내려갔지만, 흥미로운 건, 이번엔 비트코인이 다른 알트코인을 다 끌고 내려간게 아니라는 점이겠죠. 물론 대장이 하락하니 매수세가 죽어 알트코인에도 영향은 있는 거 같습니다만, 특정 알트코인들이 1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는등 조만간 장이 살아날 추세가 확실히 보이는듯 합니다. 저 처럼 원화채굴 바삐 하시다 보면, 기사로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접하실 수도..?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링컨, FDR, 그리고 레이건에 대한 연재를 마친 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첫 국내 우상으로 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데, 저는 어렸을 때 보수 성향을 띄는 집안에서 자란, 박정희를 존경하며 자란 학생이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생가에 가서 부모님께 박정희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뭐, 그것도 제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면서 끝나게 되지만요.
어찌됐든 박정희라는 인물은, 제가 정치와 사회 그리고 경제 이슈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한 첫 번째 인물이라는 점에서, 제일 먼저 부숴버리고 싶었습니다.
경제 발전의 신화
뭐, 결과과 과정을 정당화 한다는 마키아벨리언적 생각이 박정희 정권을 옹호하는 주요 논리인데요. 애초에 결과는 결과 과정은 과정일 뿐인데다, 박정희의 결과가 원인을 정당화 할 만큼이 아니라면? 그냥 망한거죠. 박정희 정권 때 GDP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긴 했습니다. 그래프를 보시다시피 GDP가 늘어난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GDP의 성장이 직접적인 경제의 성장이나, 삶의 질 향상과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알아봤습니다. 그럼 우리는 이제 GDP가 경제 성장의 절대적인 지표가 될 수 없음을 압니다. 경제는 단면적이게 분석할 수 없으니까요.
그럼 이제 박정희 정권의 경제 정책들을 천천히 한 번 알아볼까요.
중동 건설 특수
사실 1973~1974년 1차 석유 파동이 일어나고, 세계 경제가 휘청이자 한국도 경제 불황이 왔었죠. 그런데 바로 다음 해인 1975년에 석유를 폭등시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산유국들이 막대한 건설 프로젝트들을 시행하면서 한국에도 기회가 찾아오게 됩니다. 중동 건설 특수는 사실 독재와도, 유신과도, 박정희와도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뭐, 물론 박정희 정권에서 중동으로 진출해서 외화를 벌어올 수 있도록 여러가지 특혜를 준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건 굳이 독재정권이 아니었어도 충분히 가능한 정책들이죠. 그리고 해외 호황에 숟가락만 얹고 그것을 어떤 정책의 효과라고 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습니다. 해외 호황에 숟가락만 얹는 것이 얼마나 가겠습니까? 역시나 되살아나는 거 같았던 한국의 경제는 바로 또 인플레의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대통령의 경제학을 쓴 이장규 전 기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돈이 시중에 흘러넘치고 여기저기서 새 공장을 짓고 고층 빌딩이 올라갔다. 당연히 물가가 올랐다. 정부가 발표한 1977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0%였으나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멘트 공장도 가격은 포대에 810원, 대리점 고시가격은 900원이었으나 시장에서는 1900∼2000원을 주고도 사기가 어려워 줄을 서야 했다… 호황의 끝이 코앞인 줄도 모르고 기업은 과잉 투자에 열을 올렸고 79년 2차 오일쇼크가 터지면서 수출은 급속히 추락했다. 국내 기업들의 도산이 줄을 이었다. 정부와 대기업이 주도한 부동산 투기 열풍에 국민들이 분노하기 시작했고 부가가치세 도입에 대한 조세저항으로 민심이 흉흉하게 돌아갔다. 정치는 차치하고 경제 쪽에서도 시커먼 먹구름이 밀려오면서 박 정권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해외 호황에 기반한 경제 성장은, 해외 정세가 기울면 같이 기우는, 말 그대로 성장이 아닌 성장이었죠. 이장규 전 기자의 말 대로, 박정희 정권은 부동산 투기와 높은 세율 때문에 국민들의 큰 불만을 사게됩니다.
서중석 교수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박정희의 고도성장정책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피부로 느끼게 했고 너무나도 지독한 투기 광풍에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높아갔다. 1978년 한 해에 지가가 48%가 올랐다. 부마항쟁 때 낮에는 학생들이 시위를 이끌었지만 밤에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샐러리맨도 있었지만, 가지지 못한 자, 당하고 사는 사람들, 소외된 자, 실업자, 저임금 노동자 등 20대 안팎이 시위 대열에 대거 합류했고, 세금 폭탄으로 불만이 컸던 상인들도 가세했다. 김재규는 이를 민란으로 규정했다.
성장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지 못했다(&빈부격차 극대화).
제가 이전에 어떻게 인플레이션이, 그리고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어떻게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지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박정희 정권은 성장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돈을 풀어서 특정 기업에 지원을 해주는 경우가 다반사였죠. 그러다보니 돈을 처음으로 받는 기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돈을 늦게 받는 서민층들보다 훨씬 더 득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돈을 빌린 사람들은 돈을 어디에다 넣었을까요? 부동산이죠. 한 해에 50%씩 오르는 땅에 돈을 넣어두고 막대한 부를 축적하기 시작한 것이죠. 결과로 부자들은 더 막대한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빈익빈 부익부 상태가 더 심해지게 됩니다. 정부의 개입이 어떻게 빈부격차를 늘리는지에 대한 가장 좋은 예시가 박정희 정권의 정책입니다.
어찌보면 박정희야말로 가장 중앙은행의 화폐 발행력에 많이 기대고 있었던 대통령이었죠.
대기업 위주의 성장 정책
박정희가 경제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당시 경제학자들이 아니라 실무 경험이 뛰어난 기업가들을 끼고 추진했다는 점은 어찌보면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박정희는 너무 대기업 위주 성장 정책을 펼쳤다는 점에서 지금 대한민국이 마주한 처참한 현실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사실 독일같은 국가가 경제력이 탄탄한 이유는 중소기업들이 단순히 재벌기업의 하청업체가 아닌, 독자적으로 재화와 상품을 생산해내는 이른바 히든 챔피언 들 덕분입니다.
물론 이 사진에서 대기업들도 많지만, 대부분이 우리가 잘 들어보지 못한 그런 기업들입니다. 대기업, 중소기업 간의 수직적 주종관계(Vertical master-slave relationship)가 결국 대한민국의 탄탄한 산업기반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대한민국이 삼성 아니면 현대밖에 없다는 말도, 박정희 정권 때 재벌 위주의 성장 정책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말 그대로 재앙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박정희 정권 때 만들어진 인프라 덕분에 큰 성장을 이룬 것은 맞습니다만(1980년대 미국발 자본들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죠). 박정희 대통령의 대부분 정책들은 대부분 최악의 경제적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저보다 이러한 현상을 더 잘 설명할, 작가이자 학자인 찰스 스미스(Charles Hugh Smith)의 말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This combination of central planning, credit expansion and export-based capitalism ignites a rocket booster of rapid growth. Since the Asian nations pursuing this model are starting from relative poverty, the rapid expansion of credit, exports and employment in the export sector are all the more miraculous.But the model runs off the rails when central planning and credit expansion reach diminishing returns. Central planning is very effective at allocating scarce capital in the boost phase, because the capital is invested in building an efficient export machine and in essential infrastructure that enables exports: ports, railways, highways, etc.But once all this basic infrastructure is built out and exports reach their zenith, central planning slips from miraculous to disastrous. The state bureaucracies that guided the Miracle boost phase have no other plan other than more credit expansion and more investment in infrastructure.
중앙계획, 신용확장, 수출주도 자본주의라는 조합은 급격한 성장이라는 로켓 부스터를 점화한다. 이 모델을 추구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 적 빈곤함에서 출발하였으므로 신용확장과 수출, 수출부문의 고용이 급격할수록 더욱 기적적이다. 그러나 중앙 계획과 신용 확장이 수확체감(diminishing returns : 투입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단계)에 도달하면 이 모델은 선로를 벗 어난다. 중앙 계획은 상승 국면에서는 희소한 자본을 할당하는데 있어 매우 효율적이다. 자본이 효율적인 수출 장비와 항만, 철도, 고속도로 등 수출을 가능케 해주는 필수 인프라 건설에 투자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기반 인프라가 건설되고 수출이 정점에 도달하면 중앙 계획은 기적에서 재앙으로 미끄러진다. 기적적인 상승 국면으로 이끈 국 가 관료들은 신용을 더 확장하고 인프라에 더 투자하는 것 외에 다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힘내세요! 짱짱맨이 함께합니다!^^
감사합니다 ^^
음... 박정희의 독재는 나쁘지만 개발적인 측면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시대의 흐름에 편승한 것 뿐이었군요... 뿌리 깊은 빈익빈 부익부 문제가 언제쯤이나 해결 될까요 ㅠㅠ
사실 전 박정희가 암살 당한게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행운이라고 봅니다. 그 이후에 전두환이 김재익이라는 시장주의자를 앉힌 것도 행운이고, 그 것과 맞춰서 미국의 자본이 유입된 것도 행운이었죠.. 만약 박정희가 계속 중앙계획 경제정책을 이어갔다면.. 이미 박정희 정권 말기에도 나타났듯 대한민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을 비롯한 내수경제 파탄이 났을 것이고 박정희는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거듭이 났을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독재에는 정당성을 부여하고, 박정희에겐 그 정당성이 경제 발전이었는데, 그러한 정당성도 사라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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