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아빠와의 마지막 셀카
우리 회사에는 좀 독특한 문화가 있는데,
매일 매일 감사일기를 쓰는 채널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루 하루, 개인적으로 감사한 일들을 쓰는 채널인데
벌써 2년 정도 잘 운영중이고요.
오늘 아버님이수술 중 잘 회복되신 사우의 글이 올라와서 제가 짤막하게 제 이야기를 적어 보았습니다.
세월 참 빠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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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님 아버님이 잘 회복하실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회사가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 나아갈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주말 아침 감사함을 받아 저도 한 글 받아 보겠습니다~
이전 기억이 생각이 나네요.
24살 쯤, 아버님이 힘든 투병을 하셨습니다.
그 당시, 집에 돈도 없었고 그랬어서, 병역특례로 게임회사 다니면서
모았던 돈을 아버님 수술비로 다 쓰기도 했었지만, 당신을 살릴 수 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버님의 병세는 훌륭한 의료진들의 수술에도 불구하고
날로 악화 되어 가셨습니다.
그 마지막 쯤, 언젠가. 병상에서 오랜기간 투병하신 아버님이
오늘은 유난히 표정이 좋아서, 제가 사진 한장을 찍자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저는 아버님 병상으로 다가가, 서로 얼굴을 포개며, 함께 셀카를 찍으려 했습니다.
햇살은 슬그머니 우리를 비쳤고, 살랑이는 바람은 너무나 평온 했습니다.
그 때, 아버님은 카메라를 들고 있던 제 손을 조용히 내리시며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지만,
차분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씀 하셨습니다.
".. 마.. 마음으로. 찍자."
그렇게 우리는 허공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사진 한 장을 마지막으로 남겼었습니다.
수십 년이 지났고, 실제 사진은 없지만, 제 기억에서는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생각하면, 아쉽고,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인간의 육체를 벗어나면, 그 모든 것이
'사랑' 만으로 남게 된다고 믿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으로 평생담은 순간, 글로 읽어도 뭉클하고 아름다워요
감사일기 쓰는 회사라니 유니콘 회사같아요🦄
감사합니다. 스텔라님 일단 마음만은 유니콘 맞습니다. ㅎㅎ
감사에는 과학적으로 좋은 효과들이 많지만, 그 효과 운운하는 것은 하수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기업문화입니다. 하긴 실리콘벨리에서는 명상도 감사도 등등등 다 보편적으로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