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는 장소에 대하여 - 서점

in #sct-kr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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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엘 자주 갑니다. 책을 좋아한다는 흔한 이유 이외에도 서점 특유의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서가나 매대에 놓여있는 새 책의 차가운 감촉과 종이 냄새, 각자 책 고르기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곳이 서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서점은 책을 사고 파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유익한 강연도 듣고, 시원~한 아메리카노에 디저트도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모했습니다. 굳이 책을 사겠다는 목적이 없어도 할 것이 무궁무진한 장소가 되었죠.

7-8년 전, 광화문 K문고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하고, 직접 매장으로 찾아와 주문한 책을 받아가는 서비스였습니다. 당시 맡았던 일은 주문 리스트를 확인하고, 각 코너를 훑어 주문한 책을 찾아 고객이 방문 시, 내어주는 역할이었습니다. 하루종일 눈을 부릅뜨고 빽빽한 서가를 훑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부터 서점에 대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환상도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특히나 주말의 대형 서점은 돗떼기 시장을 방불케하는 많은 사람들로 저의 혼을 쏙 빼놓았습니다. 티비를 켜면 날이 갈수록 대한민국의 독서율이 저조해지고 있다고 떠드는데, 밀려드는 수 많은 인파를 보며 서점에는 이렇게나 사람이 많은데... 멍했던 기억이 납니다. 광화문 광장 분수에서 뛰어놀다왔는지 유난히 옷이 젖은 아이들로 북적거렸던 어린이날도 생생하네요.

몸은 힘들었지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책을 직접 찾아주는데서 오는 성취감, 좋아하는 장소에서 머물 수 있다는 느낌, 무엇보다도 좋은 사람들과 떠들썩하게 일할 수 있어 즐거운 한 때였습니다. (사회 생활을 시작한 이후에도 그 시절에 느꼈던 뿌듯함을 뛰어넘을 만한 경험은 없었던거 같네요. 서점 체질인가.)

생각해보면, 서점만큼 위화감이 덜한 곳도 없는 것 같습니다. 약속 시간이 붕 떴을때나, 마실을 나와도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곳, 굳이 소비를 하지 않아도 눈치보지 않고 자유롭게 거닐수 있는 몇 안되는 곳이 바로 서점입니다. 혼밥혼술로 대표되는 1인 문화가 많이 생겨났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우리 마음 한 켠에는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밥을 먹는 것에 대한 일말의 낯섦(어색함)은 아직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믿고 싶네요.)

하지만 혼자 서점에 간다는건? 아무렇지도 않죠! 혼자온 사람이건, 함께 온 사람이건 위화감 없이 어울려 머물다 갈 수 있는 그곳, 서점.

적다보니 길어지는 서점 예찬은 퇴근 후에 들이킬 시원한 맥주를 기대하며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즐겨찾는 아지트같은 그 곳이 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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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도 척척 잘 쓰시네요^^ #liv #zzan 태그도 함께 사용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여친과 함께 도서관이나 서점에 들러서 책을 읽기보다는 특유의 책 냄새를 맡는 걸 좋아라 합니다. 제가 있는 곳에는 책 종류가 많지가 않다보니 강남 교보 같은 곳에 오래간만에 들르면 정말 신세계가 따로 없는 것 같아요 :)

감사합니다. 작성하다보니 아래 태그 예시가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네요 :)
다음엔 말씀하신 태그도 달아봐야겠습니다.

신세계 공감합니다.ㅎㅎ 특히 평일에 연차쓰고 가면 한껏 더 여유로워지는거 같습니다.
요새 오프라인 대형서점 대다수가 앉아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 시설을 잘 해두었더라구요.

저 같은 경우는 서점에서 보면 책이 잘 안 읽혀서, 서점에선 구경하거나 맘에 드는거 있음 구입하고, 집에서 편하게 집중해서 보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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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T천사의 오늘의 미션! (8월 16일)
https://www.steemcoinpan.com/sct/@sct1004/sct-8-16
미션 참가해보세요~~
매일 매일 이런 이벤트를 하고 있어요.
내일부터 무조건 참여해보세요~
적응 하시는데 많이 아주 많이 도움이 되실거에요~~

내일은 내일 포스팅으로 미션이 올라옵니다.
아침에 확인하시고 하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팔로우 했습니다 :) 이젠 미션 수행도전! ㅠ

서점이 혼자 힐링하기에 딱이죠.

특이한 컨셉의 서점도 많이 등장하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 특정 기간 동안 딱 한 권만 파는 서점도 있었습니다. 한 권의 책에 집중해서 관련 내용으로 공간을 구성해놓았더라구요, 블로그로 구경했지만 뭔가 전시회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도 서점 자주 가요
책도 보고 문구도 보고 ㅎㅎㅎ

https://www.steemcoinpan.com/sct/@sct1004/sct-8-18
천사님 이벤트도 소개하고 갑니다~
천사님도 다녀가셨네요 ㅎㅎㅎ
팔로우도 완료^^

소일거리 즐기기에 딱인 장소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