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전 버렸던 교황, 장식 없는 관에 눕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21일(현지시각), 세계 곳곳에선 늦은 밤까지 교황을
위한 묵주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기도회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의 성 베드로 광장은 밤 11시가 넘도록 떠나지 못하는 촛불로 어둠이
잦아들었다.
교황청은 21일 저녁 8시(한국시간 22일 새벽 3시) 바티칸에 있는 교황의 거처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입관식을 거행했다. 패럴 추기경은 애도 기간의 시작을
상징하는 교황 관저 봉쇄 의식을 치르며 관저 출입문에 빨간 리본을 달고 문을
묶어 리본에 밀랍 인장을 찍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재위가 공식적으로 종료
됐음을 알리는 의식이기도 하다.
봉인된 건물은 교황의 전통적인 거주지인 사도궁이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사제들의 기숙사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거주했다. 교황청은 이곳도
봉인했다.
교황의 시신은 오는 23일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져 일반인 조문객을 받을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선종 후 4∼6일 사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장례식에 참석하겠다
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1월 ‘교황 장례 예식서’ 개정판을 승인, 장례 절차를
대폭 줄였다. 개정 전 교황의 시신을 안치하는 관은 과거 측백나무와 아연, 느릅
나무로 된 세 겹의 관이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연 내부만 덧댄 목관을
선택했다.
교황의 시신도 원래는 ‘카타팔케’ 라고 부르는 허리 높이의 단상에 안치됐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대한 장식 없이 개방형 관에 누운 채 조문을 받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종 후 바티칸에 있는 성 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다른 곳에
안장될 수 있도록 규정도 개정했다.
그에 따라 교황은 바티칸에서 떨어진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묻히길
바란다는 유언을 전했다.
본문 이미지:한겨레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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