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INT] 커뮤니티의, 커뮤니티에 의한, 커뮤니티를 위한
안녕하세요. 블록체인에 대한 칼럼 및 설명을 작성하는 @kilu83 COSINT입니다.
최근 저는 업계에서 만난 지인들 그리고 14년지기 친구와 함께 암호화폐를 어떻게 하면 일반인들에게 쉽게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웹툰이란 소재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외에도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스토리 형식으로 웹툰화하는 것입니다. 현재는 한 블록체인 미디어 업체와 협력하여 해당 미디어를 통해 연재할 계획으로 초안을 만들고 있는데 그 첫 주제로 비트코인 대신 도지코인을 선택했습니다.
정보 정리와 기획을 맡은 제가 도지코인을 조사하다 보니 너무 재미난 프로젝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그냥 하나의 SCAM인가? 라고 생각하고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는데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개발 속도 그리고 머지(merge) 마이닝과 같은 문제가 존재하긴 하나 도지코인의 가장 큰 매력인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춰 글을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래 내부 자료용으로만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도지코인에 대해 한국어로 자세히 설명된 글이 없기에 공유합니다.
커뮤니티의, 커뮤니티에 의한, 커뮤니티를 위한
크립토 업계에서 커뮤니티란?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는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것이 따로 존재한다. 암호화폐가 새로 만든 직업이라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다른 업계에서 이미 활발히 활동 중이었다. 고객 응대(Customer Service)도 커뮤니티 매니징의 한 예시이다. CS는 전화, 웹, 이메일과 같은 각종 소통 창구를 통해 접수되는 유저들의 불편사항들을 해소하고 궁금증을 해결하는 역할이다. 커뮤니티 매니저는 게임 업계에서 이미 존재했다. 게임 업계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란 게임사와 유저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로 게임의 활성화와 수명 연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커뮤니티 매니저가 왜 존재하는 것일까? 암호화폐에서 커뮤니티가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 첫째로, 암호화폐는 한 국가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해외 프로젝트들은 한국 투자자와 사용자와의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로 커뮤니티 매니저를 활용한다.
해외 프로젝트가 아닌 국내 프로젝트인 경우에도 해당 프로젝트를 일반인들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커뮤니티 매니징에 큰 노력을 하고 있다. 맨 처음 자금 모금을 진행할 시에도 투자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필요하며, 그 이후 해당 암호화폐를 실제로 사용할 인원들을 모아두는 커뮤니티를 구축해야 한다. 암호화폐의 특징상 처음부터 일반인들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티 단위로 시작하여 넓혀가는 것이다.
개요
도지코인은 <와이어드> 잡지가 2013년의 ‘올해의 밈’으로 꼽은 강아지인 도지(doge)의 이름을 차용하여 출시되었다. 도지는 독백 자막을 단 이모티콘으로 인기를 끈 시바견이다. 도지코인의 시작은 농담처럼 시작되었다. 암호화폐의 열혈 지지자로 어도비(Adobe) 호주 지사 마켓팅 부서에서 일하던 잭슨 파머가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에 투자하라. 도지코인은 차세대 대박 상품이다”라고 게시했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빌리 마커스는 비트코인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암호화폐를 원했고 파머의 아이디어를 구현시키기 위해 개발에 착수했다.
도지코인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시베 도지(Shibe Doge)라는 강아지의 이름을 따왔다. 시베 도지가 가볍고 재미를 위한 짤이 듯이 도지코인도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불기 시작한 암호화폐 열풍을 풍자하기 위해 만들어진 코인이었다. 그렇기에 화폐 단위로 사용되는 비트코인과 달리 도지코인은 실험성과 재미를 위해 운영되는 측면이 강하다. 설립자인 파머 역시 2015년 도지코인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으며, 온전히 커뮤니티에 의해 성장하는 코인으로 거듭났다.
마커스와 파머는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눈 후 dogecoin.com 도메인을 구입했고 실질적인 개발 과정에 들어갔다. 그리하여 도지코인은 2013년 12월에 정식 런칭할 수 있게 되었다. 도지코인은 개발 초반에 럭키코인(Luckycoin)을 기반하여 랜덤 블록 보상(randomized block reward) 방식이었으나, 2014년 3월에 고정 블록 보상(static block reward)으로 변경되었다. 럭키코인은 PoW 알고리즘에 scrypt 기술을 사용하는 라이트코인을 기반하고 있어, 결국 도지코인도 라이트코인에 기반하고 있다 볼 수 있다. 도지코인은 초기에 발행량 1,000억개로 한정되어 있었으나, 추후 무한대로 변경되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를 제외하고서는 평균 암호화폐의 수명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도지코인은 2013년 12월에 나와 현재까지 시총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끈끈하고 기반이 탄탄한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도지코인 커뮤니티는 커뮤니티 내에서 수많은 의미있는 일들을 해 내왔다.
마이닝
도지코인이 비트코인과 차별되는 점은 비트코인의 SHA-256 알고리즘과는 다른 Scrypt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라이트코인을 기반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당연하다. 합의 알고리즘은 PoW를 사용하고 있다. 도지코인은 Scrypt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트코인 채굴을 위해 Scrypt ASIC 채굴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도지코인도 동시에 채굴할 수 있다.
현재 도지코인은 라이트코인 채굴의 부속물 같은 개념이다. 도지코인을 직접적으로 채굴하는 대신 라이트코인과 머지(merge)하여 채굴하지만 해시 레이트의 감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도지코인의 채굴 난이도가 2018년 급등하여 도지코인을 채굴하는 방법은 마이닝풀을 이용하는 것이 거의 유일하다. 도지코인 마이닝을 시작하는 새로운 이들은 보통 라이트코인 마이닝을 하던 이들인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도지코인 채굴이 더 이상 채굴 단가를 따라가지 못해서일 것이 크다.
커뮤니티 펀드레이징
윈스턴 와트(Winston Watt)와 마빈 딕슨(Marvin Dixon)은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 출전할 자격이 주어졌으나 러시아까지 갈 자금이 부족했다.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인터넷에 도움을 요청했다. 자메이카 올림픽 관계자들은 소치 올림픽 운영 위원회와의 논의를 통해 해당 두 선수에 대한 여행비용을 커버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비에 대한 자금은 여전히 부족했다.
당시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이 1988 올림픽에 참여 자격이 주어진 일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 쿨 러닝스(Cool Runnings)의 팬이자 도지코인 재단의 책임자였던 리암 버틀러(Liam Butler)는 모금 캠패인을 기획했다. 이로 인해 36,000달러 상당의 도지코인이 모금되었으며, 당시 도지코인의 법정화폐 환산 가치가 폭등하여 결과적으로 더욱 많은 돈이 모금되었다. 도지코인 커뮤니티는 이 두 선수 이외에도 자금난을 겪고 있던 올림픽 출전 자격자인 시바 케샤반(Shiva Keshavan)역시 후원하였다.
“우리가 목표를 달성하냐 마냐는 문제가 아니다. 2만 달러 모금만 성공해도 수백 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암호화폐는 트레이딩 요소로 대부분 사용된다. 하지만 투기와 투자말고 활동적인 커뮤니티 기반으로 다른 일을 해볼 수 있지는 않을 까 생각해보았다.” – 에릭 나카가와
에릭 나카가와(Eric Nakagawa)가 리드하는 도지코인 재단은 2014 겨울 올림픽 펀드레이징과 여타 소규모 펀드레이징의 성공에 깊은 인상을 받아 개발국에 섭취 가능한 물을 제공하는 비영리 재단 Charity: Water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도지재단은 Charity: Water 재단과 함께 케냐의 강 유역에 우물을 건설하기 위한 모금 행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당시 3만 달러 상당이었던 도지코인 4천만개가 커뮤니티로부터 모금되었고, 한 익명의 유저는 도지코인 1천4백만개(당시 1만 달러 상당)를 트윗 팁봇을 통해 전달하며 도지코인 커뮤니티가 순수한 목적을 갖고 있으며 그저 돕고 싶었을 뿐이라는 말을 전하고 사라졌다. 당시 도지코인의 설립자인 파머는 아래와 같이 발언한 바 있다.
“도지코인 커뮤니티가 그들의 자금을 그냥 비축하기 보다 다른 생명을 돕기 위해 사용했다는 점에 매우 자랑스럽다. 1만달러 가치의 트윗은 디지털 화폐와 소셜 미디어의 힘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2014년 5월 도지코인 커뮤니티는 도지코인 6,780만개(당시 55,000달러 상당)를 모금하여 나스카 드라이버인 조쉬 와이즈(Josh Wise)를 후원했다.
그는 차에 도지코인과 레딧(Reddit) 스폰서 마크를 달고 경기에 출전했고, 실제로 생방송에서 그의 차가 나타났을 시 해설자들은 도지코인과 도지코인 커뮤니티의 클라우드펀딩 일화를 소개한 바 있다. 비디오 게임 나스카 ‘14의 개발자는 향후 시리즈에 도지코인 자동차 역시 추가할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팁봇
도지팁봇은 레딧, 트위터 등의 API를 활용하여 사이트 내에서 직접 암호화폐를 통한 결제할 수 있도록 한다. 도지팁봇을 개발한 팀은 2014년 당시 50만 불의 시드 유치를 성공한 바 있다. 2014년 당시 도지코인 50개 가치의 비트코인을 보내기 위해선 0.00004512 BTC를 보냈어야 했다. 이는 일반인들이 쓰기엔 복잡해 보였다. 소수점으로 이뤄져 있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팁이 개발된지 처음 1년간 사용된 금액은 약 65,000불이며, 팁 사용수는 9,418번이었다. 이를 사용한 유저수는 14,866명이었다. 하지만 도지팁봇은 개발된지 3개월 만에 약 68,000불이 사용되었으며, 팁봇 사용수는 약 26만번이었다. 이를 사용한 유저수도 49,150명에 달했다. 유저들은 이러한 팁봇을 사용하여 매우 손쉽게 기부와 결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팁봇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오직 “/dogetipbot 50 doge”를 치기만 하면 된다.
커뮤니티에 의한 자발적 피해 보상
2013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도지코인의 온라인 지갑 플랫폼이 해킹되었던 적이 있다. 이로 인해 수백만개의 도지코인이 도난당했다. 디지털 관리 활동가이자 암호화폐 지지자인 벤 도언버그(Ben Doernberg)는 110만개 이상의 도지코인을 기부하며 “SaveDogemas”라는 모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사건은 트위터와 같은 SNS를 통해 널리 퍼졌고, 도지코인 커뮤니티는 해킹 피해자들을 커뮤니티에서 자발적으로 보상해주기 위해 모금을 시작했다. 약 한 달 후, 해킹 피해자들이 도난당한 자금을 모두 보상해줄 만큼의 도지코인이 모였고, 모든 피해자들에게 안전히 보상되었다.
“나는 도지코인 커뮤니티의 긍정성에 대해 완전히 매료되었다. 이 긍정성이 도지코인 커뮤니티의 이념을 가장 잘 설명한다. 나는 비트코인과 여타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초창기부터 활동했지만 도지코인 커뮤니티처럼 근심 없고 관용적인 커뮤니티는 처음이다.” – 벤 도언버그
“1 Doge = 1 Doge”
도지코인 커뮤니티의 유행어이다. 도지코인 1개는 도지코인 1개라는 의미이다. 도지코인 커뮤니티 내에서 도지코인의 가치는 문제가 아니다. 도지코인을 통해 무엇을 이루었냐를 중요하게 여긴다. 다른 코인 커뮤니티들이 가격, 투자자 유치, 고래 유치에 대해 이야기할 때, 도지코인 커뮤니티는 팁봇과 같이 도지코인을 어떻게 보편화시킬지에 대해 논의했다. 도지코인 커뮤니티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커뮤니티에 유입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커뮤니티의 가치를 신뢰했기 때문이다. 도지코인 커뮤니티는 가치가 있어 코인이 있는 것이 아닌, 커뮤니티가 달성한 업적에 의해 가치가 생성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보통 암호화폐의 수명이 1~2년 사이인 경우에 비해 도지코인 커뮤니티는 5년간 큰 문제없이 지속되어 왔다. 그 시총 역시 꾸준히 상위권에 위치해있다. 1월 최고점과 대비해서도 7.5토막 밖에(?) 나지 않았다.
“To the moon”은 크립토계의 유행어이다. 가격이 달나라에 닿을 듯 치솟는 것을 의미한다. 도지코인 커뮤니티는 커뮤니티가 자체적으로 물리적 형태의 도지코인을 가격보다 먼저 달나라에 보낼 수 있다는 말을 할만큼, 그 커뮤니티의 힘을 신뢰하고 있다. 도지코인은 비트코인 이후 첫 커뮤니티 기반의 암호화폐라고 볼 수 있다. 도지코인 커뮤니티는 억지로 남에게 코인을 강요하지 않는다. 같은 마인드를 갖고, 함께 재밌고 의미있는 일을 추구하길 희망하며, 도지코인의 메리트를 찾은 이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이루고 도지코인을 사용한다. 이 글에 미처 담지 못한 수 많은 재밌는 활동들도 존재한다.
커뮤니티가 더욱 커지면 도지코인의 이러한 매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문화라는 것이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문화와 분위기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도지코인은 정말 커뮤니티의, 커뮤니티에 의한, 커뮤니티를 위한 코인이 아닌가 싶다.
References:
Cawrey, D. (2014, April 11). How Dogetipbot Turned a Spoof Altcoin into a Tipping Phenomenon. Retrieved from https://www.coindesk.com/dogetipbot-turned-spoof-altcoin-tipping-phenomenon
Couts, A. (2013, December 28). After Dogewallet Heist, Dogecoin Community Aims to Reimburse Victims. Retrieved from https://www.digitaltrends.com/cool-tech/dogecoin-dogewallet-hack-save-dogemas/
Dogecoin. (2018, November 07). Retrieved from https://en.wikipedia.org/wiki/Dogecoin
By 류짬 of COS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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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고 싶어지는군요..
도지도 엄청 다양하게 활동했네요..
도지코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 너무 잘 봤습니다.
코인 종류가 너무 많아서 관심이 잘 안가던데 이렇게 연재식으로
코인에 대한 설명이 올라오면 참 좋을것 같네요.^^
저 역시 도지코인 앵벌이를 하고 있습니다만...
참 희한한 코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ㅅ-;;
발행량도 무제한인 걸로 알고 있고,
과연 이게 가치가 있는 코인일까 라는 의문도 전혀 사라지지 않습니다만...
저런 커뮤니티의 활동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군요.
조금씩이나마 열심히 모으고 있기는 합니다만...
과연 어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코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