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4(금)역사단편291. 시대구분이란 (4) 우리는 정체된 민족인가?(1)

이전 글에서는,
소위 조선의 역사는 정체된 것이어서
변화가 없었는데 어떻게 시대를 구분하겠느냐고 말하는
초기 식민사관의 관점을 소개했다.
그에 대해 단재는
다음과 같이 역사관을 전개하기 시작한다.
한마디로 통찰력을 가지고 연구를 하라는 날카로운 지적이 담겨있다.

단재시대구분1000.jpg
<출처: 大東帝國史敍言[신채호],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然(연)이나 人類는 活動하는 物이오, 靜止한 物(정지한 물)은 아니라.
故로
我國民(아국민)이 비록 地理上 時勢上(시세상)의 關係로 由하여
中世以來(중세이래) 進步의 遲緩(지완)이 人의 腦(뇌)를 煩悶(번민)케 하나,
萬一(만일) 史家의 慧眼(혜안)으로 視하면 況靜停滙(상정정회)의 中에도
其向前活躍(기향전활약)의 狀(상)이 不無할진저.
余(여)의 觀察에 依(관찰에 의)하건대,
檀君以來(단군이래)로 三王朝 分爭(삼왕조 분쟁)하기 前에 至하기까지만
神權(신권)에 任(임)하여 政을 立(정을 입)하며
天語(천어)에 託(탁)하여 民을 治하였으니
此(차)가 一時代(1시대)라.

然(연)이나: 그러나
遲緩(지완): 느리고 뒤떨어짐
煩悶(번민): 답답하여 괴로움
慧眼(혜안): 통찰력
況靜停滙(상정정회): 고요하게 멈춰서 모여있음
活躍(활약): 눈부시게 활동함
其向前活躍(기향전활약): 미래를 향하는 활약
狀(상): 모습, 모양
<출처: 大東帝國史敍言[신채호],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옮기면
그러나 인류는 활동하는 생물이오, 머물러 움직이지 않는 존재는 아니라.
고로
우리 국민이 비록 지리상, 시대상황의 관계로 인하여
중세이래 진보가 느리고 뒤쳐진점이 생각을 답답하게 만들지만,
만일 역사가의 통찰력으로 보면
고요하게 멈춰있는 가운데서도
그 미래를 향하는 활약의 모습이 없지는 않다.
내가 관찰해 보건대,
단군이래로 삼왕조가 분쟁하기 전에 이르기까지만
신의 권능에 맡겨 정권을 세웠으며
천자의 말에 의지해서 백성을 다스렸으니
이 때가 一時代(한시대)다.
<출처: 大東帝國史敍言[신채호],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