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서 여행기(얼쑤! 하회탈과 놀아보자/ d-click 홍보 포함)

in #dclick6 years ago (edited)

저의 대문이자 저의 탈입니다^^


<대문출처: imrahelk님 제작 및 기증>

1.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가지자.

1999년 4월에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안동을 방문하여 하회탈춤을 구경했다.그 때 대대적으로 뉴스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도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나는 소풍으로나 견학을 계기로 안동하회탈춤 구경을 가곤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일까? 나는 언제라도 볼 수 있다는 천한 생각에 우리의 소중한 문화를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하회탈'은 국보 제121호이며, '하회 별신굿 탈놀이'는 중요 무형 문화재 제69호이다. 그리고 '하회마을'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이다. 나는 이 자랑스러운 사실을 몰랐다.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것이 높은 관심도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얼쑤! 하회탈과 놀아보자'를 통해 하회탈에 관하여 흥미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지만, 더 나아가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사진: 내가 학생시절 견학가서 구매한 기념품/ 양반탈>

2. 하회탈 유래(허도령과 김씨 처녀의 사랑 이야기)

허도령은 하회탈을 만든 사람으로 전해진다. 고려 중기에 허씨 성을 가진 사람이 하회마을에 모여 살았다. 그런데 마을에 이유모를 불이 나고, 가축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한 날 허도령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마을사람을 닮은 12개의 탈을 만들면 하회마을에 나쁜 일이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다만 누군가 탈을 만드는 것을 보게 된다면 죽게 될 것이라고 주의도 함께 주었다.

허도령은 화산으로 가서 깨끗히 목욕을 하고, 빈 집에 금줄을 두르고 산신령께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오리나무를 깎아서 탈을 만들기 시작했다. 허도령이 마지막 이매탈을 깎고 있을 때 허도령을 짝사랑하던 김 씨 처녀가 허도령이 탈을 만드는 모습을 목격했다. 

허도령은 피를 토하고 죽었고, 허도령의 죽음이 자신의 책임으로 생각한 김 씨 처녀 역시 허도령을 따라갔다. 현재 총각탈과 별채탈은 남아있지 않으며, 이매탈의 모습을 보면 하회탈 중에 유일하게 턱 부분이 없다.


<사진출처: 얼쑤! 하회탈과 놀아보자 /구하 김동표 선생님이 만든 하회탈>

3. 각 탈들이 전하는 메시지

 (가) 남성중심에 가부장적 사회를 노려보는 탈 - 각시탈

각시탈은 신화에서 김 씨 처녀를 상징하는 탈이다. 김 씨 처녀는 허도령을 따라서 생을 마감하면서 신(서낭신: 마을을 지켜주는 신)이 되었다. 

그런 각시탈의 외형을 보면 좌우의 표정이 다르다. 아래를 향한 왼쪽은 사회적 제약과 여성차별을 상징한다.  그리고 정면을 응시하는 오른 쪽은 그런 당대 가부장적 남성중심적인 사회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던진다.

입 역시 굳게 다물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당시 여성은 할 말은 있지만 말할 수 없는 현실을 각시탈은 얼굴 전체로 표현하고 있다. 자존심을 상징하는 코 역시 높지 않고 낮게 조각되어 있다.


<사진: 얼쑤! 하회탈과 놀아보자/ 각시탈>

 (나) 제도내에서 자유와 권력을 누리는 탈  - 양반탈

양반탈은 하회탈하면 대표적으로 사람들이 떠올리는 탈이다. 양반탈은 각시탈과는 전반적으로 대조되는 모습이다.

양반탈은 전체적으로 크게 웃는 상이다. 또한 매우 높은 콧대와 과도하게 큰 콧구멍을 가지고 있다. 각시탈의 낮고 막혀있는 코와는 매우 비교되는 모습이다. 고려시대 양반은 먹고 살만하고, 할 말은 할고 살수 있는 사회적 위치를 상징한다. 

그리고 그런 상징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분리된 턱이다.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사회적 위치를 강력하게 표현하는 것. 그게 분리된 턱이다. 특히 탈을 쓴 채 고개를 위로 들면 양반이 크게 웃는 것 같은 표현이 가능하다. 우리 선조들의 표현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진: 얼쑤! 하회탈과 놀아보자/ 고개를 뒤로 젖힌 양반탈>

 (다) 지식인의 오만함과 양반을 향한 이중성을 담은 탈 - 선비탈

선비탈은 전체적인 표정은 웃고 있는 것 같지만 다소 거만한 모습도 공존한다. 경제적으로도 풍족한 양반과는 달리 책만 읽는 선비의 자신감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모습이 담겨있다.

선비 역시 높은 신분으로 마음높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위치였기에 분리된 턱을 가지고 있다. 콧대는 높고 콧구멍이 크다. 

선비탈이 흥미로운 점은 각시탈과 같이 좌우의 표정이 다르다. 양반과 말싸움을 할 때는 웃으며 여유있는 왼쪽을 보이지만, 관객에게는 사납고 불만스러운 오른쪽을 보인다. 나는 우리 선조들의 풍자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사진: 얼쑤! 하회탈과 놀아보자/ 위로 눈을 치켜뜬 오른쪽과 대비되는 왼쪽을 가진 선비탈>

 (라) 타락한 종교인을 표현한 탈 - 중탈

신앙는 민감한 이야기지만 요즘도 각 종교가 가진 고귀한 가치를 실천하지 않고 타락한 종교인을 접할 수 있다. 중탈은 불교인의 타락만을 의미하는게 아니다.

중 역시 고려시대에 양반과 선비와 같이 높은 신분에 속했다. 그래서 콧대는 높고, 턱은 분리되어 있다. 이마 가운데는 혹도 나있다. 중탈의 전체적인 모습은 웃음을 머금고 있지만, 묘한 엉큼함도 함께 가지고 있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도 중탈의 역할은 파계승이다. 

종교인의 타락은 예나 지금이나 큰 문제였나보다. 종교인이시면 제발 그 고귀한 가치로 주변에 감동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주세요. 종교인님들아.


<사진: 얼쑤! 하회탈과 놀아보자/ 엉큼한 웃음을 가진 중탈>

 (마) 애매한 웃음과 애매한 처치에 있는 탈 - 백정탈

내가 가장 크게 공감한 탈이다. 아시겠지만 고려시대 백정의 신분은 양민이다. 늘 노동력을 수탈당하며 살아야 했던 신분이다.

재미있는건 백정의 애매한 웃음이다. 쓴웃음이라고 말해야할까. 전체적으로 험상궂은 인상 때문에 활짝 웃는 입모양은 반감된다. 양반, 선비, 중과 같은 오똑한 코가 아니라 삐뚫어진 코 역시 백정탈의 불만과 착취를 나타낸다. 그리고 백정의 주름은 깊고 선명하다. 그 주름이 그들이 고통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백정탈은 늘 착취당하고 불만을 감추며 살아야 했던 다수의 민중의 모습이 담겨 있다. **백정 역시 왼쪽은 더 험악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선비와 같이 관객에게는 불만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고개를 숙일 때 표현되는 백정의 험악한 모습은 섬뜩하다. 마치 불만이 아닌 분노를 하는 백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얼쑤! 하회탈과 놀아보자/ 고개숙인 백정탈>

 (바) 나이가 들어서도 자유를 얻지 못한 탈 - 할미탈

그동안 집안의 모든 실무를 처리해왔고 이제 집안에서도 가장 나이가 많지만 분리된 턱을 가지지 못한 탈. 할미탈.

작지만 우뚝 솟은 코는 어른으로서의 자존심을 상징한다. 그러나 각시탈과 같이 콧구멍이 막혀 있다. 입이 크게 뚫려 있지만 턱을 움직일 수 없도록 되어있다. 당시 여성은 늙어서도 마음대로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가장 큰 특징은 입이 안으로 말려 있다는 점이다. 얼마나 고생하며 사셨을까... 그 모습이 말려들어간 입모양을 통해 고스란히 표현되었다. 이들에게 자유는 그런 고생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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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얼쑤! 하회탈과 놀아보자/ 할미탈>

 (사) 균형의 미를 보여준 탈 - 부네탈

부네탈은 전체적으로 웃는 상에 좌우균형이 고르다. 눈웃음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호감을 준다. 하얀 피부에 연지를 양볼과 이마에 붙였다. 미적이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탈이다.

그러나 턱은 분리되어 있지 않고, 입은 매우 작게 벌렸다. 코는 반듯하지만 낮다. 부네의 미적인 요소도 부네에게 자유를 주지 못했다. 이 시대에 여성은 인내와 순종이 강요되는 사회였음을 부네탈을 보며 다시 또 느낀다.

이외에 다른 탈들도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진다. '얼쑤! 하회탈과 놀아보자'을 통해서나 다른 책을 통해서라도 알아가길 바란다^^


<사진: 얼쑤! 하회탈과 놀아보자/ 부네탈>

4. 우리는 어떤 탈을 물려줄 것인가?

나는 '얼쑤! 하회탈과 놀아보자'라는 책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 선조들은 각 탈을 통해 당신들이 살던 사회가 가진 문제점을 풍자했다. 우리는 어떤 탈을 후세에 전해줄 것이가.

우리가 물려줄 탈은 달라야하지 않을까? 각시탈, 부네탈, 할미탈의 턱이 분리되고 콧대도 오똑했으면 좋겠다. 양반탈, 선비탈, 중탈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턱을 가진 만큼 각자에게 맞는 표정을 가지면 좋겠다. 백정의 웃음에 불만과 분노는 사라지고 솔직한 웃음이 번졌으면 좋겠다.

상상해보자. 미래에 자녀에게 턱이 분리된 각시탈을 소개할 수 있다면! 백정탈이 환하게 웃을 수 있다면! 우리가 후대에 얼마나 자랑스러울까. 그런 멋진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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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너와 하고 싶다 11.manhwa

1화 2화 3화 4화 5화 6화 7화 8화 9화 10화 다음화 마지막 다음주에 올릴게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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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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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lick 링크의 타이틀을 보고 저도 모르게 클릭을 하게 됐네요. '너와 하고 싶다' 라니.. ^^

헉... 저 럭키님 덕분에 방금 발견... 했습니다^^ 이런.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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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탈의 좌우 모습이 특히나 신기하네요 :) 잘 보고 갑니다 ^^

리스팅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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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탈 이라는 만화를 보면서 탈에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어요~
이렇게 보니 공부도 되고 재미도 있네요.
탈은 당시 사회의 부조리를 허심탄회하게 까발려서 많은 백성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죠 ㅎㅎ 요즘 같은 시대에도 탈이 필요할것 같네요~^^

epitt925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선조들의 탈 놀이를 개그소재로 쓰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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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소재로... 한번 써볼게요 ㅋㅋㅋㅋㅋㅋㅋ

빅노잼 예상되네요 ㅠ

미미형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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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럼 팥쥐네로 갈께요~ 휘리릭!!!!!!!!!!

형. 미안혀. 너무 예민한거 아니오.
형을 존경하오^^ 미미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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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둬유 ㅋㅋㅋㅋ

곰돌이가 @mimistar님의 소중한 댓글에 $0.015을 보팅해서 $0.009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899번 $13.511을 보팅해서 $11.855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빅노잼 준비하겠습니다

내가 웃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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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크릭 선정을 잘하셨습니다.
물가다님.. 불가다 스럽습니다.

아... 그게 그냥 랜덤으로 선정된 것 같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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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이 탈이니 그냥 물려주면 될듯
ㅋㅋㅋㅋㅋㅋㅋ

뽀형은 장군상이니까. 장군탈이 어울릴듯 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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