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2(일)역사단편304. 삼국지 조조와 요동遼東사람 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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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한 建安4年(건안4년, 199년)
이때 원소袁紹는 이미 공손찬을 병합하고 4개주의 땅을 차지하여 군대가 십여 만 명에 이르렀고,
조조의 거점인 허許(허창시 일대)를 공격하려 하였다.

5년(200년)봄1월,
조조는 오늘날의 徐州市(쉬저우,장쑤성) 일대에 있던 유비를 공격하여
유비는 원소에게 달아나고, 하비에 있던 관우는 항복했다.
원소가 남하하여 양무陽武로 진격했다.

양무.JPG
<지도의 아래쪽 양무현陽武縣 일대>

과장된 기록을 토대로 하면, 봄부터 겨울11월까지
이 일대에서 원소와 조조가 전투를 벌여
약8:1의 병력차이를 극복하고 조조가 대승을 거둔다.

원소의 군대는 크게 무너졌고, 원소와 담은 군대를 버리고 강을건너 달아났다.
<출처: 삼국지 위서魏書, 무제기>

사실 누가 어떻게 이겼든지 우리와는 아무관계 없다.
오히려 조조의 일대기에 있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우리에게 의미가 있다.

처음 환제桓帝(재위:146~168)때 황성黃星이 초楚와 송宋의 경계에 나타났는데,
요동遼東사람 은규殷馗는 천문을 잘 알아 말하길,
"50년후에 양梁과 패沛 사이에서 진인真人이 일어날 것이고 그 예기를 감당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로부터 오십 년이 지나 공이 원소를 격파하니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었다.
<출처: 삼국지 위서魏書, 무제기>

짧은 기록속에 담겨있는 내용을 살펴보자.
'황성黃星'은 제왕을 상징하는 별자리를 말하는 것이니 별 의미없고
'초楚와 송宋의 경계'에 나타났다고 하는데 그곳이 어디인가?
춘추시대의 송, 초나라를 말하는 것이다.
초나라는 장강일대에 있었고
송宋은 현재의 하남성 상구지역에 있었다.
지도를 본다.

조조요동.JPG

조조가 원소와 전쟁을 했던 장소는
현재의 [허난성 신샹현 延津县옌진현] 일대이다.
지도속에 왼쪽 붉은색 타원부분이다.
황성이 나타났다는 송과 초의 경계는
우측 푸른색 타원과 남쪽 초나라의 경계부근이다.
그곳에 나타난 황성을
요동사람인 '은규殷馗'가 그것을 보고
"양梁과 패沛 사이에서 진인真人이 일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패沛는 장쑤성 '徐州市서주시' 어디쯤이고
양梁은 허남성 샹푸구(개봉시) 어디쯤이다.

그럼 천문에 밝았다는 은규의 遼東요동은 어디일까?

요동.JPG

대한민국의 역사가들이 앵무새처럼 지저귀는 遼東요동
의심한번없이 암기하고 믿는 遼東요동은 랴오닝성이란다.
한국사람들은 온갖것을 의심하고 트집잡기 좋아하면서
어째서 '遼東요동'을 포함한 고대사에 대해서는
'지구자전설'을 믿는것 처럼 맹신할까?

기록을 토대로 생각해보자.
오늘날의 랴오닝성에 있던 은규가
무슨수로 1000km거리에 있는
붉은색 박스(=하남성 상구시 남쪽)에 소위 '황성黃星'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미래를 예언했겠는가!

기록이 말하는 요동은, 네모박스에서 가까운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인 추정 아닐까?
비행기를 타고 지구 반대쪽까지 여행을 가다보니
과거 사람들도 그랬을 것이라는 망상은 버려야 한다.
중세까지도, 거의 대부분의 유럽인들조차
자기의 마을을 떠나본적이 없는 것이 실제 사실이다.
1000km?
100km도 상상하기 어렵다.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를 해석하려는 게으름을 어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