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25 기록

in #avle-pool2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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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심하게 잘려 나갔던 아파트 단지의 느티나무 나무 어르신의 잎에서 가을 조짐이 시작되고 있다. 올해 날씨가 너무 더웠기 때문에 단풍의 시기도 다소 늦어지지 않을까? 지긋지긋했던 더위는 확실히 사그라 들었고 오히려 밤에는 발끝이 시리기 시작한다. 낮에는 창문을 열어두지만 밤이 되면 닫아야 하고 두꺼운 이블 속에서 꼼지락 거리는 즐거움이 시작되었다. 며칠 전부터 모기 한 마리가 어쩌다 앵앵거려 성가시지만 차가운 밤 기운 탓인지 그 녀석도 약간 맛이 갔다. 부황 컵을 들고 내 몸에 접근하면 잡아서 방생하려 했지만 그런 눈치는 넘나 빨라서 나타나질 않는다. 촉이 좋은 놈이다. 홈 매트가 켜져 있으면 장롱 틈에 들어 숨었다가 매트 약발이 떨어지거나 배고프면 죽음을 무릅쓰고 나올 것 같은데... 미물을 사랑하여 기꺼이 보시 하라는 자비심은 아직 한참 부족하다. 인욕 바라밀이 어려운 게 아니라 못하는 거다.

지금 배추 한포기에 2만원이라고 한다. 내가 심은 배추 뿐만 아니라 무우도 상태가 별로 좋지 못한 것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이러다 김장 시즌 되어서 김치가 금치가 될지도 모르겠다. 오늘 일이 있어서 밭에 가지 못했다. 아기 작물이 커가는 것을 바라보는 소소한 행복을 내일은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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