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짓말’ 폭로한 일본…“투자금 5500억 달러 아냐”
한국보다 앞서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일본이 대미 투자금 5500억 달러
(한화 약 772조 원) 중 실제 투자는 1~2%에 불과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
다. 이번 발언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한미 관세 협상에도 영향을 미
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2일(현지시간) “미일 간 무역 협상을 주도했던 아카자와 료세이 일
본 경제재생상은 전날 외국 특파원 협회(FCCJ) 강연에서 5500억 달러 투자 약
속과 관련해 실제 투자 금액은 1~2%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대출 및 대출 보증
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알다시피 우리는 무역
협상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관세가 부과되고 협정이 체결되면서, 한 사례만
봐도 9500억 달러를 확보했다. 이어 일본이 5500억 달러, 한국은 3500억 달
러다. 이건 선불(up front)로 받는 금액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미일 양측이 체결한 양해각서에도 선불이
라는 표현은 없었고 ‘수시로’ 금액을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체결한 양해각서는 조약도 아니고 법적 구속력도 없다. 양측이 공통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을 명시한 행정적인 문서”라면서 “(미국은) 투자, 대출, 대출
보증 간의 구분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그동안 일본이 대미 투자금을 이미
선불로 지급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된다.
이보다 앞선 7월에는 일본과의 무역 합의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일본은 관세를
낮추기 위해 5500억 달러를 선불로 줬다”며 “대출 같은 게 아니라 ‘사이닝 보너
스(signing bonus)’”라고 말하기도 했다.
만약 일본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미 일본으로부터 대미 투자금을 선불로 받았
으니 한국 역시 투자금 3500억 달러를 전액 선불로 내놓으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균열은 한·미 관세 협상에도 큰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3500억 달러(약 492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구성과 관련해 대규모
현금 투자인지, 대규몬 대출 혹은 보증인지를 두고 줄다리기 중이다. 한국이 미국
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 달러는 우리나라 GDP의 약 20%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 측 요구대로 막대한 현금을 한 번에 투입할 경우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
다고 판단하고, 현금을 통한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대부분을 대출과 보
증으로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을 제공할 경우 한국이 상당한 외환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미 간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더라도 3500억 달러 전부를 현금으로 투자할 수는 없다는 뜻
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통화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3500억 달러
를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태도가 바뀌질 않고 있고 저희도 물러설 수 없는 상태에서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은 완강하다. 대미 수출은 몇 퍼센트
줄었지만 전체 수출은 지금 오히려 늘었기에 우리는 ‘시장을 다변화하면서 당분간
버텨야 한다’는 이런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APEC 무대가 안보상으로도 중요하지만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계기
가 될 것으로 본다.
본문 이미지: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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