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외한, 문인, 문중의 뜻

in #art5 days ago

문 밖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보니 마시가 날 올려보고 있다.
“왜 거기 서 있어? 들어와.”
“퀴즈를 맞추면 들어가 드리죠. “
“아니 무슨 생색 내듯 하네? 들어오고 싶지 않으면 말구.”
“제가 지금 문 밖에 있잖아요? 그런 사람을 뭐라고 하게요? 힌트! 세 글자! 아저씨는 절대 모를 거야.”
“이 애가 승부욕을 자극하네? 문 밖에 있는 사람이 뭐냐고?-문외한(門外漢)! 어때 딱 맞지? 문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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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뜻밖에 맞춰버리시는 타타오님…을 위해 제가 들어가 드리죠! 또각또각….”
“ㅎ 떠서 이동하는 주제에 구둣발 소릴 입으로 내다니…어쨌든 들어왔으니 앉아. 커피 줄까?”
“제 맑은 요정의 몸이 커피 마시면 갈색으로 물들어 버린다구요. 꽃차로 주세요. 자스민으로요.”
“그나저나 문외한이라는 주제를 갑자기 꺼내든 건 뭔가 이유가 있겠지?”
“그럼요. 문외한은 역으로 무슨 뜻이죠?”
“문 문(門)…바깥 외(外)…사내 한(漢)… 여기서 문(門)이란 고대로부터 어떤 학문의 문중(門中)을 뜻하지. 문중(門衆)이라고 쓰기도 해. 가령 퇴계 문중에 있었다… 공자 문중에서는 이렇게 본다…등으로 쓸 수 있겠지? 그러니까 문외한을 직역하자면 문 밖의 사내이지만...”
“맞아요. 타타오님, 마시 만난지 십년이면 훈장 노릇 한다더니 이제 눈치가 백단이네? 옛날에는 서당, 서원 등에서 모여 공부하곤 했기 때문에 그 문(門)이라는 글자는 어떤 학문의 전문가 영역을 뜻하기도 한답니다.”
“그렇게 보자니 문외한이란…비전문가, 즉 그 방면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군! 맞지?”
“네에! 그래서 예로부터 문인(門人)이라 하면 문학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학문이나 수련을 닦는 사람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지요.”
“오호! 그러니까 문인(門人)의 반댓말이 문외한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
“흔히 쓰는 표현은 아니지만 문외한은 외행인(外行人)이라고도 해요. 그래서 그 반댓말은…”
“내행인(內行人)?”
“역시 눈치가 초고속 광랜이네요! 그런데 궁금하지 않아요? 왜 다닐 행(行)을 거기 썼을까요?”
“행인(行人)이란 거리를 다니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일반 속인, 세인들을 뜻하는 거구만.”
“네! 내친 김에 세속(世俗)이라는 단어 하나 깨물고 지나가보죠. 인간 세(世)라는 자는 원래 서른 삽(卅)이 그 모태인데요. 즉 인간세상은 30년정도를 주기로 다음 세대가 생겨나잖아요?
그 짧은 시기를 사는 사람들이 세인(世人)이랍니다.
또 속될 속(俗)이라는 글자는 골짜기의 사람이란 뜻이죠. 무슨 뜻인지 짐작이 가요?”
“어…골짜기란 노자의 도덕경을 빌자면 생명이 산생되는 그 자리를 이르며 말라르매의 시에 따르면 곡신(谷神)을 뜻하는…”
“어우 그만! 그런 지식인 티 내는 거 저는 질색이랍니다. 외행인 같고 문외한 같아 복잡하면서 답답하기만 하죠. 그게 딱 세간(世間)소도(小道)의 특징 아닙니까? 우리 넓게 벌리지만 말고 깊게 들어가봐요 타타오님! 골짜기의 사람이란?”
“정욕의 골짜기에

푸욱 빠져 사는 사람 아닐까?”
“좋아요! 좋으네요. 정의 골짜기, 욕망의 늪...들의 표현이 그래서 있는 거죠. 그럼 마지막 질문 하나 남기고 저는 갑니다. 타타오님은 속인이신가요?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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