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14 이재명의 '전작권 환수' 공약, 자주독립국가의 출발이라는 기대와 우려

이재명은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이지만 그가 제시한 공약은 매우 긍정적이다. 김문수는 도덕적이고 청렴하지만 그가 제시한 공약은 반동적이다. 김문수는 선거에서 당선되겠다는생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는 이미 끝났다.

자유롭고 도덕적이지만 미국에 자신의 것을 모두 내어주고 일본에 굴종하는 지도자가 이끄는 국가와 자주적이지만 전제적이고 도덕적 결함이 많은 지도자가 이끄는 국가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후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자주적이지 못하면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전제적이고 비도덕적인 지도자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그러나 80년 넘게 지속되어온 매판적 권력체제를 뒷받침하는 전작권환수는 그 어떤 희생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국가가 자주적인 상태가 되면 대중도 스스로 옳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의 삶을 규정하고 있는 가장 큰 질곡에서 벗어나면 국내정치적 질곡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이재명의 공약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은 '전작권환수'이다. 전작권환수와 전작권전환은 비슷한 말같지만 의미가 많이 다르다. 노무현 정권당시 전작권환수라는 말을 사용했다가 반대에 직면해서 전작권전환이라는 용어로 바꿨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이재명 캠프가 과감하게 전작권'환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하겠다. 현재 전개되고 있는 지정학적 격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전작권 환수이다. 국방문민화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국방장관을 민간출신으로 임명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같다. 민간국방장관 임명은 전작권 환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군출신국방장관은 절대로 전작권환수 작업을 수행할 수 없다.

국방장관을 민간인으로 임명하기 위해서는 한국적 안보상황을 고려하여 국방부는 부장관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합참을 장악하고 전작권환수 작업을 수행해나갈 유능한 군출신 인사를 임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정부조직법의 개정도 필요할 것이다. 현재의 국방차관으로는 장관유사시 합참의장을 장악하거나 각군참모총장을 장악하기가 어렵다.

전작권 환수작업은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실행할 실무적인 여건과 능력의 확보가 중요하다. 국방장관의 통제하에 국방부장관이 실무작업을 추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통령실은 분명한 목표와 방향 그리고 완수기한을 설정하고 감독해야 한다. 민간출신 국방부장관을 임명해도 그가 언제 어떻게 마음이 바뀔지 모른다. 현재 한국군의 경험상 전작권 환수를 추진할 만한 역량을 갖춘 장교들이 거의 없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나 한국군 장교의 지적수준은 뛰어나다. 집권초기부터 방향을 잘 제시하고 관리감독만 잘하면 전작권환수작업은 2-3년 정도면 충분하게 완수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작권환수란 한국군 단독으로 한반도 작전을 지휘할 새로운 전투사령부를 만드는 작업이다. 과거 지작사 참모부를 만들때 최초 구성을 필자가 만들었다. 그때 지작사를 전잔권 환수 이후의 상황까지 고려해서 설계를 했다. 필자가 전체적인 구상을 해놓고 자리를 떠났고 같이 일하던 대령급 장교가 완성을 했다. 당시 작업을 할때 소령급 중령급 장교들의 희망과 기대에 찬 눈망울이 떠오른다. 매우 유능했지만 그들 대부분 제대로 진급을 하지 못했다. 지작사 참모부 편성안은 이후 실제 구성되는 와중에 누더기가 되어 버렸지만 그 구상은 여전히 남아 있다. 노무현 정권당시 군내부에서 진행되었던 전작권전환 작업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무의미하다.

전작권 환수작업은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일이다. 아마 이재명이 선거기간 중에 암살을 당한다면 극우세력의 분노가 아니라 전작권환수 문제 때문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하겠다. 전작권 환수작업은 단순하게 지휘권을 한국군으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작업이다. 전작권환수없이 진정한 남북관계의 발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동안 주장했던 '인문지리적 억제'의 전제조건으로 전작권환수와 유엔사의 정전체제 유지기능의 환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작권환수와 함께 비무장지대에 대한 관할권을 유엔사에서 한국군으로 가져오는 작업도 선행되어야 한다. 미국의 반대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군출신과 한국군내부의 반발일 것이다.

안보와 국방의 프레임에 관한 부분은 대통령 공약중에서 가장 중요하다. 당연히 제1번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의 기본적인 직무는 국가를 방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 문제는 그 다음의 과업이다. 한국에서 대통령의 최우선적 과업이 항상 후순위로 밀려있는 것은 자기 국가를 스스로 지키지 못했기때문이다. 북한의 김정은을 보면 한국가의 지도자가 어떤 분야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동안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안보와 국방에 관한 과업을 항상 저 뒤에 미뤄놓은 것은 한국이 자주적인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재명이 자신의 공약에 전작권환수를 올려놓았다고해서 이런 과업을 제대로 추진할 것인지는 의심스럽다. 그는 항상 좋은 말을 했지만 믿을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언제 말을 바꿀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전작권 환수작업을 추진한다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어 독재를 하던 전제를 하든 그 어떤 희생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