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대전 앞 / 밤
비가 얼굴을 가볍게 적시고, 대전 앞 횃불이 마당을 환하게 비추고, 가대발 장군이 수백의 위만군에 둘러 싸여, 마당 한가운데 포박된 채로 끌려와 무릎이 꿇린다.
위만은 편젼 앞에 앉아있고 뒤로는 휘하장수들이 무장한 채로 도열해 있다. 가대발을 보자 뛰어나가 양어깨를 잡는다.
위만: 가대발! 내 친구여!
모든 것이 끝났네,
지금부터 우리 둘, 다시 시작하세
가대발: (비장한 눈빛으로 침묵한다)
위만: 우리 약조하지 않았던가!
힘을 합쳐, 저 북쪽의 해모수도 넘고, 한나라의 중원도 도모해
배달국의 옛 영광을 되찾자고
가대발: 죽여라! 더 이상 나에게 치욕을 안겨주지 마라
위만: 한번만 마음을 돌려주면 안 되겠나!
우리 꿈을 기준(준왕) 따위가 이룰 수 없단 걸
자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가대발: 장부는 뜻이 거기에 있다 해도 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다.
너와 나는 같은 뜻을 품었으나 길이 달랐구나
더 이상 나를 모욕하지 말고 죽여라
위만: (위만 지긋이 눈을 감고 있다가 안타까워하며)
나는 자네가 필요하다.
10년 전 회랑전투에서 나의 목숨을 살려주며
내게 큰 꿈을 꾸게 한 게 자네가 아닌가?
(회상장면) 치열했던 전투의 흔적들이 남아있는 전쟁터 중앙에 젊은 가대발이 발아래 꿇어 앉아있는 젊은 연나라 장수 위만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다. 뭔가를 결정한 듯 결연한 자세로 칼을 내리치고 위만은 마지막을 맞이하듯 눈을 감는다.
칼은 위만의 목을 빗나간다.
가대발: (기개에 찬 목소리로) 옛 친구로서 살려주는 것이 아니다.
고조선의 후예로서 배달국 치우천황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한 전사로서 다시 태어나길!
(위만의 어깨를 부여잡고) 친구여! 나와 그 길을 함께 가세
위만: (복잡한 감정들로 감긴 눈 위로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리고 가대발이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나 가대발을 부둥켜 안는다)
(회상장면 끝나고)
위만: (어깨를 잡은 손에 힘주며) 나와 그 길을 함께 가세
가대발: 네 죄를 벌하기 위해 미루를 내손에 죽였으니이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이미 건너버렸다.
그만 나를 보내거라(눈을 감는다)
위만은 아들을 해했다는 말에 잠시 당황하는 기색이나, 그럴리 없을거라 생각하고, 앞쪽 군사들에게 손짓을 한다. 군사들 양쪽으로 갈라지고 뒤쪽으로 수십명의 가대발 가족들과 휘하장수들이 포박된 채로 울부짖고 있다.
위만: 나의 친구여! 나와 함께 한다면, 저들을 모두 살려주겠네 부디 함께 할 수 없겠나?
가대발: (뒤쪽 사람들을 보며 오열하다 비장한 눈빛으로) 형제없는 나에게 너는 한줄기 빛이었거늘 (고개를 숙이고 울부짖으며) 죽여라!!
이때 유리타 급하게 달려와서 귓속말로 무언가를 전한다.
위만: (당황하며) 무엇이! 성 주변을 모두 샅샅이 뒤져보았느냐?
유리타: 모든 방편을 동원하여 찾아보았습니다.
위만: (가대발을 보며) 진정 네가 미루를 죽였단 말인가
가대발: (묵묵히 말이 없다, 들릴 듯 말 듯 읊조린다) 막한아!
위만: (깊은 수심에 빠지며) 모두 죽이거라.
죽은 목은 들판에 걸어 그냥 썩도록 두어라
위만군: 영을 받듭니다. 주군!!
영화대본인가요?
네 5년전즈음 썼던 시나리오인데 활용도를 찾다가 zzan을 알게되어 올려보고 있습니다. 재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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