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의 窒息死

게으른 데다가 일머리까지 없으니 그럴 만도 하다. 물론 아버지의 코로나 때문에 지난주에 밭에 올 수 없었지만 잡풀 못자라게 하려다가 생강 마저 답답해서 모두 죽게 만든 것 같다. 풀멀칭을 걷어 보니 맨 밭이다. 올라온 생강은 자취를 감췄다. 부지런히 관심을 가지면서 자주 왔어야 했다. 나처럼 알아서 잘 크겠지 하다가는 이런 일이 생긴다. 감자는 그런 면에서 참 고마운 작물이다. 두 주 전까지만 해도 제법 비가 왔다고 생각했지만 생강싹이 나온 뒤로 비가 안 오고 맑은 날씨였으니 풀 이불에 덮인 생강이 답답해서 잘 자랄 조건이 안 되었던 것이다. 매일 와서 풀 멀칭 걷어내고 물도 주고 다시 덮고는 했어야 했다. 하지 감자만 기대하련다.

오랜 만에 이웃 텃밭 아스파라거스 형님을 만났다. 옥수수, 상추, 부추, 아스파라거스, 가지, 열무, 갓, 고추, 방울 토마토 등 다양하게 키우고 계신다. 덕분에 보라색 상추, 톱니 닮은 상추, 청 상추 좀 뜯어왔다. 옥수수와 방울 토마토 몇 개를 훔쳐 가겠다고 미리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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乙巳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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