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를 정(正)에 대하여

in #art6 days ago

바를 정(正)이라는 한자 아시나요? 아실겁니다.
그런데 그 의미인 바르다-가 무엇일까요? 저는 이런 단순하고 사소해보이는 의문을 즐깁니다.
아! 또 고양이 왔네요. 우리 집 마당쪽 테라스에는 매일 동네 고양이들이 옵니다. 거기에 물을 떠놓으니 그 물을 마시러 오는 것이겠지요. 길고양이들이지만 교회집사님이 이름을 지어줬는데 마태, 마가 등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처음 보는 고양이가 물을 홀짝거리며 마시고 있네요? 자세히 보니 그녀...도 저를 쳐다보는데...아이구야! 얼굴을 보니 마시입니다. 저를 향해 휘릭 뛰어날아오는데 마시가 가끔 이렇게 둔갑을 하며 장난을 칩니다. 그러더니 제 앞 식탁에 앉아 고양이인척 자기 손을 핥으며 그루밍을 하네요.
타타오: 오늘은 마시가 아니라 고양이 묘, 묘(猫)시네! 참 동작도 빠르다!
마시: 빠르다? 그건 한자로 뭘까요?
타타오: 그 정돈 누워 떡먹기지! 빠를 속(速)!
마시: 맞는데 또 하나 찾아보세요.
타타오: 아, 상쾌할 쾌(快)가 빠르다는 뜻도 가지고 있어. 빠르니까 상쾌하고 기쁜 것이거든.
마시: 좋아요! 마지막으로 빠르다는 뜻의 한자 하나만 더!
타타오: 더는 모르겠는데?
마시: 빠를 정(正)! 요건 몰랐죠?
타타오: 그게 무슨 빠를 정이야? 바를 정이지! 또 곧다, 옳다 등의 뜻도 있지만 빠르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다구.
마시: 빠르다-라는 말의 고어(古語), 옛말이 바르다-랍니다. 즉 돌아가지 않고 곧은 길이 바른 길이며 빠른 길이죠.
타타오: 그게...그런 거야? 그거 참 미묘하구먼? 그러면 바를 정(正), 빠를 정(正)은 왜 저런 형상일까? 찾아보니 고대에는 입 구(口)자 아래 그칠 지(止)인데 입이 그친다? 이게 무슨 연관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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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 입 구(口)라고들 부르는 그 네모꼴은 사실 여러가지 상징을 품고 있답니다. 여기서는 그 네모가 목적지라고 보는게 가장 함축적이죠. 그리고 아래 이를 지(止)-그것은 원래 새발자국 형상입니다. 쉽게 말해서 발, 간다...이런 의미입니다. 그러면 이제 정리가 되시나요?
타타오: 그러면 뭐시냐....바를 정(正)의 뜻이...목적지에 이른다!?
마시: 네에! 아저씨의 목적지가 어디이던 간에 거기에 이르기 위해서는 가장 빠른 길을 가야합니다. 곁길로 새거나 우회하거나 엄한 길로 접어들면 안되죠. 그리고 도중에 집을 짓고 머물러 살아도 안됩니다. 해가 서산에 넘어가고 나면 기회는 사라지고 추위와 굶주림과 함께 거대한 곤경이 닥치게 되니까요. 그러므로...
타타오: 그래서 언제나 늘, 바른 길로 바르게 가야하니 정상(正常)이며 그게 옳으니 정의(正義)이고 정정당당(正正堂堂)한 일이며 그러한 길이 바로 정도(正道)로구나!
마시: 네에! 바로 그것이 정답(正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