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페이, 제2의 페이팔이 될 수도
모든 언론에서 대한민국의 간편결제 4강은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라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지난 5년간 무수히 많은 간편결제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남아있는 4개는 가입자나 활용도, 가맹점 수 측면에서 4강이라고 부를만 하다. 또한 압도적인 자금으로 가맹점을 단기간에 많이 확보한 사업자들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꾸준히 스마일페이의 잠재력을 지적해왔다. 그리고 스마일페이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마일페이의 예상되는 위력과 앞으로의 전략을 예상해 본다.
1. 스마일 페이 (Smile Pay)란?
스마일페이는 옥션과 지마켓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에서 2014년부터 시작한 자체 간편결제 브랜드이다.초기에는 스마일페이라는 브랜드만 자체적으로 두고, 실제 뒤에는 각 카드사의 간편결제를 연결한 형태였다. 다른 페이와 달리 껍데기만 있었던 셈이다. 이후 2016년 7월에 구조를 개선하여 자체 PG (Payment Gateway) 형태로 변형했다.
일반적인 간편결제와 같으나 옥션과 지마켓에 장착되어 있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다.
2. 다른 간편결제와 차이점이 무엇인가
- 온라인 쇼핑몰의 ID와 간편결제 ID가 다르지 않다.
타 간편결제가 별도의 App 을 호출하거나 Web에서 별도 로그인을 거쳐야 하는 반면 스마일페이는 쇼핑몰에 붙어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단계가 줄어든다.어찌보면 당연한 말이기도 하다. 옥션/지마켓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 강력한 마켓을 가지고 있어 가입자 확보가 이미 되어 있다.
카카오페이는 자체 마켓이 약하다. 페이코도 없어서 대형 온라인 사업자와 제휴를 계속 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오프라인에선 강자지만 온라인에서는 아직 약소하다. 이 빈틈을 치고 들어온게 네이버페이이다. 네이버 검색창에 입점을 위해 가맹점들은 네이버페이를 도입했고 네이버페이는 단기간에 점유율을 늘이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스마일페이는 이러쿵 저러쿵 할 필요도 없이 너무나 쉽게 엄청난 가입자를 가져갈 수 있었다.
다음의 그림을 보자
온라인 쇼핑을 하면서 지마켓 옥션을 피해가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온라인 쇼핑을 하는 고객 다수가 ID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또 상당수는 스마일페이에 가입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3. 스마일페이가 오프라인 결제를 시작했다.
알게 모르게 많은 가입자를 확보했던 스마일페이가, GS슈퍼 App 에 Embed 되어 나타났다. 포인트나 통신사 할인까지 한번에 되는 QR을 생성하고, 이를 통해 결제시 편리하도록 구현되었다고 안내하고 있다.해피포인트 App 에 이어 두번째 Case다.
사실 오프라인 결제는 이미 많은 결제 수단들이 하고 있다. 스마일페이의 오프라인 결제 진출도 큰 뉴스가 아니며 각종 프로모션을 지속해도 아마 확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움직임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내가 아는 한) 오프라인 결제를 가맹점의 앱에 Embed 로 구현한 최초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오프라인 결제는 모두 자체App을 통해서였다. 페이코가 그랬고, 각 카드사의 오프라인 결제 App 들이 그렇다. 페이코를 예로 들면,가맹점앱에서 결제를 진행하면 페이코 App을 호출하거나 Mobile Web 에서의 로그인을 유도한다.
해피포인트 App 이나 GS슈퍼 App을 사용해 보면, SPC나 GS리테일에 로그인 하고 개인정보제공에 동의하면 고객인증키값(CI)를 공유해서 스마일페이의 등록 카드를 그대로 불러온다. 한번만 해 두면 마치 옥션이나 지마켓을 통해 결제할 때와 같이 6자리 비밀번호로 오프라인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기존 대비 훨씬 더 편리한 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4. 스마일페이가 제2의 페이팔을 노릴 수 있는 이유.
해외에서 페이팔이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강력한 이베이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타 쇼핑몰에 자연스럽게 전이된데 있다. 다른 쇼핑몰은 머리아프게 여러 결제수단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대다수가 등록한 페이팔을 결제수단으로 같이 사용하는 것을 택했다. 고객은 그 덕분에 하나의 간편결제(페이팔)로 여러 쇼핑몰을 사용할 수 있었고 쇼핑몰도 결제 때문에 신경쓰지 않게 될 수 있어 서로 이익이었다.
국내는 사정이 좀 다르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네이버페이를 사용하는 가맹점에 메리트(아마도 검색순위를 높여주는) 를 줄 것이다. 카카오는 카카오선물하기나 카카오페이지에서 카카오페이만 쓸 것이다. 옥션과 지마켓이 스마일페이 외에 다른 간편결제를 받아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모든 플레이어가 제2의 페이팔을 원하고 있다.
스마일페이의 Embed 방식은 곧 다른 페이들도 따라할 것이다. 간편결제 사업 자체가 큰 차별점을 가지기 어렵다. 따라서 간편결제 자체의 경쟁력보다 사용처에 따라서 승패가 갈린다. 옥션과 지마켓이 가진 경쟁력은 그대로 스마일페이로 전이될 것이다. 다른 대형 가맹점들도 손익을 이래저래 따져보다가 스마일페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파편화된 다른 페이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독과점은 어느 시대에나 공과 과가 분명했다. 공룡의 출현은 시장전체관점에서 좋지 않은게 일반적이다. 다만 공룡과 표준은 다른 문제다. 어떤 간편결제가 살아남을지, 또는 전혀 생각치 못한 게임체인저가 나타날지 지켜봐야겠다.
스마일페이라는건 또 오늘 처음 알았군요.ㅎ
네 많은 분들이 쓰고 계시면서도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베이 측에서도 인지하고 있을 터라 브랜드 파워를 점차 강화해 나갈듯 해요
간편결제에 대한 식견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