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라면 후루룩!- 우울했던 그들 마음을 열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성민사회복지관 서울마음편의점 관악점. 문을 열자 라면 끓이는 냄새가 작은 공간 가득하다. 모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지친 마음을 치유중이다.
서울시가 ‘마음편의점’을 통해 외로움 치유 실험에 나선지 석달. 외로운 이들은 마음편의점을 디딤돌로 담넘어 세상을 조금씩 보기 시작했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총 1만4639명이 관악·강북·도봉·동대문 4곳의 종합사회복지관에 조성된 마음편의점을 다녀갔다.
기자가 찾은 관악점의 17평 작은 공간도 9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복지관 소속 사회복지사 손수아 씨는 “예상 유입 인원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하루 평균 방문인원 53명. 97명이 방문한 날도 있다.
벽 한켠은 라면이 가득 채워져 있다. 이곳의 라면은 방문객이 직접 조리를 해먹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햇반과 김치, 단무지도 구비돼 있다. 고구마 말랭이 같은 간식도 있다. 모두 무료다.
방문객이 가장 먼저해야 될 일은 ‘외로움 및 고립위험 체크리스트’ 작성이다. 기자도 조리기에 라면을 올려놓고 체크리스트 질문지를 받아들었다. 마음편의점 회원가입은 필수가 아니지만, 체크리스트는 반드시 작성해야 된다. 고립에 따른 위험 징후가 있는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삐~삐~’ 라면 조리가 다됐다는 소리가 들린다. 냉장고를 열고 김치와 단무지를 챙겼다. 체크리스트 항목은 ‘나는 같이 있어 줄 사람이 부족하다고 자주 느낀다’, ‘나는 혼자 남겨진 것 같다고 자주 느낀다’ 등으로 구성됐다.
체크리스트 작성 결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분류되면 사회복지사가 적극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체크리스트 작성 결과 외로움 항목 9점, 고립 항목 3 점중 각각 6점, 1점 이상인 사람이 대상이다.
상담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상주하는 심리상담사에게 면담을 요청할 수 있다. “이야기를 조금씩 하면서 자신의 아픔들을 하나둘씩 털어놓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마음편의점 회원가입은 선택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체크리스트는 필수다.
‘마음편의점’은 서울시가 내놓은 ‘외로움 없는 서울’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외로움이라는 정서적 문제를 지역사회가 함께 풀고, 주민들 간 관계를 형성하며 심리적 고립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싱가포르 언론을 비롯, 영국 등 외신이 서울시의 외로움 치유 해법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찾고 관리가 필요한 고립위험군을 발굴했다는 측면에서는 성과가 나고 있다면서도 다만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서 붐빌 경우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방문을 주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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