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백신 사업 본격화…미소 짓는 최창원

in #sk7 years ago

안녕하세요. 최근 스팀에 가입한 스티머입니다 ~ 주식과 암호화폐를 투자관점에 논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SK케미칼이 전일 장 마감 후 빅 이벤트 3건을 쏟아 냈습니다. 정리하면 1) 사노피에 백신 기술수출 2) 백신사업부 분할 예정 3) SK유화 흡수합병입니다.

투자판단관련주요경영사항에 따르면 SK케미칼은 미국 사노피와 세포배양 백신 기술수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규모는 총 1억5500만 달러로 원화 기준 1700억원입니다. SK케미칼은 지난 2014년에도 사노피와 폐렴구균백신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명실상부한 백신 분야의 강자인 SK케미칼이 또 한 번의 축포를 터뜨린 셈입니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로망은 기술수출입니다. 전일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이유입니다.

다만 필자는 SK유화 흡수합병, 백신사업부 분할 예정에 더 관심이 갑니다. SK케미칼이 본격적으로 기업가치를 올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SK유화 합병으로 화학사업부 효율성 개선

SK유화는 SK케미칼이 지분 100%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입니다. SK유화는 DMT(디메틸테레프탈산)란 화학 소재를 만듭니다. SK케미칼은 DMT를 SK유화로부터 매입해 친환경 플라스틱인 CDHM(사이클로헥산디메탈올)의 원료인 ‘코폴리에스터(PETG)’를 생산합니다.

SK케미칼이 SK유화를 합병하면 DMT – PETG - CDHM으로 완성되는 친환경 플라스틱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한 회사가 원료 공급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가능하니 비용효율 및 가격경쟁력 등을 갖출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사노피 기술수출에 머물지 않고 백신 사업부를 분할해 독립 법인을 세우기로 결정합니다. 글로벌 백신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핵심 사업부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백신 사업부를 분사하겠다는 것은 물적분할의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야만 SK케미칼의 100% 자회사가 되기 때문이죠.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주주들과 지분을 나눠 가져야 하는데, 그럴 리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적분할이 호재로 작용하는 이유

사실 물적분할은 펀더먼탈 관점에서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사업부로 있는 것을 분리해 하나의 회사로 세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호재로 인식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 비빔밥이 있습니다. 갖가지 야채와 계란후라이, 소고기 고명을 올려 놓고 비벼 먹는 음식이죠. 요즘 윤식당에서 비밤밥의 인기가 대단하죠 ~

다양한 재료들이 하나로 버무려져 특유의 맛을 내는 것도 좋지만, 재료 하나하나 관점에서 생각해 봅시다. 만약 비빔밥에 올라가는 소고기 고명이 특등급 한우였습니다. 게다가 등심 부위(그럴 리는 없지만^^;)였습니다. 비빔밥에 올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고급 스테이크로 쓰인다면 분명 값을 훨씬 더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분할도 마찬가지입니다. SK케미칼은 각종 화학 및 가스, 제약 사업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사업 틈 바구니 속에서 백신 사업부만의 가치가 부각되기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특히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것 세부내용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 분사 후 적극적으로 SI(전략적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기업공개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함

단순히 백신사업부를 분할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최종적으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업공개를 통해 제약바이오 섹터에 편입되면 시장가격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쏟아져 나오는 빅 이벤트…미소 짓는 최창원

그런데 왜 이 시점에 이와 같은 빅 이벤트들을 실시했을까요. 모든 기업의 이벤트 대주주 관점에서 풀어볼 수 있습니다.

SK케미칼의 대주주인 최창원 씨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입니다. 과거에는 한솥밥을 먹었지만 SK그룹의 덩치가 커지면서 최 씨 일가는 각자 제 갈 길을 찾아갈 때가 온 것입니다. 과거 삼성이 CJ, 신세계 등으로 나눠진 것처럼, 현대가 자동차, 중공업, 백화점 등으로 분리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창원 회장의 SK케미칼 보유 지분은 22.4%에 불과합니다. SK그룹에서 따로 떨어져 나가기엔 뭔가 아쉬운 지분율입니다. 이에 따라 수년간 최창원 일가는 장내매수를 통해 SK케미칼 지분을 늘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지주회사 분할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어 계열분리를 위한 카운터 펀치를 날립니다. 분할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진 후 나중에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율 요건 충족을 위해 사업회사 주주들을 대상으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입니다. 지주회사 주식에 관심이 없는 투자자들은 청약을 기피할 것이고 대량으로 발생한 실권주를 최창원 일가가 독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최창원 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율은 상승합니다. 경영권 강화를 통해 계열분리의 마지막 단추를 끼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분할을 통해 SK케미칼은 SK디스커버리란 지주회사와, SK케미칼이란 사업회사 두 곳으로 분리돼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창원 부회장이 경영권을 더욱 더 강화하는 방법은 SK케미칼 주가가 오르는 것입니다. 이 경우 SK디스커버리가 SK케미칼 주주 대상으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주식 교환)를 실시하면 최창원 부회장이 갖고 있는 SK케미칼 주식으로 SK디스커버리 주식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사업회사인 SK케미칼 가치가 오르면 오를수록 최 부회장의 경영권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SK유화와의 합병, 백신 사업부의 분할 타이밍은 상당히 의도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기술수출 건도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 한 뒤 지주회사 요건 충족에 2년의 유예기간을 줍니다. 2년간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의 가치를 어떻게 올릴 것인지, 과연 의도대로 잘 진행될지 지켜봐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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