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글 / 낙원
낙원
낙원이라고 하였다. 드넓은 초원에는 싱그러운 꽃들이 알록달록 수놓듯 피어있고 밤하늘 언저리에는 하얗게 서린 달꽃들이 그윽하게 피어나는 곳이라고 하였다. 너는 언젠가 그곳으로 갈 것이라며 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그러다 너는 돌연듯 사라졌다. 나는 네가 그곳으로 떠나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참을 걸어온 다리는 힘이 다 했는지 곧 나는 앞으로 고꾸라져 버렸다. 나를 품은 눈은 달빛에 차갑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눈 뭉텅이에 고개를 처박고선 거친 숨을 몰아셨다. 온 몸을 다 해 달렸던 내 뜨거운 숨결은 눈에 닿기가 무섭게 차갑게 식어내렸다. 내 마지막 온기는 이렇게도 가볍기만 하구나. 아마도 이것이 나의 마지막 숨결이리라. 그렇게 직감했다. 차라리 나는 차가운 숨을 뜨겁게 몰아셨다. 숨이 녹아내리도록. 희미한 시선 너머로 밤하늘 언저리에 피어난 하이얀 달꽃들이 보였다. 하얀 줄기를 이리저리 뻗어낸 달꽃들은 까만 도화지 위로 번지는 물감처럼 밤하늘 한 구석을 그윽하게 물들였다.
아 아, 시리도록 하얗다. 그야말로, 달꽃은 아름다웠다!
나는 오직, 낙원만을 생각했다.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