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밥 집에서 만들기

in #yakbab3 years ago

약밥킬러인 나님은 큰맘먹고 집에서 직접 만들어 봄.

7살 유치원 애기시절에 약밥만들어 준다고 친할머니가 오셨던 어느날. 그게 진짜냐고 묻고는 너무 설레고 신나는 맘을 안고 동네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집에 들어온 그날 오후, 동네사람들이 우리집 대문앞에 모여 술렁거리는 광경에 나도 우리집 마당으로 들어가려는데...

마당은 엎어진 압력밥솥과 온갖 주방 잡동사니에 아버지가 난동을 부리고 계셨다.

할머니는 악을 쓰시면서 아버지를 나무랐고 당시 겨우 20대였던 어머니는 어찌할 도리없이 발만 구르고 계셨다.

난 무서운 마음에 눈물만 펑펑쏟았고 동네친구였던 (김)범근이가 날 달래주느라 애를 썼었다. 울지말라고 괜찮다고...겨우 7살짜리 범근이는 저도 많이 무서웠을건데 어쩜 그리 친구를 달랠줄 알았을까? 지금은 아주 큰 인물이 되어 있을 친구.

그날이 내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집에서 약밥을 만들뻔한 날이었다. 그렇게 인생 중반이 된 지금까지 시장에 가면 꼭 약밥을 사다가 먹었다.

큰 맘먹고 집에서 약밥을 만들어 봤다.

만드는 방법은 그냥 (현미)찹쌀에 간장, 흑설탕물로 밥을 짓는 거라 어렵지 않은데, 식재료 다듬는게 수고가 많이 들었다.

생밤을 까고 대추를 돌돌 깎아 씨를 빼고 쫑쫑 썰어 대추말이 고명을 준비하는데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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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드는 거라 결과물에 두려움이 심했는데, 결과는 꽤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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