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강골마을 이용욱 고택을 찾아서
보성에 가기로 마음먹은 이유의 9할은 강골마을 때문이었다. 나의 외가가 경주 양동이었기 때문이다.
전통가옥에 대한 조그마한 관심은 순전히 어머니의 말씀 덕분이라고 하겠다.
강골마을은 남도의 전형적인 풍경을 하고 있었다.
마을 회관앞에 차를 세우고 돌아서자 마자 이용욱 고택 앞의 연못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솟을 대문 사진을 찍었다. 위엄있는 솟을 대문은 반가의 집이라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넒은 앞마당을 두고 사랑채가 있었다. 남자들은 주로 여기서 기거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공간이다.
아들은 아버지가 잘 주무시도록 침구를 깔고 시중을 든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사랑채에서 이어지는 것이다.
안채로 들어가는 문이다. 사랑채는 남자의 공간, 즉 양의 공간이라면 안채는 여자의 공간, 즉 음의 공간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피로 이어져 있지만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혈연이 아니다. 그러니 핏줄이 다른 며느리는 고생을 할 수 밖에 없다. 시어머니 잘못 만난 며느리는 죽어난다.
안채는 여자들의 공간이라 통상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마당 한쪽 구석에 있는 꽃밭에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안채는 금단의 지역이라 원래 남자들은 들어가지 못한다.
마침 안주인이 계시기에 들어가도 되느냐고 물어보았다. 흔쾌히 들어오라 하신다.
20여년전에 시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그동안 국가에서 관리를 했다고 한다.
8년 전쯤 바깥주인께서 정년을 하시고 고택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안채정면 사진을 찍지 않았다. 금단의 지역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인부부가 살고 있는 곳이라 그냥 아무 일없는 것 처럼 사진을 찍기가 그랬다.
안주인께서는 고상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분이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신다.
겨울에는 무척 춥다고 한다. 한옥은 겨울에 춥다. 한달 난방비가 50만원이 넘는다고한다.
옛날에는 어떻게 살았는지 모를 일이다.
고양이가 며칠전에 친구를 잃었다고 한다. 그래서 의기소침하단다. 밥도 잘 먹지 않는다며 걱정을 한다.
개와 고양이 우습게 볼일이 아니다. 개는 사람보다 의리있다. 고양이도 자기 친구 죽었다고 슬퍼하면서 곡기를 멀리한다.
대부분의 인간은 개나 고양이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나도 그럴지 모른다.
별채 쪽 사진을 찍었다. 경치가 좋았다. 통상 며느리의 공간이다. 대가 이어지는 곳이다.
날씨가 무척 더웠지만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가을이나 겨울 즈음 다시 한번 들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왔다.
역시 한옥이 멋진것 같아요..
전생에 저런곳에서 살았던 것 같은 기억이 가물가물...
마당쇠는 아니였을겁니다..ㅎㅎ
주인 마님이셨을것 같으네요
비오는 날 고택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처마밑에 물떨어지는 소리 좋지요
고택과 경치가 좋네요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런 집에서 살면 사람도 집을 닮아 뭔가 편안하고 온화해질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