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비평] 게임이 재밌으면 다야?

in #kr-game7 years ago

게임은 정말 재밌으면 다 일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오늘 이런 생각을 하게 한 짤 하나가 있습니다.


평론.png

자세한 평론이 올라오며 정말 블랙팬서는 흑인사회의 저항과 그 사이의 갈등을 이야기의 중요한 소재로 사용하고 있음이 알려졌고 평론가들의 저 평론은 일정부분 의미가 있었다고 재평가 받고 있습니다.

영화가 재밌는지 없는지 단도직입적으로 묻는것이 쿨하고 사이다 같아 보이긴 합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평론, 비평이 할일은 이 컨텐츠가 재밌는지 재미없는지 딱딱 정의해주는것 그 뿐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질문을 피해갈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재미가 뭔가요?

어떤가요? 이 질문으로 제 덧글창에 투기장이 열릴까요? (조금 기대해봅니다 하하) 아마 제 글을 보시는 게임에 관심 많으신 분들이라면 자기들만의 기준과 답을 가지고 있으시리라 여깁니다. 물론 반드시 있어야 하진 않겠죠. 철학적으로 정의된 정답을 가지고 있지 못하시더라도 아마 직관적으로 본인들의 기준을 통해 이미 즐거운 게임 라이프를 즐기고 계실것이라 확신합니다.

평론가들은 재미가 뭔지 알까요? 비평하면 재미라는 정의를 마음속에 품고 있는걸까요? 아마 스스로 그런 확신을 가지신 분들일 수록 더 카리스마 있는 평론을 작성하시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뭐가 재미인지.

아마 많이들 아실 수도 있지만 That Dragon, cancer 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딱히 감동적인 게임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게임이긴 한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추천할만한 게임인가? 하면 망설임없이 그렇다고 답하겠습니다. 어쩌면 이 또한 재미일까요?


green_drip.jpg

한사람만을 위한 공연처럼 한사람만을 위한 게임을 만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The Stanley Parable 이란 게임도 아실까요? 이 게임은 당당하게 유저를 우스개거리로 만드는 게임입니다. 이를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죠. 메세지의 내용은 아마 플레이 하는 개개인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 같습니다. 메타적 서사를 가지는 (언더 테일처럼 말이죠) 이야기들이 그렇듯 플레이어가 발견한 상식을 기반하여 거기서부터 사고를 진행하게 해주는 영향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재미있을까요? 해보신분들은 재미있으셨나요? 저는 역시 강력히 추천합니다. 복잡미묘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내적폭탄을 던져주거든요. 다양한 사고를 시작하는 촉매같은 느낌입니다.


48c9145c168fa27d15e6afb07201b2d0b80b3d2a6d4dcd6950af7aed0d2e4e808d3645a2fd9da8458cebca21ab053623d726c55c5cc59e35bef4b3810f07f0225369e4e936e1296d423acb08ad7a4693.jpg

주인공 배우를 포함하여 가장 좋아하는 영화중 하나입니다.

물론 롤, 배그나 젤다, 마리오등 누구나 인정하는 대중적으로 성공한 게임들도 있습니다. 마블 세계관의 히어로 영화들 처럼 말이죠. 하지만 원스나 피아니스트의 전설처럼 어느 한부분이 뛰어나거나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짜릿해야 할지 미묘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영화도 있습니다.

재미라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과학하는 사람들이 인간 지식의 범위를 끊임없이 확장해나가는 일을 한다면 예술가는 재미의 범위를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는 일을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keep-pushing_.png
스티밋에 계신 많은 박사님들!! 저 한발자국을 내딛으신 기분은 어떤가요

게임도 여느 예술과 마찬가지로 인간 감정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미디어화 되며 어느 한쪽으로 쏠려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품들은 여전히 그 일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마 kr-game 태그에 게임을 소개하시는 분들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하시지 않을까 합니다. 남들이 아직 소개하지 않은 재밌지만 내가 소개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을 이야기 하고 싶은 고민.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두려움도 있습니다. 근래에 영웅서사의 인기가 식어가고 생존게임이 유행하는 이유를 게임을 즐기는 주요 플레이어들의 연령대가 청년기를 거쳐 현실의 한계를 알아가는 나이대에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면 사람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까 무섭습니다. 이러한 사이클이 한바퀴 돌아 우리의 후대가 이전 게임들을 이야기 할때 어쩌면 게임 황금기세대가 즐긴 게임이라고 이야기 할 지도, 혹은 반대로 혹한기세대가 즐긴 게임이라고 소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함께 재밌어 해주실까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게임이 재밌으면 다일까요?

물론입니다. 하지만

모두의 재미가 다를것입니다. 그래서 비평을 시작합니다. 모두의 재미가 다를 것이기에 이번에 이 작품엔 어떤 재미가 있다고 이야기 하는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면 소녀전선에서도, 배그에서도, 디아블로3에서도, 리니지에서도, 하다못해 서든어택2에서도 재미를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에게도 의미를 가지지 못할까 무섭고 아마 게임을 즐기시는 분들에겐 중요한 얘기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재미를 찾아서 여행하는 분이 계시다면 그런 분들을 위해서 어쩌면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첫번째 이야기는 쉘터2 였습니다. 게임 소개같지 않다고 여기셨다면 정답입니다. 게임은 이래야 한다는 정의를 부수는 즐거움에 동참하실 분이 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박발자였습니다.

Sort:  

제 생각에 게임의 경우 일반적인 매체(media)와 다르게 사용자의 직접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미(fun)라는 강력한 참여 유도 방법을 사용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재미있는건 재미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추상적이기 때문에 사람마다의 정의가 다르겠지요. ^^ 누군가는 통계(상위 몇%, 치킨)를 위해 게임을 하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는 서사적 구조에 재미를 느끼기도 하고, 누군가는 공포감에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다른 매체와 다르게 굉장히 긴 호흡을 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꼭 알맞은 게임을 찾기란 힘들기도 합니다.
게임 비평이라 함은 평가의 목적도 있지만, 너무나도 많은 게임이 존재하는 사막에서 원하는 바늘을 찾아주는 가이드의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박발자님의 시각과 재미를 느낀 이유를 적어주신다면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정성가득한 댓글 감사합니다. 재미라는 단어에 약간 매몰돼 있다보니 본래의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점점 옅어져 가지 않나 하는 두려움도 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재미의 해석이 더 필요한 시점이지 않나 싶네요. 앞으로도 자주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대다수의 게임이 단순한 오락으로써, 순간의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서 소비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게임이 예술로 받아들여질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그런 게임들이 있지만, 순수하게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들도 저는 예술의 영역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예술이라는게 누군가 만든걸 흥미있게 보는거니까요.
윗분 말씀대로 게임은 '참여'라는 걸 하기 때문에 그 어떤 예술보다 직접적이고 모든 요소가 담겨있는 종합예술이라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영화나 음악, 미술 등등 다 처음에는 오락으로써 기능하고 있었으니 게임도 이제 단순히 승리, 클리어, 격파의 재미를 뛰어넘어 다양한 종류의 재미로 다가갈 것 같네요.
게임 정말 좋아하는 입장에서 비평 기대할게요🙋

정성가득한 댓글 감사합니다 감동.... 아마 말씀하신것처럼 사람이 사람의 생각으로 먼든것들이니 구석구석 사람이 묻어있을것입니다. 저도 그저 제 생각에 따라 이야기 하는게 할 수 있는 전부겠죠. 꾸준히 하다보면 저 스스로도 반발자국 정도 나아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사실 블랙팬서 팬, 마블 팬이라서 썸네일에 이끌려 들어왔습니다..) 게임을 직접 즐기진 않지만 게임의 세계관이나 틀같은건 좋아해서 찾아보곤 하거든요 ㅋㅋㅋ 그래서 앞으로의 얘기가 더욱 기대되네요! 팔로우 하고 갑니다 :)

잘 낚았군요 ㅎㅎ맞팔 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많은 공감을 얻어서 같은 경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재미있는 게임의 척도라고 생각하네요 ㅎㅎㅎ 나라마다 즐기는 게임이 다른 것이 각각의 나라는 다른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곳 임을 알려주는 것이고요 ㅎㅎ

그렇게 다른 문화의 다른 나라 사람들 사이에도 공감을 찾는게 대단한것 같습니다

옛날 원사운드님의 유명한짤이 있죠
"ㅅㅂ 오락하는데 이유가 있어
그냥하는거지"... 이짤에 많은 유저들이
공감을 했다는 점이 많이 아쉬웠어요.
그냥 할만한 소위 스낵게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개발자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얼마나
많은 테스트를 거치는지 그 결과로
아무 생각없이 해도 재밌는 게임이
탄생하는 것일텐데요.
앞으로의 포스팅 기대가 됩니다 ;D
예수님블레스.gif

원사운드님 짤은 여기저기서 많이 이용되곤 하죠. 그 당시엔 의미있는 이야기였으나 성장한 게이머라면 스스로 그 껍질을 깨고 나올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힘내세요! 짱짱맨이 함께합니다

짱짱맨 덕에 힘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