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끄적끄적] 5일만의 포스팅. 통근시간이 너무 짧아 포스팅을 하지 못하는 웃픈일상
7개월을 쉬고 다시 일을 시작하니 정말 스팀잇에 글 하나 올릴 틈이 없었다. 집에돌아오면 녹초가 되고 가끔 시간이 맞아 바로 요가라도 들렀다 오는 날이면 씻는것도 귀찮아 그냥 시체처럼 쇼파에 바로 뻗어 기절모드로 있었다. 남들과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이니 남들보다 퇴근이 늦은만큼 늦은 출근으로 주어지는 오전 시간을 보다 보람차게 보내면 되는데, 5년 넘게 아침형 인간과는 정 반대로 살아온 나에게 오전에 부지런을 떠는 일은 너무나 힘들다.
새로 일하게 된 곳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통근시간! 집에서 땅!하고 출발해 학원까지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25분도 안걸린다. 물어보니 다른 강사들은 집이 엄청 멀었다. 기본 1시간. 그래서인지 맨날 가면 다들 와서 일을하고 있다. 제일 가깝게 사는 나만 항상 칼같이 시간맞춰 출근을 한다. 시간 약속 잘 못지키는 나의 몹쓸 습관은 여기서 더 빛을 발하게 되었다.
처음 면접가서도 느꼈지만 원장이라는 사람이 나와 나이차이가 얼마 안나보인다. 그런데 페이도 선뜻 잘 맞춰주고 조건도 꽤 괜찮았다. 면접을 보며 몇가지 물어보았는데 학원의 규모가 꽤 컸다. 그날 나는 집에와서 혼자 계산기를 두들겨보았다. 세랑 급여랑 고정 지출비 등등 다 제하고 얼마정도 남을까... 그 여자는 기본 천만원은 가져갈 것 같았다. 잘되면 한달에 이천도 순수익으로 남겠더라. 그날 생각했다. ‘역시 돈 버는 놈은 따로있구나...’ 그리고 일을 하면서 그사람이 만들어 놓은 자료들을 보았다. 기존의 영어 교재와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자료들과는 차원이 다른 worksheet들이 모든 교재에 종류별로 다양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 여자가 만든 자료의 책들만해도 얼추 100권은 될 것 같았다. 일반 대형 출판사보다도 나았다. 비슷한 나이 또래로 보였던 그 여자가 돈을 잘 버는 이유는 다 있었다.
요가를 하면 나와 맞는 수업이 있고, 안맞는 수업이 있다. 요가를 3년 반정도 꾸준하게 하고있는데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내가 요가의 달인인줄 안다. 그러나 나는 신기하게도 3년 반째 뻣뻣함을 유지하고 있다. 역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티비나 인터넷을 보면 연예인들이 플라잉요가를 하는 모습을 보고 참 선이 예쁘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종종했다. 그리고 올 초 플라잉요가 수업을 한번 듣고 굳이 플라잉요가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었다. 안그래도 몸에 멍이 잘 드는 편인데 해먹으로 발을 감고 올라서는 것만으로도 발이 터질것 같더니 발에 멍이 들어있었다. 멍은 그렇다치고 그날 집에 걸어가는데 거꾸로 매달려있는 자세를 하도 해서 그런지 머리가 멍~ 해서 뭔 정신으로 걸어갔는지도 모르겠더라. 그런데 일을하면서부터는 내가 가고 싶은 수업만 골라 들을 수가 없어 어제 어쩔 수 없이 플라잉요가 수업을 갔다. 그냥 집으로 갈걸... 후회막심! 오늘은 허벅지에 멍이 들었다. 거꾸로 매달려있는데 머리에 어찌나 피가 쏠리던지... 나랑은 안맞는다. 연예인들같은 그런 예쁜 선은 절대 안나온다. 앞으로는 매트 요가만 해야지!
일을하면 가장 큰 문제는 배고픔이다. 거의 밤 9시, 10시까지 일을하는데 수업이 연달아 있으면 밥을 먹을 수가 없다. 강사는 거의 학생들 앞에서 혼자 연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기에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게다가 영어로만 수업을 해야하고 영어교육의 접근법 자체가 달라 수업 준비하는데에도 엄청난 시간을 할애해야한다. 요즘 일하면서는 토마토쥬스로 연명하고있다. 이렇다보니 일을 가기전 밥을 잘 챙겨먹는것에 은근 집착하게 된다. 그런데 결혼 후 부모님과 떨어져 살면서 가장 큰 난관에 봉착했다. 바로 밥! 그리고 집안일. 예전에는 엄마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출근하고 가끔 엄마가 간식도 싸주고, 집에가면 항상 반찬들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하아... 엄마가 보고싶다. 엄마가 싸준 국을 다 먹었다. 나는 내일 아침엔 뭘 먹고 가지. 오전에 빨래 한번 돌렸다가 그날 지각을 할뻔했다. 청소기는 이번주에 한번도 돌리지 못했고 가끔은 아침 먹은것 설거지도 못하고 나간다. 예전엔 그냥 출근하고 퇴근하고 몸만 왔다갔다 일만하면 됐는데 이젠 집안일도 하려니.. 워킹맘들 진짜 대단하다 싶더라. 주말은 이제 청소하는 날이다.
돈 벌면 뭐하나... 외식비가 두배로 늘 것 같다. 이번주만해도 혼자 월요일엔 쌀국수, 화요일엔 초밥, 수요일엔 서브웨이, 오늘은 스벅가서 사치부리고 매일같이 잘도 사먹고 다닌다. 먹은거라도 포스팅하면 좋으련만, 지하철 두정거장밖에 안되는 거리라 몇문장 쓰면 또 내려서 걸어야 한다. 젠장!
지난주 일요일, 출근 전 마지막 여유를 만끽하기 위해 신랑과 타코도 먹고 나의 애정하는 카페 해피니스산차에도 다녀왔다. 이웃 @kyunga님도 해피니스 산차에서 탐이났지만 앉지못했던 스피커 앞 리클라이너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너무나 좋았다. 평일에 그런 여유를 부리고 싶은데 이젠 할 수 없다. 돈과 나의 여유를 바꿨으니 이제 평일의 여유는 없다. 집으로 가려고 일어났는데 카를라부르니 lp판이 있어 뒤적여보니 밥사주는 언니에서 나오는 stand by your man이 들어있는 앨범이었다. 사장님께 들어 볼 수 있냐고 여쭈어보니 선뜻 lp판으로 노래를 틀어주셨다.
(영상으로 올리고 싶은데 왜 폰에서 동영상안올라가는건지... 나 빨리 자야되는데 왜 너까지...!)
오늘 아침에 출근한 신랑한테 “왜 아직도 목요일이야...”라고 카톡을 보냈었는데 드디어! 금요일이 왔다. 밥사주는 언니 방송하는날. 이번 한주 참으로 길구나. 주말엔 맛난 파스타 먹어야지. 그리고 일을 시작하며 스트레스가 쌓이니 뭔가 슬슬 또 사고싶어진다. 도대체 돈을 왜버는건지... 버는 만큼 잘도 먹고 잘도 쓴다.
이번주에 느낀점: 워킹맘과 1일1포스팅하는 스티미언들은 진짜 대단하다.
맞아요 1일 1포스팅이 정말로 쉽지 않은데...
그걸 지키는 스티미언들 대단한거 같아요!!
shimss님 즐거운 주말 되세용 :)
네 감사합니다. 이번 주말동안 하나라도 또 올려봐야 항텐데...! 날이 참 좋네요. @thanks-girl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저도 요새 일에치여 넘 힘들어요ㅋㅋ
그래도 어찌저찌 기록은 매일매일 하고 있네요.
새직장 축하드리고, 끼니 잘 챙기시구 아프디마요..!!
밥만 좀 제대로 먹어도 살겠는데.. 지금도 배고픔에 허덕이며 집으로 가고 있습니다. 주말엔 몸보신을 좀 해야겠어요. ㅎㅎ @kyunga님도 오늘 하루 고생하셨어요~
1일 1 포스팅은 정말... 감히 시도조차 못하겠어요 ! 예전에 흑백사진챌린지도 허덕이면서 겨우 3일차까지 하다가 포기했던 기억이 ㅎㅎㅎ
저도 몸에 멍이 잘 드는 체질이어서 플라잉요가를 비롯해서 필라테스에서도 특정 기구는 잘 사용 못하겠어요 ㅠㅠ
ㅎㅎㅎ맞아요. 흑백사진챌리지도 시작했다가 마무리를 못했다고 하시는 분들 은근 계시더라구요~ 저도 요가 등록 기간 끝나면 필라테스 한번 해볼까 하는데... 무엇보다 필라테스는 가격의 압박이...ㄷㄷㄷ
ㅎㅎㅎ 판다양은 백수모드인데도...(휴직 중이에요!!)
외식비가 어마무시하네요 ㅠㅠㅠ
힝... 미안해 판다군...
ㅋㅋㅋ근데 저도 일 쉬는 기간에 혼자있으면서도 밥 차려먹기가 싫더라구요. 그래서 혼자서도 여기저기 동네에 밥먹으러 가고 일하니까 이젠 피곤하다는 핑계로 또 외식하고...ㅋㅋ 먹는 재미가 크니깐요:)
으흠~
드디어 찾아온 포스팅에 여러가지 삶의 애환이 담겨져있으니 참 씁쓸하네요.
느낀점: 1일 1포스팅하는 스티미언은 바로 나
ㅋ쿠캬컼캬
인터넷으로 신발을 샀는데 맘에 안들어 입이 대빨나온 와이프를 위해 오늘 지인 결혼식에 들렸다가, 아울렛좀 들려서 신발 하나 사주렵니다.
ㅋㅋㅋㅋㅋ네 맞습니다. 매일 1일1포스팅 하시는 스티미언님들 중 한분이 바로 @feeltheair님 입니다! 저는 이제는 5일1포스팅 쯤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ㅎ
이런 꿀같은 주말에 지인 결혼식이라니... 아울렛가서 샤핑은 참으로 좋다만 결혼하고 일도하니 나의 주말을 뺏어가는 것들은 GTA처럼 다 때려눕혀놓고 싶은 충동이!!!ㅋㅋㅋ 도선생님도 좋은 주말 보내세요.
자, 일단 컴퓨터를 구매하시고요, GTA를 구매하시지요.ㅋㅋㅋㅋ ^.<
5일 1포스팅이라도. 소통은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흐흐 @feeltheair님과 주고받는 대화가 스팀잇에서 느끼는 재미 중 하나인데 소통을 안할리가 있나요!ㅋㅋ 아 주말 일상 올리려했는데 월요일이 금방 와버렸네요. 주말 dirty하게 짧네요 정말...하아...ㅋㅋ
고품격 영어단어를 쓰심으로써 정말 드릅다는것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근데 의문이 있군요. 저와 주고받는 대화가 스티밋에서 느끼는 재미 중 하나라 하시면서 왜 자주 안나타나시나요? -_-+
나타나긴 합니다만 매번 포스팅 없이 나타난다능...ㅎㅎㅎ 내일은 꼭 포스팅 하려고합니드아!!!
포스팅은 뭐 이제 독촉하지 않을테니 매일 나타만 주시오.
명령이오.
아 열두시 전에 올리고 싶었으나 딱 12시에 올렸네요... 아까비!!!
역시 돈버는 사람은 따로 있죠^^;
통근 시간이 줄어서 약간의 양가감정이 있겠지만, 그래도 좋으실 것 같아요!
네 지금도 주린배를 부여잡고 퇴근중인데 이럴땐 집 가까운게 참 좋네요:) 돈을 벌게 되면서 체력은 바닥나고 월급쟁이는 힘드네요. ㅎㅎ
워킹맘으로의 일주일을 보내셨군요
그냥 맘도 힘든데 워킹맘까지...
제 친구들도 그렇고 모든 워킹맘들 다 대단하세요
6번
벌면 버는대로 그 스트레스 풀려고 돈을 더 쓰게되죠
일명 시발비용이라고 ㅎㅎㅎ
외식도 그 중에 하나인거 같아요
일하니까 이정도는 괜찮아, 해먹느니 사먹자~~
아직은 그냥 워킹와이프에요. ㅎㅎ 맞벌이요. 일을 쉬고있다가 다시 시작했거든요. 근데 시발비용.....ㅋㅋㅋㅋ 아 이거 왜케 웃긴가요. 저도 이번주 6번을 외식했습니다. 하아.... 외식하려고 돈버나 싶은 나날들ㅋㅋ
주제 하나하나가 재미있어요ㅋㅋ일상적이어서 공감이 많이되네요. 스팀잇 글 하루1포스팅이 정말 쉽지않습니다.ㅜ
맞아요. 글 쓸 컨텐츠가 있어도 쓸 시간이 충분치가 않네요ㅠㅠ 또 다시 월요일.. 이번 한주도 힘내세요!!!
아... 정말 공감되는 포스팅이에요. 저도 몇 년의 휴직 끝에 복직을 했는데 정말 어떻게 하루 하루가 가는지 모르겠더라구요. 특히 아침에 부지런 떠는 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ㅠㅠ
휴직 중에는 언제든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으니 식탐이 없었는데 복직을 하고나니 먹을 것에 집착이 생기더라구요;; 안 먹으면 예민해지고 힘들어서.. 게다가 직장에서는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먹지 못하니까 집에만 오면 뭔가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ㅠㅠ 이너 피스를 찾아야 할텐데...ㅠㅠ
이너피스... 정말 중요하죠. 근데 뱃속이 편안해야 이너피스가 될텐데 배가 너무 고파 일하면서는 맨날 신경질이.....ㅋㅋㅋㅋ 그래서 저는 주말에 닭죽을 거의 일주일치 만들어 놓았습니다. 왜 또 월요일인가요. 쏭블리님 이번주도 화이팅 하세요!!!
@shimss 님 화이팅 입니다 :) 힘내시고 하시는일들이 모두 순조롭게 잘 되시길 바랄게요^^! 스팀잇에서도 자주 뵙길 바랍니다!!
네~ 그래도 스팀잇은 계속 하려고 노력중입니다:) 브양님도 더운날 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