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분만 후기

오늘 새벽 2시 30분.
양막파수, 그러니까 양수가 터졌습니다.
자다가 이상한 느낌에 스프링처럼 튕겨져 일어났어요.
남편과 후다닥 준비하고 병원에 도착한게 새벽 3시.

태동검사하고 항생제 맞으며 기다렸더니
주치의선생님이 오전 7시쯤에 오셨구요.
양수가 터진거라 지체할 수 없으니 바로 유도분만 들어가자고 하셨어요.

7시 20분. 유도분만 주사를 맞고 한시간 좀 안되게
짐볼 운동을 했습니다.
약빨이 잘 안드는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그거슨 착각….

오전 9시쯤부터 생 리얼 진통이 시작됐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그냥 너무 아프고 너무 힘들고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고 생각도 하기 싫은 그런 고통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남편이 옆에서 호흡 코치를 정말 잘해줬어요.
분만장에 있던 간호사분이 이런 남편 처음 봤다며 칭찬을 칭찬을~
물론 진통 중에는 그런 말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지만…ㅠ

오전 11시 4분.
드디어 칠봉이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아기가 세차게 우는 소리에 그냥 눈을 감아버렸어요.
너무 힘들었거든요…ㅠㅠ

칠봉이를 보면 눈물이 막 나지 않을까?
감동적인 순간이 되지 않을까?
임신 중에는 가끔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현실은 다르더라구요…^^

그래도 어느정도 정신차리고 나서
이불에 폭 싸인 아기가 제 옆에 있는걸 봤을 땐
모든게 다 너무 작은게 마냥 신기하고 예뻤어요!

자연분만의 좋은점은 이런거죠.
출산 후 1-2시간 이내에 식사가 가능합니다.
영양제와 진통제 수액을 맞고 병실로 올라오니 바로 요런 식사를 챙겨주셨어요.

임신 전에 워낙 먹성이 좋았던지라,
출산하고나면 밥한그릇 뚝딱 문제없겠지! 생각했었는데
또 현실은 다르네요ㅎㅎ
입맛이 없어서 절반 정도만 먹었어요.

정신차리면 또 저녁을 주십니다.
사육 당하는것 같네요.

오늘이 출산 당일이라 아직 분만후유증이 상당하지만
차차 좋아질 거라고 믿습니다ㅠㅠ
그래야만 해요 너무 아파요 ㅠㅠ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 진심 존경합니다…

10월 3일, 우리의 딸로 세상에 나온 칠봉이^_^
정말 잘해주고 싶어요!

@happypray
우리 세가족 행복길만 걷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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