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2 이재명 정권의 시대착오적 한미동맹 제1주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재명 정권이 한미동맹을 최우선 가치라고 천명하고 나선 것을 미국과 관세협정을 위한 일종의 정치적 제스츄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렇게 좋게만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재명이 한미동맹을 최우선적 가치라고 발언한 것은 앞으로도 여전히 미국의 패권적 지위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국 언론들은 그리 중요하게 다루지 않고 있지만 최근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 매우 중대한 두가지 사건이 발생했다.

첫째는 중국의 2개 항모전단이 제2도련선을 돌파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7월 27일 중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J-20이 대한해협을 통과했고, 한미일 모두 이런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국 항모전단의 제2도련 돌파이후 가장 크게 놀란 국가는 일본이었다. 일본은 중국 항모전단의 제2도련선 돌파를 보면서 현재 자신들이 생각하는 미국 중심의 안보구도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의 제2도련선 돌파는 한국이 이미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하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 앞으로 미국은 제1도련선 안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군사문제에 있어서 힘의 역학관계의 변화는 정확하게 현실로 적용된다. 북한의 전술핵무기가 실전배치되자 동해에서 미국의 항모전단이 진입하지 못하게 된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다.

한국의 입장에서 중국의 J-20이 대한해협을 통과했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먼저 중국이 하필이면 한국전쟁 정전기념일인 7월 27일에 J-20으로 대한해협을 통과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중국이 한미일 3국에 대해 분명한 정치적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하겠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중국에 대항하는 미일한 3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섣불리 가담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하겠다.

한미일 3국 중 아무도 중국의 J-20 전투기를 탐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해상은 물론 공중에서도 중국이 미국에 대해 우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만일 이번 중국 J-20이 실전으로 비행했다면 한반도의 미군기지와 한국의 주요표적은 상당한 수준으로 파괴되었을 것이다. J-20은 미국이 F-35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나다. 항속거리가 길어서 한반도 전역 및 일본열도의 상당부분까지 중간급유없이 작전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의 경우와 같이 스텔스 기능도 F-35보다 훨씬 뛰어나다. 앞으로 중국이 J-20을 추가생산해서 작전배치하면 동북아지역에서 힘의 균형은 완전하게 기울어 버릴 것이다. 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렇게 본다면 미국이 군산비행장에 F-35를 추가배치한다는 구상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하겠다.

이처럼 군사적 균형이 이미 기울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정권이 한미동맹을 최우선적 가치라고 주장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특히 현재의 미국은 우리가 알고 있던 과거의 인권과 민주주의의 모범적인 국가가 아니다. 이미 미국은 그들이 주장했던 민주주의의 기본적 가치를 내팽겨치고 있다. 미국이 이미 민주적 가치도 스스로 포기하고, 동북아지역에서 군사적 영향력도 급격하게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을 지상의 가치라고 주장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란 말이다.

이재명 정권은 현재 한국이 미국을 대상으로 거두고 있는 무역흑자 때문에 한미동맹을 지나치게 강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이미 시대착오적이라고 하겠다. 이번 관세협정으로 한국은 미국에서 거두는 무역흑자 규모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설사 무역흑자를 거둔다고 해도 그 돈은 모두 미국으로 가야 한다. 한국은 미국과 무역을 통해 점점 더 이익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한국기업이 미국에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한국이 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이 아니다.

미국이 이렇게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은 당연히 다른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시장을 확대하고 다변화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 상품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재명 정권은 당연히 해야할 새로운 접근을 하지 못하고 어차피 상실할 수밖에 없는 과거의 무역흑자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과거를 지향해도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그런 제도적 장벽보다는 차라리 우리가 노력해서 중국과 경쟁을 해서 이기는 것이 더 용이할지도 모를 일이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한국이 한미동맹 제1주의를 주장하면 중국으로의 진출도 쉽지 않아 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권에 있어서 앞으로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위기와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중요한 상황인데, 이재명정권은 미국의 요구대로 중국과의 경제적 대결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이재명 정권이 운신의 폭을 더 이상 넓히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며칠전 김여정이 한국의 이재명 정권과는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한 것은 향후 동북아 국제정세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이재명 정권의 기대와 달리 앞으로 이재명 집권기간동안 남북관계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 이재명 정권은 사실상 국민의힘과 거의 다르지 않은 경로를 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굳이 정권을 바꿀 필요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었다면 국민의힘을 견제라고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한목소리로 미국만세를 외치고 있다. 한국에 야당도 없고 진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