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어느새 나뭇잎은 다 떨어져,
벌거벗은 가지들만 남은 숲 속에
쓸쓸함이 내려앉는다.
길가에 남은 마지막 낙엽들,
발밑에서 조용히 부서지며
사라져가는 계절의 마지막 숨결을 남기네.
그리움은 저 멀리서
하얀 눈을 기다리는 바람에 실려온다.
회색 하늘 아래 멀리 보이는 산마루,
침묵 속에 잠긴 대지,
얼음장처럼 차가운 공기가
마음속까지 스며드는 듯하다.
겨울의 초입, 모든 것이 잠드는 시간.
그러나 이 고요함 속에
또 다른 시작이 있음을 알면서도,
쓸쓸함은 한낱 계절의 노래처럼 퍼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