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OS 기반 합의 알고리즘이 바꾸는 세계 : 새로운 기업 플랫폼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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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꾸준히 주장했던 내용이지만, 블록체인 토큰의 미래 활용 가능성은 크게 '토큰 간 거래 기반이 되는 거래 플랫폼으로써의 기축 토큰 + 각 특성별 블록체인 토큰을 대변하는 유가증권' 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 또한 그 역할 중 유가증권으로써의 가능성은 STEEM과 EOS로 대표되는 DPOS 방식의 토큰들이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DPOS의 합의 알고리즘은 경제적으로 어떻게 유가증권으로써의 블록체인 토큰을 설명할 수 있을까? 오늘은 이 가능성을 약간의 경제적 원리를 통해 알아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Fordism and Blockchain
블록체인은 새로운 시대의 경제 플랫폼으로써 각광받고 있으나, 재미있게도 그 근본적인 원리는 아주 고전적인 기업의 경영 방식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BTC가 새로운 시대의 화폐로써 그 가능성을 주목받았지만 결국 그 원리는 구성원 간의 합의체에 의한 통화라는 점에서 미크로네시아 야프 군도의 화폐와 같다는 점과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어떠한 형태의 경영 방식과 유사한가? 바로 1920년대 미국에 도입되었던 Fordism 의 일부와 닮아 있다. 물론 우리는 Fordism 에 대해 배울 때 '효율적이고 거대한 생산체제 구축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립' 및 '고용과 임금 상승을 통한 수요창출'에 대해서 주로 학습하지만, Fordism 의 세부적인 방법 중 하나인 '종업원에게 자사주의 매입을 적극 권유한다' 라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생산 참여자들의 이해관계를 기업의 소유주와 일치시키는 방법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현재까지의 기업실체는 Fordism 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소유주 또는 경영진과 노동자의 이해관계가 상당히 유리되어 있었다. 때문에 노사분규가 항상 일어날 수밖에 없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또한 소유주와 경영진 간의 이해관계도 유리될 수 있기 때문에 Stakeholders 간의 대리인 문제가 항상 발생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크게는 아래와 같다.
경영 의사결정에서 경영진에게 쏠린 힘 : 기본적으로 주식회사의 거의 모든 의사결정은 경영진이 주도한다. 물론 노동자들도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경영진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쟁의행위를 통해 이를 관철시킬 수 있으나 이는 쌍방 간에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킨다. 이는 노동조합이 아무리 강한 조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들 '결정권' 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는 노조조직률의 하락과 이로 인해 취약해지는 노동조합은 갈수록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가 어렵다.
노동생산성 증가 대비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 : 1980년대 이후 역시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 중 하나는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이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견해가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 노동소득분배율이 왜 하락하는지에 대해 압도적인 설명력을 가진 가설이 등장하지 않았으며, 노동소득분배율 하나만으로 경제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노동생산성 대비 임금증가율이 낮았던 것만은 사실이다. 이는 노동자와 기업 간의 이해관계를 점점 더 유리시킨다. 기업실체의 이익이 그 참여자들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의식이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Source : e-나라지표 | Source : e-나라지표 |
- 산업집중도의 증가 및 글로벌 분업화로 인한 고용여력 감소 : 경제가 발전하면서 산업의 흥망도 함께 일어난다. 과거에 많은 고용을 창출했던 산업들은 여러 차례의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산출물 가격의 하락과 수익성 악화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첫 번째로 전후방의 통합(구조조정), 두 번째로 합종연횡, 마지막으로 치킨게임이라는 과정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려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도태되는 Player가 발생하고 그 결과는 전반적인 산업집중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한 글로벌 분업화는 기업의 수익성은 향상시켰지만 특정국 내부에서의 고용여력은 감소시켰고, 이는 중산층의 붕괴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DPOS Blockchain and Accordance
그렇다면 이 모든 경제적 문제를 블록체인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항상 말씀드리는 바이지만 블록체인은 우리 경제의 문제들 중 '일부' 만을 해결할 수 있을 뿐이다. DPOS 블록체인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DPOS 블록체인은 노동자(또는 플랫폼 참여자)와 플랫폼 실체 및 토큰 자체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서 경제 네트워크 상의 불평등을 일부분 해소할 수 있을 뿐이다. 또한 이는 아직 제조업에는 스마트 컨트랙를 통한 거래 Vehicle 로만 활용이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어 결국 서비스업 위주로 Penetration 이 시작될 것이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플랫폼 경제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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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의 일치 : 근본적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거래의 수단이 토큰이고, 이 토큰이 법화 또는 다른 블록체인 토큰과 거래되는 '시세' 를 가진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BTC가 법화(法貨)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이 구조는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리라 예측한다. 때문에 블록체인 플랫폼과 그 경제를 유지하는 수단인 토큰은 경제적 급부와 반대급부를 갖기 위해 해당 플랫폼 자체의 확장이 필요하다. 스팀잇의 경우를 들어 생각해 봐도 수십만의 스팀파워를 보유한 소위 '고래' 가 되었든, 대역폭 때문에 매번 곤란함을 겪는 뉴비가 되었든 바뀌지 않는다. 누구든 스팀잇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고 싶어하고 이는 스팀잇 커뮤니티가 더욱 확장될 수록 달성하기 쉬워진다.
단일한 배분수단 :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는 의문점을 제기할 수 있다. "기존 기업실체의 노동자들도 결국에는 회사가 잘 되어야 노동자도 잘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의문이다. 그러나 기존의 주주자본주의 하에서는 결국 회사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주주와 노동자는 각각 '주식' 과 '임금' 이라는 서로 다른 이익의 배분수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이해관계는 끝까지 일치할 수 없다. 주가의 상승과 임금의 상승은 같은 결을 타고 흐를 수도 있지만 주가의 상승에 도움이 되는 행위가 꼭 임금의 상승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익성이 악화되어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직원을 해고하면 수익성은 호전되어 주가는 상승하겠지만 임금은 제자리 걸음을 걸을 것이며 노동자는 해고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 : 위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기존 기업실체의 의사결정 구조는 전적으로 경영진 또는 소유주가 중심이 된 이사회에 귀속된다. (1인 오너 기업의 경우 그것마저도 없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근본적으로 합의 알고리즘 플랫폼이기 때문에 의사결정 구조에 있어서 모든 참여자들이 작게나마 권한을 보유한다. 물론 스팀잇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증인' 이라는 존재가 있어 DPOS는 간접민주주의 방식으로 운영되지만, 유저들은 Proxy Vote를 통해 자신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증인에게 표를 위임할 수 있다. 즉 기존 기업구조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수준의 민주주의가 가능한 것이다. 즉 주식의 기능 중 하나인 '의결권 행사' 가 훨씬 더 쉬워진 것이다.
산업집중 해소 및 참여자 권익 보호구조의 개선 : 예를 들어 화물주와 운송업자로 구성된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네트워크에서는 운송업자의 운송 수단에 GPS를 부착하여 블록체인 상에 지속적으로 운행 정보를 기록하고, 이 운행 정보 상 약속된 지점에 화물이 도착하였는지 블록체인에서 검증하여 운송 서비스의 대가로 토큰을 지급하게 된다. 이 경우 화물주 또는 운송업자들의 담합으로 인한 비효율적 산업집중이 어렵다. 만약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불리한 네트워크를 운영하려 든다면 거래상대방의 하드포크 가능성이 점차 상승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노동시장은 매우 경직적이거나 또는 노동자가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이직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면, 블록체인은 이를 해소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Problems and Future of DPOS Equities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DPOS 합의 알고리즘은 현재의 기업 경영상에 마치 혁명과도 같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DPOS 시스템 역시 그 본질적인 한계는 있다. 네트워크 내부에서 활동을 수행하는 데에 있어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기 위해 일정 수준의 토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DPOS 네트워크에 진입하기 위해 해소해야 하는 장벽으로써 존재할 수 있다. 또한 증인 네트워크에 대한 공격의 위험성 역시 존재할 수 있으며, 민주주의 합의가 늘 갖고 있는 위험처럼 투표 불이행의 문제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를 읽어 보신다면 더 자세한 도움을 받으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DPOS 네트워크는 기존의 기업실체에서 '주식' 의 역할을 담당하기에는 충분하다고 본다. DPOS 블록체인 토큰은 기존의 주식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증권으로써의 기능, 교환가치, 해당 사업실체 또는 플랫폼의 가치평가 기능 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DPOS 토큰은 그 자체가 서드파티 어플리케이션의 기초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DPOS 토큰 경제의 벤치마크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이지만 삼성전자의 주식이 KOSPI 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아래와 같은 정리를 해 볼 수 있다.
DPOS 합의 알고리즘은 본질적으로 주식회사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DPOS 기반의 토큰은 향후 주식회사의 'Equity' 를 대체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다만 기존의 주식과 완전히 독립적인, 새로운 유가증권 시장이 생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점의 해결이 필요하다.
이 문제점의 해결에는 네트워크의 확장이 필수적일 것이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STEEMIT 네트워크에 기여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내 기여도는 얼마나 될까 생각을 해 봤는데 먼지만큼도 안 될 것 같다.
티끌모아 태산이죠!
Dpos 투표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생각할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논의가 뜨겁다는 것 자체가 그 플랫폼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글은 바로 읽기 힘들어 담아 놨다가 천천히 읽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보팅하는 걸 잊거나 일주일이 지나 버렸거나 하는 일들이 잦더군요. 그래서 일단 선보팅 후리딩!
흐흐 염치 없지만 그럴 경우에는 리스팀 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요 며칠전에 토큰과 네트워크 참여자의 관계가 자사주(스톡옵션)와 직원의 관계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올려주셨네요. 많은 경우에 현재의 DPOS시스템은 증인의 숫자가 한정되어있어서 해당 증인들끼리 의결을 진행하는 방식인 것 같은데, 투표권의 위임을 증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할 수 있는 시스템(또는 증인의 숫자가 정해져 있지 않은 시스템)이라면 좀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스팀잇에서도 네트워크가 확장됨에 따라 증인의 숫자를 늘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고 합니다 ㅎㅎ 특히 한국 네트워크의 경우 유저 숫자에 비해 증인은 @clayop 님 혼자서 분투하고 계신 형국이라 ㅠ.ㅠ 앞으로 개선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크으 따봉! @홍보해
아 어렵습니다.ㅎ
아무튼 스팀잇이나 꾸준히 하는걸로!ㅎ
스팀잇이나 꾸준히 하는 것이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스팀잇 사용하면서 와, 이거 완전이 노동자 자주 관리 기업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잘 정리해주신거 같습니다 ㅋㅋㅋ
감사합니다 ㅎㅎ 서비스 거래 말고도 더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플랫폼이 나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