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업비트(Upbit) 전략분석 - part 1
안녕하세요, goldenman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잡생각을 끄적여 볼까합니다.
시작하기 전에
본 글의 모든 주장은 제 자신의 주관적 판단을 근거로 하고 있으며,
아무런 법적 지식이나 물리적 근거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이 아님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제 주장의 오류에 대한 근거있는 반론이나 비판이 있다면 언제든지 지적부탁드립니다!
서론
최근 국내 핫하게 떠오른 신규거래소가 있지요.
바로 업비트(Upbit)가 그 주인공입니다.
- 카카오계정과 연동으로 가입자 유치에 유리
- 모바일에 최적화된 앱으로 기동력 있는 트레이딩 환경
- 카카오스톡 운영 노하우
위와같은 장점을 내세우며,
기존 거래소계의 거대공룡인 빗썸(bithumb)에 골이 난 유저들로부터 격한 환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하였습니다.
저 또한 초기에 열심히 이용하며 응원과 함께 이런저런 피드백도 직간접으로 드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머지않아 국내2위 거래량을 기록하며 당당히 주류 거래소로 자리잡았지요.
하.지.만
본 포스팅은, 몇 달이 지난 지금...
과연 업비트는 왕좌(?)를 차지할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개인적 고찰을 어느 잠못드는 센티멘탈한 밤에 되뇌어본 결과, 여러가지 의문점과 답답함이 느껴지더군요.
오늘 포스팅은 그 "여러가지 의문점"에 대한 것들 중 일부인 "원화마켓"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1. 거래소의 미션 - 유동성(liquidity)을 확보하라
유동성이란 무엇일까요? 분야에 따라 다르게 정의할 수 있겠지만, 거래소에게 있어서 유동성이랑 바로 거래가능한 물건의 양을 가리킬 수 있겠습니다.
즉, 유동성의 확보란 유저들이 사고팔 수 있는 재고량을 얼마나 공급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지요.
자본금이 적은 신생거래소는 시작부터 부딪히는 벽이기도 합니다.
가입하고 거래를 하려니 한스탑에 0.1비트씩 밖에 없으면 1비트를 사려고 온 사람은 사고싶은 만큼 살 수도, 팔 수도 없습니다. 어느 정도 자금을 투자하고 싶은 사람은 좀 더 큰 물을 찾게 마련이지요. 조그만 구멍가게에서는 박스채로 가져다 놓고 물건을 팔 수가 없습니다. 세숫대야에서는 멸치만 헤엄칠 수 있을 뿐입니다.
여기에 바로 사람들이 욕하면서도 빗썸을 이용하는 이유가 드러납니다.
업빗은 이를 "비트렉스(bittrex)"와의 제휴로 해결하였습니다.
비트렉스는 이미 확보된 업계1위급 유동성을 바탕으로, 업비트가 유치한 이용자들로부터 더 많은 거래량을 일으킬 수 있게 되며(거래 수수료 증대), 업비트는 비트렉스와 동일한 유동성을 확보하여 유저들이 원하는만큼의 거래를 보장해주게 되었습니다.
아주 스마트한 윈-윈 전략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2. 전략적 제휴 그 결과는?
하지만 몇달이 지난 지금, 비트렉스는 아마 지금의 제휴를 후회하고 있을 거라 짐작됩니다.
그 이유는,
- 예상이상의 암호화폐붐으로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늘어난 업비트발 트래픽
- 업비트의 원화마켓 상장
1번은 행복한 고민이지요.
늘어난 거래량은 곧 수입증대를 의미하며 서버증설 재투자로 해결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서버가 맛탱이가는 일은 다른 모든 성장하는 거래소가 피할 수 없는 일이므로 어느정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2번은 그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초래했으니....
바로 유동성 상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처음 둘 사이의 제휴의 본질은 "유동성의 공유"였으리라 충분히 짐작가능합니다.
처음에는... 한동안 그 의도대로 흘러갔습니다.
하지만, 업비트가 하나둘씩 원화마켓을 열면서 이야기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하는데...
3. 원화마켓의 진실 (1) - 가두리 양식장 & 장부거래
업비트는 현재 원화를 제외하고 BTC, ETH, ETC, BCH 에 한해서만 외부 입출금을 지원하며, 30개가 넘는 다른 각종 알트코인들에 대해서는 지갑기능 미지원으로 입출금이 불가능합니다. (12/15 OMG, POWR 추가됨)
즉, (원화마켓, BTC마켓 구분없이)업비트에서 구매한 코인은 업비트에서만 판매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결론부터 미리 잠시 언급하자면,
기타 '잡코인'의 입출금은 적어도 한두달 내로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열어주더라도 대외적 유동성이 정리 및 확보되는 순서일겁니다.
한 번 살펴봅시다.
위 캡처는 원화 상장된 어떤 코인의 원화마켓과 BTC마켓의 호가창(오더북)입니다.
매수창은 사려는 물량이니 패스하고 실제하는 코인수로만 숫자로 표현되는 매도창 위주로 봅시다.
좌측의 호가창은 원화마켓입니다.
오더북 한 스탑(STOP)마다 대기중인 물량이 기본 만개단위에 십만개 이상이 기본입니다.우측의 호가창은 BTC마켓입니다.
오더북 한 스탑마다 물량이 십만개 이상은 찾아볼 수없고 백단위에서 만개단위가 보입니다.
스탑별 금액의 원화-사토시 gap을 감안하더라도 기준가 percentage에 따른 오더북의 두께는 약 10배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즉,
업비트의 해당코인 원화마켓은 비트렉스의 BTC마켓보다 약10배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아래 조건 중 하나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 비트렉스와의 계약조항
- 업비트가 원화마켓을 열기전에 이미 비트렉스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였다(충분히 사전에 매집하였다).
- 한국 유저들의 힘으로 비트렉스 물량이 업비트로 이동하였다.
- 원화거래소내의 물량을 임의로 거래소가 공급한다.
이제 하나씩 팩트체크 해 봅시다.
비트렉스와의 계약조항
이미 BCH(BCC)는 지갑을 중간에 열어주었으며, 업비트측에서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며 순차적으로 열어줄 예정이라고 공지하였습니다. 단순 계약상 입출금을 열 수 없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업비트가 원화마켓을 열기전에 이미 비트렉스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였다(충분히 사전에 매집하였다).
이를 실현하려면 장기간에 걸쳐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하나의 코인에 대해서만해도 수억~수십억이 들어갈텐데, 매일같이 하루에도 2,3 종류를 상장하며 도합 30여개 이상의 코인을 상장한 현재, 업비트의 자금력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여겨집니다.
그리고 그렇게 확보했다면 당연히 핫/콜드 월렛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하며, 그렇다면 유저들에게 지갑을 제공못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한국 유저들의 힘으로 비트렉스 물량이 업비트로 이동하였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BTC 마켓에서 사서 원화마켓에서 팔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봤습니다.
원화 상장 직후, 열리자마자 이미 원화마켓의 물량은 BTC마켓의 것보다 2~3배 이상 많았습니다. 업비트 상장 과열이 문제로 지적되기 전부터 적어도 제가 본 3,4 종류의 코인이 모두 그러했습니다. 비율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원화마켓은 시작부터 물량이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더구나 외부에서 입금할 수 없으므로 이론적으로 그 물량은 모두 사전에 업비트측에서 매집한 물량 + BTC마켓에서 그 전에 매수된 물량이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대부분이 BTC마켓에서 매수된 물량이었다면 비트렉스에서는 상장 당일 이미 코인들이 씨가 말라있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몇 주가 지난 지금은 서서히 말라가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후에 서술하겠지만 장기간 작전의 결과입니다.)
원화거래소내의 물량을 임의로 거래소가 공급한다.
일명 뻥튀기. 개인적으로 가장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분들이 잘 모르는 부분입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이 거래창에서 매수하는 코인들은 전부 가짜입니다. 폴로, 비트렉스, 빗썸, 코인원 등등 예외없습니다. 100% 모든 거래소에 해당됩니다.
전부 [내부토큰], 즉 장부상의 거래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카지노에서 배팅하는 자금은 지폐, 동전이 아니라 카지노측에서 교환해준 "칩"을 이용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대형가구점 이케아(IKEA)에서 물건을 살때, 실제 가구를 카트에 넣는 것이 아니라 가구의 이름이 적힌 태그를 집어드는 것에 더 가깝겠군요.
비로소 출구에서 교환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실물이 온전히 내 소유가 됩니다. (이것이 입출금 절차)
증거요? 간단합니다.
거래소에서 외부로 송금하면, 거래소가 나에게 발급해준 개인 주소로부터 코인이 나가는게 아닙니다. txid를 확인해보면 다른 엉뚱한 주소에서 출금이 되지요. 또한 어느 외국 거래소는 대놓고 공지에 적어두었습니다. 출금할 코인이 모자라면 콜드월렛에서 빼내는 작업이 필요하여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실은 이것은 굉장히 효율적입니다.
매 거래마다 실물이 움직이려면 transaction을 발생시키게 되고, 수수료나 시간적으로 상당한 loss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렇게 하려면 전제될 조건이 있는데,
장부상에 기재된 갯수(이케아 쇼핑라인에서 나눠주는 태그수)와 실제 보유하고 있는 실물 코인수(창고에 보관된 재고량)가 일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개 이용자인 우리 유저들은 그 "일치여부"를 제대로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여기서 거래소들의 장난은 발생하지요.
어차피 대부분의 유저들은 창고에서 물건을 꺼내가지 않고, 매장안에서 자기들끼리 꼬리표를 사고 팔며 주고 받으니까요. 창고에 실물 재고가 하나도 없더라도 또는 한두개만 있더라도 매장안에는 태그를 10개, 100개를 풀어둬도 됩니다. 유저들은 알아낼 방법이 없으니까요.
심지어 입출금을 지원하는 기존 대형거래소 조차도 정황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정 코인의 입출금이 몰리면 지갑점검이라면서 입출금을 막아버림)
시중 은행의 "지급준비율", "뱅크런"을 이해하신다면 바로 무슨 이야기인지 와닿을 겁니다. (여기서 지급준비율까지 설명드리자면 이야기가 산으로 갈 것 같네요)
궁금하시면 지급준비율 검색해보세요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sm=tab_jum&query=%EC%A7%80%EA%B8%89%EC%A4%80%EB%B9%84%EC%9C%A8
탈중앙화, 분산화를 외치는 암호화폐를 지원하는 거래소의 행태가 개혁의 대상으로 정의한 중앙화된 은행들과 닮아있는 모습이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간접적으로 실제로 신생거래소 또는 기존거래소의 신규 상장 코인들의 경우 입출금이 제한되어 있다면 유동성 보호 또는 유동성 확보(뻥튀기)를 위한 경우로 봐도 무방하다는 전언을 듣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거래소들은 결국 "거래수수료"가 주수입원이며, 이는 "거래량"에 비례하므로, 수입을 늘리려면 유동성이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트렉스의 몇배에 달하는 유동성을 자랑하면서도 입출금(지갑)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지급 준비율"을 상회하는 코인수가 내부적으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짐작하는 것이 논리적이지 않을까요?
다음 편 예고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업비트만의 원화마켓의 구조가 어떻게 비트렉스의 물량을 뺏어오게 되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왜 업비트는 API를 제공하지 않는가? 에 대한 전략적 비밀도 한 번 들여다 보죠.
---> 다음편 보러가기 : https://steemit.com/coinkorea/@goldenman/upbit-part-2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보팅과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o^
감사합니다.
공감되는 분석 감사합니다.
지급준비율 충족과 감사가 뒤따라야 하는데, 그동안 거래소들은 그런 부분의 투명성이 부족했죠..
그래서 왠만하면 거래 후에는 모두 개인지갑으로 출금해 놓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좀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정부의 개입여지는 사실 마음에 안들지만 법적 테두리 밖에서 일어나는 만행들은 제어될 필요가 있습니다.
Nice post @goldenman
thank you!
좋은 글입니다. 장부상 거래와 뱅크런 위험성은 뭐.. 공공연한 사실이 아닐까 싶네요. 특히, 업비트는 알트에 관해서는 거의 봉이 김선달 수준의 장사를 하는게 아닐가 합니다.
봉이김선달...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쉽게 꺼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른 최신 용어로는 "창조경제" 아닌가 싶어요!
ㅋㅋㅋㅋㅋㅋ 탁월한 선택!
글을 쓰기가 얼마나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이런 분석글을 댓글을 안 달 수가 없네요. 님이 얘기한 부분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네요. 특히 지금 부분지급준비율에 대해선 씁쓸함이 격하게 올라옵니다. 기존의 은행 시스템이 어떻게 우리들 눈탱이를 치고 있는지, 어떻게 합법적인 강도가 되었는지 너무나도 잘 알기에 님의 얘기가 더 다가옵니다.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사항들 중의 하나이고 꼭 개선되어야맘 할 문제죠. 여튼 잘 읽었습니다👍
장문의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시간들여 쓴 보람이 느껴지네요 ^^
저도 참... 씁쓸함이 느껴집니다.
분명 거래소들이 이바닥에 기여하는 부분 상당하다 느껴집니다만, 과유불급이라고... 상생의 길이 아닌 치고빠지기의 모습이 최근들어 자꾸 눈에 들어오네요.
공감되는 글 잘 보았습니다.
저도 업비트는 그냥 차트 확인용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한국거래소의 문제점인듯 싶습니다.
그것이 코인의 종류만 다를뿐.... 같은 문제 인거 같습니다.
꼭 한국 뿐만은 아니지만, 이용자가 많은 한국만큼 두드러지는 곳도 없지요!
서버도 .. 너무 몰리다보니 .. 원화마켓이 멎는 현상이 빈발하죠 ㅠㅠ
물론 이용자 입장에서 굉장히 아쉽기는 하지만,
본문은 유저가 몰려서 뻗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
본문에도 적었듯이 트래픽은 HW적인 투자의 관점이구요.
유명거래소들이 안 뻗은 적이 없어서 업비트만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음편에 적겠지만,
원화마켓 혹은 BTC마켓이 버벅일때 나타나는 공지가 인용될 예정입니다. ㅎㅎㅎ 한 번 예상해보세요!
네, 한 번 예상해보겠습니다 !!! 하긴, 생각해보면 업비트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네요 !
거래소 지갑이 콜드 월렛이란 걸 얼마전에 알았엇죠..
거래할때 마다 트렌젝션이 발생한다면 속도와 수수료는 감당하지 못할테니 당연히 장부거래로만 왔다 갔다 할뿐이라는걸...
여기에 지급준비율이 100이하라는건
잘못하면 거래소가 손해를 볼수 있는 구조군요..
입금액이 총 1조인데 코인 가격이 올라서 고객에게 나눠줘야 할 돈이100조가 됬다면?
거래소가 미처 해당 코인을 매집하지 않았다면 그 상승분만큼의 이익이 없을 것이니
빤스런 떄 거래소가 문닫을 수도 있겟군요...
정부는 이런거부터 관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굉장히 재밋게 잘 읽고 갑니다
또 이래서 앞으로는 http://barterdex.supernet.org/
탈중앙화 거래소가 생겨나야 한다고 봅니다
앗... 뭔가 제 다음글 스포당한 기분인데요 +_+?!
ㅎㅎㅎ
뱅크런 충분히 가능하지요. 아직은 장미빛 희망만으로 우후죽순 거래소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거 심각할 수 있습니다.
동의합니다.
업비트로 거래를 터볼까 고려중인데 좀 더 골든멘님의 글을 읽고 검토해야 겠군요.
ㅎㅎ 현재 거래소들 겪어보니 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
선생님 접근환경에서 가장 편하고 끌리는 곳 아무 곳이나 쓰셔도 무방합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part 2에서는 part 1 링크를 걸어주셨는데,
part 1에서도 part 2 링크를 걸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
바로 반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