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27 기록

in #avle-pool19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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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속 자연에 어떻게 익숙해질까? 열정에 겨워 만나는 족족 이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다 보면 지쳐버려 금세 의욕을 잃게 된다. 그럴필요없이 먼저 오감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우선 지나 다니는 자동차 소음에 숨어 있거나 갑자기 드러나는 새들의 울음 소리를 가려내고 한 걸음 나아가 어떤 새의 목소리인지 그리고 그 새의 울음이 어떤 특성 인지 느껴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이곳 저곳에서 그 새의 울음이 홀로 내는 소리가 아님을 알게 된다. 물론 눈에 띄는 새가 제비, 까마귀, 까치, 비둘기, 참새 등이겠지만 의외로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으니 지금껏 이것들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풀벌레 소리 혹은 나비의 날개짖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소리의 근원을 쫓다 보면 꽁꽁 숨어있던 동물들이 드러난다. 그게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바라보며 한가하다면 생김새를 살펴보면 된다. 오늘 흰나비 한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반가웠다. 공원의 나무들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알려다 보면 지친다. 나무들 사이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는지 먼저 찾는다. 이 시기 아직 새싹이 솟아나지 않은 나무들 사이에서 산수유나무 꽃은 이미 피고 있고 매화 나무 가지에서의 꽃망울은 터질 준비를 하고 있고 목련나무 가지 끝 꽃봉우리가 점점 커가고 있다. 그들 사이에서 보드랍고 연한 첫 잎을 뿜어낸 나무가 눈에 띄어 수피도 관찰하면서 무슨 나무일까 궁금했는데 느티나무는 아니었다. 그리곤 그냥 지나치는데 공원 끝자락, 작년 여름 신원을 확인했던 그 자리의 나무에도 똑같은 모양의 새싹이 피어있었다. 바로 라일락(서양 수수꽃다리) 꽃나무였다. 자연은 두드리면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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