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3 정치적 변동의 뒷무대를 움직이는 세력은 항상 존재한다.
그냥 자연적인 정치적 변동은 없다. 정치적 변동에는 항상 핵심세력이 존재한다. 문제는 그런 세력들이 고도로 조직되어 있는가 아니면 느슨한 연대에 불과한가, 혹은 공개된 조직인가 아니면 뒤에서 움직이는가 하는 차이 뿐이다. 정부수립후 한국은 몇번의 민중봉기가 있었다. 4.19, 80년의 봄, 5.18광주, 6.29, 2016년 촛불이 그것이다. 그중에서 성공한 것은 4.19, 6.29 그리고 촛불이었다. 성공한 경우에는 경찰이나 군대가 동원되어 막아내지 않았을 경우다. 봉기의 강도를 보자면 80년의 봄이나 5.18광주도 성공한 세차례의 봉기 못지 않았으나 군대가 동원되어 막아냈다. 비단 한국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전세계에서 일어난 거의 모든 봉기에서 성공한 경우 공통점은 정치지도자가 군대를 완전하게 장악하지 못했거나, 군대를 동원할 엄두를 내지 못했거나, 군대가 정치지도자의 명령을 거부했을 때다. 한나 아렌트는 어떤 민중봉기도 강력한 군대앞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군대가 봉기를 막는 관점에서 중요하다면, 봉기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얼마나 강력하게 조직되어 있는가이다. 강력한 봉기의 주체세력이 존재해야 한다. 봉기 주체세력의 강력함은 두가지 요건이 있는 것 같다. 첫번째는 강력한 조직이다. 그것은 볼세비키 조직과 같은 경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볼세비키 정당이 강철의 규율을 요구한 것은 강력한 조직이 아니면 봉기나 혁명에서 성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조직의 은밀성이다. 조직이 은밀해야 한다는 것은 조직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고, 또 봉기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데도 중요하다. 특히 대중들에게 자신들이 봉기의 주역이라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많은 대중을 동원할 수 있다. 많은 군중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조직이 은밀하게 체계적으로 움직일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이다.
봉기와 혁명의 성공에는 군중들의 자발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자극적인 소문을 낸다. 선전선동이 난무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프랑스 혁명에서 마리 앙투와네트를 둘러싼 소문이다. 한국에서는 촛불혁명 당시 박근혜를 둘러싼 가지가지 소문이 돌았다. 박근혜가 청와대에서 무당을 불러 굿을 한다든지 박근혜가 공관에 앉아서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종일 TV 드라머를 보고 있다고 하는 등의 소문이었다. 군중을 흥분하게 만드는 소문들이다. 이런 소문들은 군중의 증오가 자생적으로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상당수의 경우 고도로 기획된 경우도 적지 않다.
제2차 대전이후 발생한 상당수의 봉기가 서방의 정보기관에 의한 정치공작이란 주장도 있다. 색깔혁명 거의 대부분이 미CIA의 작품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놀랄만한 것은 러시아 측은 한국의 촛불혁명도 성공한 촛불혁명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의 천안문 사태도 실패한 색깔혁명이었다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제국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런 정도의 색깔혁명은 당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제국은 제국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국제정치의 본질이다. 해당국들은 강대국들이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그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제국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개입을 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가는지는 알 수 없다. 그것은 가장 은밀한 비밀에 속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정보작전(information operation)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정치공작이라는 점이다. 정치공작의 경우 대부분 의혹의 범위에서 한치도 더 들어가기 어렵다. 그래서 많은 경우 음모론으로 치부되고 만다. 그러나 음모론이 사실에 더 부합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미국이 한국의 국내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유아적 사고방식이다. 미국에게 있어서 독일, 일본, 한국과 같은 나라는 제국을 유지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국가다. 이들 국가가 미국 제국의 이익을 지키는 역할에서 일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미국 CIA의 가장 중요한 임무일 것이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런 것을 객관적인 사실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한국 정치에 어떤 힘들이 작용하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 등장 당시 그 뒤에 미국이 있다는 말이 돌았다. 윤석열이 검찰총장으로 재직시 미국의 FBI 국장이 방한하여 다음 대통령으로 윤석열이 낙점되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미국이 윤석열을 지명했다는 소문이 헛소리가 아니라고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어 보여준 친미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이 아닌가 한다. 국익에 심각한 손상이 되는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권이 무리하게 친미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 탄핵이후 문재인이 보여준 반북 친미주의적 행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하겠다.
최근 들어서 한국정치에서 뭔가 이상한 조짐을 느낀다. 김건희 문제에 조중동이 모두 한목소리로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하겠다. 현재 김건희 문제는 국민의힘 당내에서 먼저 시동이 걸린 것이 아니라 조중동이 먼저 강력한 입장을 표명했다. 가장 먼저 동아에서 김건희 문제를 제기했다. 그 이후 조선과 중앙도 그 뒤를 따랐다. 한동훈은 처음에는 유보적인 입장이었으나 이후 조중동의 입장을 따라서 강경한 대응으로 선회했다.
이번에 조중동이 움직이는 것은 뭔가 심상치 않다. 그 뒤에 누가 있는지 어떤 세력이 있는지 매우 궁금하다. 이번 움직임은 윤석열이 검찰총장을 할때와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는 미국의 힘이 강력하게 작용한 것 같다면, 이번 조중동을 움직이는 힘은 또 다른 무엇인가가 작동을 하는 것 같은 분위기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을 뿐이다. 잘 관찰하고 있으면 그 것이 어떤 세력인지 드러날 것이다.
만일 한겨례와 경향이 조중동이 김건희를 비판하는 것처럼 이재명을 비판했다면 이번 총선은 무조건 더불어민주당이 이길 수 있었다. 야당은 단일대오를 주장하고 있지만 단일대오만으로는 승리하지 못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한겨레와 경향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들은 응당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 패배의 일등책임자가 될 것이다.
<유튜브 러시아 학당에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