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치킨 이야기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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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을 유혹하고 싶을 때는 다가가서 한 마디만 하면 됩니다. '치킨 좋아하세요?'. 제가, 치킨 싫어하는 사람 살면서 아무도 못봤습니다. 심지어 베지테리언도 치킨은 좋아합니다...는 물론 농담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치킨은 이 나라의 국민 음식이 된 것 같습니다. 심지어 평창 올림픽에 온 외국인들도 한국 치킨의 매력에 빠졌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 치킨에 관해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어, 스팀잇을 쓰시는 여러분들께 간단히 옛날에 보았던 기사 내용을 하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작년 이맘때쯤, 저는 상당히 재밌는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실험실 고기'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미국의 바이오 기업인 '멤피스 미트'는 육류의 세포를 이용해 고기를 배양했고, 실제와 거의 유사한 맛을 내는 치킨을 개발했다는 기사였습니다. (관련 기사 :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86905.html ) 전 세계 육류 소비 시장은 현재 1조원 규모, 앞으로 수십 년 내에 두 배 이상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육류의 생산 과정에 대한 비판은 이미 꽤 오랜 주제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산 소고기 수입 관세가 풀어지던 시절, 동물의 생산 환경에 대한 공포가 전국적으로 있기도 했었지요. 세포에서 직접 배양해 고기를 만드는 이 방식은 온실 가스 배출량, 전통적으로 생산 된 육류보다 육지와 물을 90 %까지 적게 소비하여, 환경 문제와 식량난 해결에 앞으로 많은 기대를 하게 됩니다.

물론 문제도 있습니다. 2013년 네덜란드의 마크 포스트 교수가 처음으로 이런 방식으로 배양육을 제작하였고, 제작비는 햄버거 하나를 만드는데 37만 5천 달러(한화 약 4억 천육백만원 ) 2017년 멤피스 미트가 인공 치킨과 인공 오리고기를 제작할 때 들었던 비용이 100g당 대략 2천달러(한화 약 214만원)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술적인 부분이 해결되면 생산 단가 하락의 기대값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어쩌면 앞으로는 기아와 환경 걱정 없이 육류를 소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영국 버진 그룹의 기업가 리처드 브랜슨, 잭 웰치와 미국의 식물회사 카길은 인공 치킨을 선보인 이 멤피스 미트에 투자하였으며, 형식은 다르지만 식물성 고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비욘드 미츠나 임파서블 푸즈 등의 업체 또한 대안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줄기세포의 배양이라면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기술력을 갖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2000년대 중반에도 2010년대 후반에도 그리 좋은 방향으로 이슈가 되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충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면 이런 배양육 분야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아보입니다. 한국이라는 곳은,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도 보여주고 있었듯이, 자신들도 모른 채 미래를 살고 있는 사이버펑크의 국가니까요. 납득할 수 있는 가격에 공급되는 인공 치킨이 생긴다면 가장 먼저 소비할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럼 저는 이만 교촌치킨 허니 오리지날을 먹으러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