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다(11)_나무 위의 나무

그땐 그랬다(11)_나무 위의 나무

스리랑카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나무, 콜롬보에서의 하루하루 중 가장 인상 깊은 것 중 하나가 나무의 사진을 담아 보는 것이다. 그 오랜 세월의 삶을 가장 정직하게 살아왔을 나무,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이곳의 기후와 지리적 특성이 열대우림, 해안, 산악 등 다양한 환경이라 그런 환경 속에서 식물도 매우 다양하고 상상초월의 갖가지 모습으로, 무엇보다 거대한 고목 곳곳에서 기생하는 다양한 나무의 모습이라 놀랍다. 이둘은 무화과나무속의 나무들로 착생식물의 특징을 갖고 있고, 많은 받침뿌리를 내리며 숙주로 삼은 나무을 덮어 버려 줄치마 모습을 하기도 하고 건물에 잇대어 있는 경우는 건물을 덮기도 한단다.

스리랑카 일정 중 여행 가도 아니고, 작가도 또한 아닌데 어쩌다 긴 글들을 정리하면서 지난 오랜 세월을 돌아볼 귀한 기회를 갖게 되었다. 풍토병으로 인해 감정의 곡선이 아래로 아래로 향하는 상황에 정신을 가다듬고 본연으로 돌아오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또 살아내야 할 날들, 다시 무언가에 몰입할 수 밖에 없을 현실에 스스로 위로를 더한다.

오늘 하루의 반나절은, 글로벌 진출 목표로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후배들을 위해 관련 기관이 주관하는 멘토링에 이어 심사역으로 시간을 보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못하는 그 일을 위해 그들은 남과 다른 삶을 선택했고, 또 그 어느 길보다 어렵고 험한 길이 예정되어 있는데도 선뜻 나서고 있다. 순서나 순위가 결코 중요하지 않아 무한긍정 에너지를 더해 응원하고 싶었고 앞으로도 더욱 그럴 것이다. 그들이 꿈꾸던 이루는 일 내꿈에도 있었는데 이제 그들은 꿈으로 멈추지 않고 그 하나씩을 만들어 내고 있다. 참으로 멋지고 훌륭한 후배들, 고맙고 감사했다. 시차로 점심도 거르고 에너지를 쏟아 응원했더니 기진맥진, 그래도 그 어느 날 보다 포근했던 날이다.

이제 아주 조금 남은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일을 정리하고 짐을 꾸여야 한다. 어제 만난 신혼부부의 사건 해결에 얼만큼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아버지는 땅을 팔아 한국 여행을 준비해 준 아버지와 큰딸 부부가 당한 사기 사건, 내일 사기범의 사무실을 들러야 해서, 준비한 단계별 전개 상황에 따라 증빙자료 등을 다시 검토하고 하루를 마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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