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8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과 미국 자본의 분파별 투쟁 가능성

in news 지정학과 세상읽기15 days ago (edited)

트럼프와 머스크가 서로 다투고 있다. 머스크는 트럼프가 제출한 "One Big Beautiful Bill" 법안이 대규모 감세로 인해 미국의 재정적자가 2조5000억 달러에서 3조달러 정도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다. 트럼프의가 제출한 법안의 내용은 크게 3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는 세금감면으로 개인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 및 자녀세액공제 확대 및 트럼프1기 행정부에서 도입된 감세법의 주요조항을 25년 종료시점에서 이후에도 계속 연장하는 것이다.
둘째는 국방 및 국경보안예산을 증가한 것이다. 국방예산을 높이고,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 돔'사업을 추진하고 불법이민 단속강화 예산을 확대한다.
셋째는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세액공제를 폐지하고 복지의료 예산을 삭감하는 내용이다. 전기차 구매시 제공되던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혜택을 폐지 혹은 축소하고,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했던 친환경 에너지 인센티브를 폐지하는 한편 복지와 의료 관련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법안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언론에서는 머스크가 전기차 보조금 축소 및 폐지와 같은 사업상의 이유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머스크와 트럼프의 갈등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국과 같은 상황이라면, 일개 사업가가 대통령에게 저렇게 대드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미국이라고 하더라도, 그리고 아무리 머스크가 트럼프의 선거를 도왔다고 하더라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트럼프의 개인적 급소라고 할 수 있는 앱스타인 리스트까지 운운하는 것은 아무리 미국이라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일은 아니라고 하겠다. 항상 그렇듯이 통상적이고 일상적이지 않은 것은 그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의 핵심은 재정적자에 대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미국내의 기득권층에서는 재정적자의 확대와 축소를 둘러싼 상호입장 대립과 갈등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미국은 더 이상 재정적자가 늘어나면 위험해진다. 국가채무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게 되면 손을 대기가 어렵다. 무디스는 이미 미국 국가신용등급도 하향평가한 상황이다.

일관된 입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오히려 트럼프가 아니라 머스크다. 머스크는 현재의 미국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일단의 세력의 대표적 대변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트럼프는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재정적자의 확대에는 별 우려를 하지 않는 것 같다. 최근 자료를 살펴보니 미국의 무역적자는 25년 1월, 트럼프가 취임한 이후 급증했다. 그 전년보다 약 2배이상 증가했다가 최근 관세를 도입하면서 다시 줄어들었다. 트럼프가 관세를 도입한 것이 급증하는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일종의 방편이었다는 설명도 가능한 부분이 아닌가 한다. 현재 미국의 공공채무는 36조95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자만 1조3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무역적자는 현상을 유지하고 재정적자를 늘려간다면 결과적으로 국가채무는 늘어날수밖에 없다.

머스크의 태도를 보면 개인적인 생각과 결심만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기에는 무리인 점이 있다. 필자는 머스크가 트럼프에게 가담할때부터 미국을 움직이는 실력자가 머스크를 사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트럼프를 어떤 방식으로든 통제하고 관리하기 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머스크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음모론이라고 할지모르겠으나, 이런 구상은 국제정치와 국내정치를 관찰할 때 아주 유용하다. 단순한 음모론인지 아니면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인지는 시간이 가봐야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설명이 합리적이나 아니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국방지지출을 늘린다는 점에서 기존의 미국 대통령들이 해오던 일반적인 정책에서 별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적인 지출을 늘리지는 않고 있지만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골든 돔과 같은 사업을 새로 시작했다. 이는 전형적으로 미국 군산복합체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다. 미국방장관 헤그세스가 동맹국들에게 GDP 5%이상의 국방비를 지출해서 미국 무기를 구매하라고 하는 것도 미국 군산복합체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렇게 보면 트럼프는 소위 딥스테이트를 제거하고 배제한다고 했지만, 그의 정책은 과거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미국은 현재 국가채무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세력과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군산복합체 세력간의 입장차이가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트럼프가 머스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하기까지 했지만, 미국 상원의 분위기는 조금 이상한 것 같다. 트럼프의 법안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머스크의 스페이스X 사업을 중단하고 국유화하는 방안까지 언급하고 있지만, 머스크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다. 머스크의 뒤에는 다른 힘이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은 자본이 움직이는 나라다.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은 무대위의 배우와 별반 다름없는 것 같다. 현재 미국은 자본의 성격별로 입장이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각 분파별 자본의 갈등가 싸움이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이 어떻게 정리되는가에 따라 향후 트럼프 정권의 운신의 폭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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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2 님, 흥미진진한 분석글 잘 읽었습니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을 단순히 개인적인 반목이 아닌, 미국 내 기득권층의 재정적자 확대 vs 축소 입장 차이로 해석하신 점이 신선하네요. 특히 무역적자, 국가채무, 군산복합체 등 다양한 요소를 연결지어 설명해주셔서 국제정치를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입니다.

머스크를 '미국을 움직이는 실력자의 대변인'으로 보는 시각은 음모론적이지만, 충분히 흥미로운 가설입니다. 🤔 앞으로 트럼프-머스크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이것이 트럼프 정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다양한 시각을 공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