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스팀) "저는 곱창 잘 못 먹어요." 진짜 못 먹어요.ㅜㅜ
이번 테이스팀 주제는 완전 나를 위한 주제이다.
그래,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콘테스트가 아니라 내가 못 먹는 것에 대한 콘테스트라....
대박 참신한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러. 나.
사실은 그 뜻이 아니었다.
그치 그럴 리 없지...
맛집 소개인데 맛없는 집 소개하는 콘테스트가 열릴 리가 없잖아?
주제의 세부 내용에 들어가면 "없어서 못 먹어요."라는 문장이 덧붙여져 있다.
그러니까 곱창을 너무 좋아해서 없어서 못 먹는 사람이 곱창집을 소개하는 콘테스트였던 것이다.
그러면 난 절대로 참여할 수 없는 콘테스트란 말인가?ㅜㅜ
그래도 "저는 곱창 잘 못 먹어요."라는 타이틀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 타이틀에 충실한 나만의 포스팅을 하기로 했다.ㅋ
이럴 때 남편이라도 곱창을 좋아한다면 같이 가서 사진만이라도 찍어오면 되겠지만, 이런!!! 남편도 곱창을 잘 못 먹는다.ㅜㅜ
이번 주 처음으로 테이스팀에 입문한 남편도 큰 난관에 부딪친 것이다.
곱창 못 먹는 '불쌍한 부부'의 고민이 깊어졌다.
제주도에 처음 이사왔을 때 우리집 근처에 있는 보성시장에서 해장국을 먹었던 일이 있다.
허영만의 <식객>에도 소개된 유명한 곳이어서 우리도 가서 전통 제주의 맛을 느껴보자며 갔었다.
깡소주의 힘을 빌렸는데도 거의 못 먹고 돌아왔던 아픈 기억이 있는 우리다.ㅜㅜ
고기의 내장과 관련해서 제주도 순대에 대한 경험도 있었다.
보성 시장 골목에는 옛날 통닭집이 한 골목에 모여 있는 곳이 있다.
이 중 책에 나온 유명한 집이 있어서 먹으러 간 적이 있었다.
흰가래떡 한 소쿠리를 같이 튀겨주는 서비스가 특징인 집이었는데, 주인 할머니는 우리가 책을 보고 일부러 찾아왔다고 제주 전통 순대를 서비스로 주셨다.
제주 전통 순대는 왠만한 내공이 없이는 잘 먹지 못할 정도로 진한 내장 냄새가 난다.
갓 만든 것이라며 뜨끈뜨끈한 순대를 정성껏 싸주셨지만, 우린 개봉과 동시에 우리집 고양이 미노에게 모두 줘버렸다.
당연히 육식을 좋아하는 미노는 순식간에 그 많은 순대를 깨끗히 먹어치웠고..ㅋ
이 순대는 막걸리도 소주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린 이만큼 고기 내장을 잘 즐기지 않는다.
그래도 곱창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으니 술 힘을 빌려서라도 꼭 먹어보자.
어쩌면 안 먹어봐서 모르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아니면 언제 곱창을 먹어보겠는가..
며칠을 이렇게 고민하다가 결정했다.
하고 싶은 건 해봐야 직성이 풀리니, 제주도 친구 찬스를 또 써보기로 했다.
"제주도에 곱창 맛있는 집 있으면 알려줘~"
"언니, 제주도에는 곱창 맛있는 집 없어요."
"안돼~ㅜㅜ"
"그럼, 그나마 먹을 만한 곳으로 알려드릴께요."
라며 알려준 곳은 소곱창 집이었다.
헐~ 근데 테이스팀에 참여한 서귀포 사시는 분이 소곱창을 먹으러 갔는데, 화사 때문에 생긴 곱창 대란으로 제주도에 소곱창이 없다고 한다.
그나마 소곱창이면 먹을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우린 다시 고민을 했다.
집 근처에 제주 시청이 있어서 거기에 젊은 사람들이 엄청 몰리는 골목이 있다.
그곳에 가면 분명히 곱창집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열심히 검색을 해보았다.
"한바가지 곱창"
이곳으로 정했다.
이집에는 '매운 라면'이라는 메뉴가 있다고 한다.
소주와 매운 라면이 있다면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출발~! 테이스팀 원정대~^^
평일인데도 가게 안에는 테이블이 거의 만석이었다.
막 나가는 손님이 있어서 우리도 자리에 착석했다.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
난생처음 가보는 곱창집이라 분위기도 낯설어 괜히 두리번거리게 된다.
연인들, 친구끼리, 가족 단위로 온 손님이 여기저기 맛있게 곱창을 먹고 있다.
기본찬 세팅.
남편이 좋아하는 찬 콩나물국도 있다.
곱.알.못.인 우리 부부는 알바생에게 물어서 주문을 했다.
우선 곱창을 많이들 먹는다고 하니 곱창으로 주문.
곱창 하나를 시키면 둘이서 충분히 먹는다고 해서 하나를 시켰다.
곱창도 못 먹으면서 사람 수대로 주문할 뻔했다는...ㅜㅜ
'매운라면'은 '김치라면'으로 바뀌었다니, 김치라면 하나, 그리고 한라산 소주 하얀거 한병에 맥주 한병을 주문했다.
게다가 난 무슨 고기든 밥없이 못 먹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김가루밥도 한그릇 주문했다.
주문하자마자 양념된 곱창이 '한바가지' 나왔다.
양념이 된 곱창을 얼마나 익혀서 먹는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술 먼저 먹고 먹자.
그래야 술김에 맛있게 곱창을 먹을 수 있을테니.
쏘맥을 말아서 먼저 한잔.
"테이스팀을 위하여~"^^
그리고 곱창 먹기를 지원할 사이드 메뉴들.
얼큰한 김치 라면 대기 완료!
김치와 콩나물이 들어가 있어서 인스턴트 맛이 덜나는 칼칼한 라면이었다.
김가루밥은 아주 예쁘게 나온다.
위생장갑을 끼고 꼭꼭 눌러 주먹밥을 만들어 얘도 대기 완료!
다시 쏘맥을 말아서 한잔 더 마시고 드디어 첫 곱창을 먹었다.
입 짧은 나는 바짝 익힌 곱창을 위주로 공략하고, 뭐든 가리지 않는 남편은 곱이 낀 곱창도 "기름끼도 적당하니 술안주로 딱이다."라면서 의외로 잘 먹는다.
나만의 곱창을 대하는 자세.
쌈에 들어갈 수 있는 건 모든지 넣어 쌈을 싸서 먹기.
곱창도 고기니까, 밥 한덩어리 넣어 쌈을 싸서 먹기.
근데, 곱창이랑 이 주먹밥은 잘 안 어울렸다.
곱창도 기름진데, 연어알같은 것이 들어가 있어서 약간 비린 맛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다음에는 김가루밥은 주문 안하는 걸로~
역사적인 나의 곱창 첫 쌈 인증샷이다.
그리고 내가 곱창을 먹는데 일등공신은 바로
마늘이다.
이걸 나혼자 두 접시나 먹었다.ㅜㅜ
이렇게 우리의 곱창 원정은 대 성공을 했다.
옆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은 양념 곱창을 먹고 입가심으로 양념 안된 막창을 한판씩 더들 먹던데, 아직 우리에게는 양념 없는 곱창까지는 자신이 없어서 그건 나중에 도전해 보기로 하고 얼큰히 취해 기분좋게 곱창집을 나섰다.
외식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 테이스팀 원정대가 된 후, 기분좋게 외식도 하고 기분좋게 계산도 하고 나오는 모습도 살짝 찍어주었다.
주소 : 제주시 이도 2동 1769-1
곱창을 먹고 나온 우리한테서는 곱창 굽는 냄새가 베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회식으로 곱창을 먹던데, 이렇게 냄새가 완전히 벤 상태로 퇴근길 지하철을 타면 그 냄새가 더 많은 사람을 곱창집으로 부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곱창곱창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오면서 동생에게 문자를 해서 곱창이라는 걸 먹었다고 자랑하느라 사진을 보내주었다.
그랬더니 동생에게 답문이 왔다.
"양념한 곱창을 먹었으면 진정한 곱창을 먹었다곤 할 수 없지."
이런, 기껏 먹고 왔는데, 먹었다고 할 수 없다고?
도대체 곱창, 누구냐 넌??
이번 테이스팀 주제로 어쩌면 평생 안 먹을 지도 모를 곱창을 먹게 되었다.
재밌는 스팀잇 생활이다.^^
한바가지 곱창집은 제주도 젊은이들에게 핫한 거리인 시청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그 거리에는 다양한 음식점이 있으니 아마도 우리에게는 테이스팀의 성지가 될 듯하다.
특히 임창정이 운영한다는 '소주한잔'이라는 주점이 이 가게 바로 앞에 있다.
가끔 임창정이 출몰도 한다니 언제 여기도 한번 꼭 가봐야겠다.^^
밖에부터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았다.
안이 더 궁금하다.ㅋ
맛집정보
한바가지곱창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이도2동 광양14길 16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저는 곱창 잘 못 먹어요에 참가한 글입니다.
곱창입문을 축하드립니다 ㅋ
돼지국밥 좋아하시는 시타님은 곱창도 무지 좋아하실 거 같아요.~~
맛있게 잘 보고 갑니다.
넵^^
이제 곧 곱창의 매력에 빠지실거에요
한두번 먹다가 너무 맛있어서 한달 내내 드실수도있어요
소곱창 도전!! 해보세요 흐흐흐
소곱창의 명성이 대단하더라구요.
안에 든 걸 곱이라고 하나요?
소곱창에는 그 곱이 더 많이 들었다고...
제가 이번에 곱창에 도전하면서 곱창에 대해 많이 공부했답니다.
현재는 제주에 소곱창이 없다니 '화사의 곱창대란'이 좀 잠잠해지면 다시 도전해 봐야겠네요.^^
양념이 살렸군요.ㅎㅎ 이 맛있는걸 못드신다니... T^T
저는 미국이라 정말로 없어서 못먹습니다.
아, 그러네요.
미국은 부속고기를 판매하지 않지요?
요즘 테이스팀 때문에 곱창 포스팅이 엄청 많이 올라오는데, 키위파이님 고통스러우시겠어요.ㅋㅋ
@먹스팀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이도 2동 1769-1
저는 곱창 잘 못 먹어요 콘테스트에 응모해 주셔서 감사해요 :3 @gghite님의 멋진 포스팅을 읽자 테이스팀 봇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네요! 추천해 주신 가게에 한번 가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보팅을 남겨두고 가요. 이번 콘테스트, 행운을 빌어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ㅎㅎㅎ도전기군요.
전 곱창 엄청 좋아하는데 남편이 안좋아해서 자주 못먹어요.ㅠㅠ
닭발은 드시나요?
전 그거 도전해보고 싶은데...ㅋㅋㅋ엄두가 안나네요.ㅋㅋㅋㅋ
닭발은 저도 대학 졸업하고서 처음 먹어 봤는데
뼈 없는 것은 양념하면 곱창이랑 비슷합니다 ㅋㅋ
그런가요? ㅎㅎㅎㅎ
그럼 저도 용감하게 시도해봐야겠네요.
두번 정도 맛본 곳은 너무 맛이 없어서 실패.ㅋㅋㅋㅋ
잘 구워서 양념해주는 곳을 찾아봐야겠어요.
우리 부부는 닭발도 못 먹습니다.ㅜㅜ
전 매운 걸 매우 좋아하는데, 매운 맛의 정수는 닭발이라고 하던데, 그래도 아직 도전 못해봤네요.
모르죠... 또 테이스팀에서 닭발 콘테스트가 있으면 못먹어도 나서게 될지도요.ㅋㅋ
곱창 먹기위해 이리 큰 결심을 하셨다니!! ㅋㅋ
요즘 저희집은 냉동주문 하는 곳을 알고나서
하루걸러 한번씩 먹고 있는데요 ㅎㅎ
집에서 곱창을 드신다고요??
그 곱창 굽는 냄새가 엄청나던데...
냄새나는 거 감수하시고 그냥 집에서 구워드시는 거에요?
불에 바삭하게 구워야 겨우 먹을만하던 제게는 상상도 못할 일인 걸요..ㅜㅜ
에어프라이어로 구운면 끝내줍니다 :)
테이스팀원정대ㅋㅋㅋ멋있으시네요
자주 외식을 하는 편이 아니라서, 마음 먹고 나서야 하거든요.ㅋㅋ
테이스팀 때문에 새로운 세상을 만났군요.ㅎㅎㅎ
요즘 곱창집 장사가 너무 잘된다고 하네요.
내 완전히 새로운 안주의 세상이었습니다.^^
곱창을 먹고 나서 밥도 볶아드신다는 다른 스티미언들의 글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란 일인입니다.
곱창의 길은 멀고도 험하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