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이 건강검진 받기(2)

in #sharehow7 years ago (edited)

#sharehow 에 맞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이어서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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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은 여기에서
https://steemit.com/sharehow/@nowhereus/1

(지난 편 요약)

미국에서 아이를 교육기관 (프리스쿨, 초등학교)에 보내려면 School Health Form을 제출해야 한다.
School Health Form은 소아과, 혹은 보건소에서 가능한데, 소아과에 현지 보험 없이 가면 약 $200불 정도를 내야한다.
미국 병원은 진료 후 내가 수납해야 할 액수가 곧바로 정해지지 않고 당일에는 co pay라 부르는 일정 금액의 당일 수납액만 지불하고, 보험가입 여부와 그날 어떤 서비스를 받았는지에 따라 수 주 이후 청구서가 날아온다.

(본편 시작)

여기 와서 힘든 것 중 하나를 들자면, 내가 찾고자 하는 그 서비스를 여기서는 대체 뭐라고 부르는가? 에 대한 고민입니다.

“보건소”를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찾아봅시다.

다시 구글을 켭니다. 그리고 한글로 “보건소 영어로” 라고 검색해봅니다. “Public Health”라고 하네요.

다시 구글에서 “동네 이름+ Public health”를 치고 엔터! 근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초록창을 가 봅니다. 그리고 “미국 보건소”를 검색합니다. 친절하신 블로거님들의 시행착오기가 담겨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정보들이 스팀잇에서도 발견될 수 있길 바라며....

몇 개를 클릭해서 보니 공통적으로 “community health center”가 한국의 보건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하네요.

미국이 주 단위의 자치제도가 정말 잘 되어있다고 생각하는 점은, 지역마다 보건소의 재정주체, 운영방식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다시 구글에서 우리동네 + community health center를 검색해봅니다. 구글 map 상단에 뜨는 곳에 전화를 합니다.

전화로 업무를 처리하는건 정말 피하고 싶은 일 중 하나지만, 어쩔 수 없으니 합니다.

전화해서, n살인 내 아이의 well check up을 받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말합니다. 당연히 “여기 와 본적 있냐”라고 물을겁니다.

“아니”라고 말하면, 보건소 이용자격에 대해 설명해 줄겁니다. 당신의 소득에 따라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가 정해지고 블라블라... 그럼 물어야죠, 내 소득을 뭘로 증빙하냐고,

  1. 미국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소득이 있는 구성원 모두의 한달 치 월급 명세서(pay slip)
  2. 미국에서 세금 보고를 한 적이 있다면, 가장 최근 연도의 세금보고 자료

보통은 이 서류 작업이 끝난 후 보건소 이용자격이 있는지를 판단하여 서비스를 받지만, 바쁜데 여러 번 왔다갔다 할 수 없으니, 예약일에 서류를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추가정보, 만약! 보건소 이용 자격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첫째, full price를 내고 서비스를 이용할 건지, 둘째, 이용하지 않을 건지 선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물었죠, 6세 남아 기준으로 full price 가 얼마인지.

답은 “모른다” 입니다. 아... 세상 답답. 제 답답함이 수화기 너머로 전해졌는지 접수직원이 덧붙입니다. 한 번 방문에 최소 $100-150이 드는데, 그날 의사 선생님이 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게 있어서 추가로 검사 혹은 처치가 들어간다면 비용이 더 들 수 있다.

일단 가장 빠른 날짜가 언제냐(What is the earliest date for appointment?)고 물어봅니다.

예약일.

접수직원에게 소득증빙을 내밀었습니다. 작성해야할 서류들을 주네요. 열심히 작성하고 있는데 우리를 다급하게 부릅니다.

“너네 가족 모두 몇명? 다른 애 있음?”
“아니”
“지금 너네 소득이 너무 많아서 full price 내야하는데 어떨래?”

그래서 설명했죠, 혹시 지금 제출한 전달 기준*12 한거냐고, 이게 1년 내내 guarantee되는 금액이 아니라고. 그리고 물었습니다. 3인 가구 기준 너네 기준액이 얼마냐고. 대답을 해주길래 지난 해 세금신고액과 비교해봅니다.

턱도 없이 부족합니다. 속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그만큼 벌면 여기 안오지.... (라고 하지만 시설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하)

일단 온식구가 출동했으니 검진은 받고 가기로 합니다. 보건소 도착 후 약 45분 만에 진료 공간 입성에 성공합니다.

먼저 간호사가 나와서 아이를 부르고, 키와 몸무게를 잽니다.

신체 계측이 모두 끝나고 나면 진료실로 들어가서 혈압 이외에 기초 사항들을 체크합니다.

이때, 예방접종기록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최근까지의 기록이 있다면 제출하면 되고, 이전에 한 번이라도 school health form을 작성한 적이 있다면, 아마 기록이 남아서 확인이 가능할겁니다. 다행히 오늘 우리 아이는 아무 주사도 안 맞아도 된다고 하네요.

간호사가 나가고 한참을 기다리면 의사가 들어옵니다.

한국의 문진에 해당하는 사항들을 양육자와 검진 대상 아동 모두에게 물어봅니다.

아이에게 이름과 학교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아마도 언어 인지 발달 여부를 체크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고 묻습니다. 캔디라고 합니다. 아...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이 질문을 바꿔서 물어봅니다. 가장 좋아하는 야채가 뭔지, 고기는 잘 먹는지, 뭐 기타등등. 저는 옆에서 보충 설명을 빙자한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이어서 잠은 언제 자는지, 학교에서 얼마나 머무는지, 하루 일과와 관련된 것들도 묻습니다.

계속 대화만 이어지자 지루해진 비글이 묻습니다. 우리 대화하다가 집에 가냐고.

의사쌤이 웃으며 말합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해.

눈, 귀, 입안 등을 체크합니다. 무릎과 팔꿈치의 반응력도 체크합니다.

청진기로 호흡기와 소화기 쪽 소리도 들어봅니다.

그리고 제 도움을 요청하며 물어봅니다. “선생님이 네 속옷 안에 있는 부분을 봐야하는데, 이건 원래는 엄마 아빠한테만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야. 지금 네가 이걸 보여줄 수 있는건 엄마아빠가 여기 함께 있기 때문이야.” 그리고 촉진을 합니다.

이것으로 체크할 건 다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양육자인 우리에게 물어봅니다. 아이의 건강 관련 질문이 혹시 있는지.

한국에서도 키와 몸무게가 많이 미달했던 터라, 적정 퍼센타일 안에 들어가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습니다.

나이 관련 퍼센타일 곡선과 아이의 현재 상태가 표시된 그래프를 보여줍니다. 다행히 정상 범위 안에 있다고 하네요.

이것으로 아이의 well check이 끝났습니다.

저희의 소득 증빙 서류를 제출하고 낸 금액은 $50. Full price가 $200인데, 75퍼센트 할인 받았네요.

이 소득 관련 서류 제출 후 받은 등급(?)은 1년간 유효하다고 합니다.

한국이라면 3,300원에 해결했을 과정인데, 의사 선생님과 함께 있었던 시간이 15-20 분 정도 되니, 한국의 3분 진료에 비해 낫다고 생각해야 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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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의 병원진료비용은 매우 비싸다고 알고 있었지만 상당한 차이가 나는군요^^ 국내에서도 선생님마다 진료시간 차이가 꽤 있긴 하더라구요. 어느 병원가니 선생님과 앉아서 10~15분 정도 길게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런 병원이 많아져야 할 텐데요..^^

그냥 아무 일 없이 가서 의사 얼굴만 보는데 약 $200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출국 전에 어지간한 백신 다 맞고 갔다고 생각했는데도 중간에 두 개 정도 맞아야 했어요. 주사 한 대 당 $200.
유학생들이 팔이나 다리 부러지면 응급처치만 하고 한국행 비행기 탄다고 해서 설마... 했었는데,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짧게 짧게 끝낼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인 것 같기는 해요. 수가 이하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요.

한국도 점점 예약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도입되고 있으니 장기적으로 한 시간에 몇 명 이상은 예약 받지 않는 시스템으로 가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말 비싼 의료체계군요.. 국내에는 과연 도입이 될까 의문이긴 합니다. 단시간에 많이 보고 얻는 수익에 비례해서 의사들이 과연 마음이 바뀔지 말이죠..

한국은 단시간에 많이 봐야 일정이상의 마진(?)이 가능한 구조가 아닐까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미국 의료시스템은 한국에 도입하도록 권하고 싶은 시스템은 절대 아니라는...

음 그렇더라구요. 뉴스들을 봐도.. 미국 쪽의 의료시스템 말고 국가에서 전액 부담하는 형태의 다른나라 의료시스템을 예를 드는게 대부분이더라구요.

미국인들도 자국 의료시스템에 대해서는 정말 고개를 절레절레....

누구나 치료받을 권리가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네요.. 타국에서 화이팅입니다!

이루어져라!

감사합니다^^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