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때의 '리더십'은 왜 회사에서 빛이 바랠까?steemCreated with Sketch.

in #leadership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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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조직에서는 그 어떤 포지션에 있든 간에 ‘리더’가 되라는 말을 참으로 많이 사용하곤 한다.

실제 어떤 직급이든 리더십을 발휘해야 일을 진취적으로 해나갈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이 ‘리더십’
그런데 참으로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자발적으로 리더를 '자청'하던 동아리 회장,
각종 수업에서의 조장과 팀장이던 그 사람들이,

이상할만큼 조직에 가면 그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조직 자체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생겨난다.

'너는 좀 리더십/오너십을 가질 필요가 있어'라는
피드백을 줄기차게 듣는 사람들도 오히려 이런 부류이다.

이러한 일은 왜 생겨날까? 그리고 이런 일은 어떻게 바꾸어 나가야 할까?
자발적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의 특성을 알면 조직이 대처해야 하는 방안을 역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자발적 리더십을 가진 자들에게' 회사는...

  1. 단거리 선수에게 마라톤을 뛰게 만든다 - 성과가 가시화 되는 기간이 너무 길다

학생 시절 이들이 어떠한 조직의 장을 맡아서 일을 시작하고 성과를 얻어내는데에 걸리는 시간은 짧으면 한 학기의 시작과 끝인 3개월, 길면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 외에도 단순한 이벤트를 하나 기획하고 그것을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 데 까지 걸리는 시간을 결코 1년을 넘기는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즉 학생 시절 리더를 자청하는 사람들은 보통 'Short term achievement'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며 단기간의 성과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단거리 선수'들인 셈이다.

그러나 조직에서는 어떠한가?
'성과'라는 것이 단순히 '잘했어'라는 칭찬이 아닌 이상
짧게는 '고과' 길게는 '승진'으로 연결 되는 것이 바로 '성과'가 될 것이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고과는 1년에 한 번, 승진의 경우는 보통 3-5년에 한번 씩 일어나는 일이니,
단거리 선수들에게는 그야말로 답답할 노릇이다.

그래서 초기 3-6개월을 열심히 달리다가도 어느 순간 보면 푹 퍼져 버리고 만다.
자신이 지금껏 겪고 생각해왔던 '성취의 Period'와는 너무도 다른 세상이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이다.

  1. 공격수에게 자꾸 수비를 시킨다 - 나는 실행을 해 왔는데, 자꾸 논리를 세우게끔 시킨다.

사실상 자발적으로 리더를 자청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이유는
좋게 말해서 '자신의 의견에 무게를 실을 수 있기 때문에' 선택하는 경우라고 말할 수 있고,
나쁘게 말해서 '자기의 말에 사람들을 질질 끌고 갈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선택하는 경우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결정에 힘이 실린다는 것은 그 결정이 옳든 옳지 않든,
주장에 대해서 어느 정도까지만 근거를 실으면 다른 사람들이 따라와 준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이다.
(물론 얼토당토 않은 주장이라면 당신을 리더로 추켜 세워 준 사람들도 반대할 것은 자명하니 이 경우는 제외하자)

모든 결정은 치밀한 논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과감한 제안과, 그것을 밀어 붙이는 실행력이 더욱 중요할 때도 많다. 즉, '자발적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은 '공격'에 능한 공격수인데, 자꾸만 조직에서는 신입사원이라는 이유로, 갓 이직을 해 왔다는 이유로 '논리'를 요구하는 '수비수' 역할을 시킨다.

'나는 분명 이게 논리적으로 빈틈이 없는게 아닌건 알지만 반드시 되게 만들 실행력이 있는데'

'증명도 못하는게 하긴 뭘 해?' 라고 자꾸만 이야기와 핀잔을 자꾸만 듣는 순간,

포기해 버리게 된다.
'나는 공격을 못 하는 신분이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1. 나는 숲을 보는 사람인데, 자꾸 나무 한그루를 가지치기 하라 한다 - 내가 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너무나 제한적이다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리더는 좀 더 먼 곳을 바라보는 역량을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그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해당 조직은 반드시 실패로 굴러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발적 리더'들은 보통 자신들이 다른 조직에서 성공을 해 본 경험이 분명 있다. 그러한 성공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조직에서도 나의 비전과 전략을 짜고 싶어한다. 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되어야 하고, 자연스레 그들은 리더의 자리를 자청하게 된다.

그러나 조직에서는 어떠한가? 신입사원인 당신이, 경력이 짧은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비전을 보는 일이 결코 아니다. 아무리 기민하고 민첩한 조직이라 해도 조직은 아직 당신을 검증할 시간이 필요하고 당신에게 조직의 명운을 뒤바꿀 수 있는 커다란 일을 맡기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직 입장에서도 이는 당연한 것이다.

  1. 그들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단 2-3개월 만에 그들의 직급을 바꾸어 내는 것은 말이 안 되고
  2. 일정 직급 이상이 아닌 이상은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으며 일을 하는 것이 대부분의 업무 방식이며
  3. 디테일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사람이 그리는 큰 그림은 뜬구름 잡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발적 리더' 본인에게도, 이들을 관리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분명 스트레스를 받는 일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서로 다른 온도차를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완화시킬 수 있을까?
필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권하고 싶다.

일단, 스스로가 '자발적 리더'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조직에서 살아남으려면,

  1. 장기적 성취를 지향하는 습관을 들여라
    앞서 언급 했던 것과 같이, 내가 지금껏 익숙해 왔던 시작-성과도출의 Cycle이 실제 삶에서는 훨씬 늘어져서 나타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나는 학교를 다니며 한번에 5-6과목을 리딩하고, 그 모든 것들을 2-3개월 안에 성과를 도출했지만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은 그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천천히 움직이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 할 필요가 있다.

작은 돗단배는 한 사람이 밀어도 강으로 나설 수 있지만 커다란 배는 수천명이 노를 저어야 간신히 움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1. 나의 디테일이 어느정도인지 냉정하게 판단하라
    내가 상사보다 더 큰 그림을 보고 행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당신이 디테일이 아직 한참 부족한 상태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떠올릴 수 있는 망상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

당신은 커피 매니아인가? 누군가가 100원짜리 자판기 커피나 5000원짜리 원두 커피나 같은 커피인데 왜 이렇게 가격이 차이 나냐고 한다면 당신은 참을 수 있는가?

당신은 술을 좋아하는가? 누군가가 소주나 100만원짜리 위스키나 어차피 취하면 똑같은데 뭐하러 비싼 위스키를 마시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무어라 할 것인가?

당신보다 많은 연륜과 경험을 가진 사람의 눈에는, 당신이 똑같거나 별반 차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것들이고, 그런 사항들이 모여서 전체 업무 성패가 갈리는 것이다.
(물론, 직장 상사가 언제나 옳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몇몇의 직종을 빼고는 '반짝이는 하나의 아이디어'로 전체의 업무가 확 바뀌는 경우가 없다. 일이라는 것은 대부분 마법이라기 보다는 치밀하게 조직되어 굴러가는 하나의 전자 계기판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하나의 부품이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전체 성능에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업무'에 있어 디테일이 중요한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1. 성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조직을 찾는 것도 방법

최근 들어 스타트업과 같은 작고 기민한 조직도 많이 생겨났다. 경력이 조금은 부족한 당신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자리에 가면 원래 학교 때 하던 수준의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당신의 역량이 '진짜'라면 조직은 순풍에 돛을 단 듯, 항해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거대하고 천천히 굴러가는 조직에 언제나 몸을 끼워 맞추어 놓은 상태에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어!!!' 라고 소리를 외치는 것 보다 좀 더 기민한 자리에서 원래 당신이 잘 해오던 일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성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조직이 반드시 작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영업 직군, 또는 평가와 승진이 상대적으로 빠른 조직들도 엄연히 존재하니, 이러한 조직들을 찾아서 당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조직들도 당신이 생각한 것 보다 너무나 성과 평가 Cycle이 빠를수도 있고, 생각했던 것 보다도 느릴 수도 있다는 사실은 명심하시길 :)

그렇다면 조직 관점에서는,

  1. 로열티 프로그램을 강화하라
    당연한 일이겠지만, 아직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고 근거 없이 큰 일을 수행하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이야 말로 매니저, 리더십 레벨로 올라가면 진가를 발휘할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로열티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정말로 다양한 것이 있을 수 있다.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타 업계보다 연봉을 훌륭하게 주는 것이 될 것이다. 연봉 base가 인상이 어렵다면 performance 기반의 인센티브 제도를 확대하는 것도 큰 보탬이 될 것이다. 그 외의 훌륭한 사내 복지나 가능하다면 해외로 가는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개설 하고 운영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회사 임원진과의 식사, 잦은 면담, 온라인 교육 확충 등이 그들에게 로열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는 그 착각은 제발 버리기 바란다. 당신은 당신이 Junior이던 시절에 임원과 식사하면 그 밥이 아무리 비싸고 맛있었어도 정말 맛 있었나?

  1. 업무 시간의 일부분은 실험적인 활동에 할애 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하라
    외국 선진 사례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법인데, 주 업무를 마친 이후에는 일정 시간을 할애하여 다른 실험적인 일들을 '실패하더라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이들의 리더십이 죽어버리지 않은 상태로 유지될 수 있는데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1) 일정 시간을 강제로 할애 하도록 하여 (예, 수요일 오후 전체) 프로그램 신청자가 모두 반드시 참여하게끔 하는 문화를 만들고
(2) 해당 시간에는 기존 업무가 방해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

이 될 것이다.

자발적 리더가 초심을 잃지 않고 조직의 큰 리더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필자 김재성
어릴 적부터 프로그래머를 꿈꾼 끝에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부를 간신히 진학했으나, 천재적인 주변 개발자들을 보며 씁쓸함을 삼키며 다른 길을 찾아 나섰다. 이후 프리젠테이션에 큰 관심을 보여 CISL을 만들며 활동을 계속 하더니, 현재는 경영 컨설턴트의 길을 걷고 있다.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가끔씩 취미 삼아 프리젠테이션 강의를 하고 있으며, 이런 좌충우돌 지식들을 차곡차곡 정리하여 ‘퍼펙트 프리젠테이션’이라는 책을 냈다.
서적 정보 : http://www.yes24.com/24/goods/8013483
서적 평점 및 서평 :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059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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