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t n' Loud - 한국과 너무나 다른 미국
Fast n' Loud.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송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입니다. Gas Monkey라는 자동차 개조업체 사람들이 아주 오래된, 정말 고철값도 안 쳐줄 것 같은 낡은 차를 사들여서 번쩍거리게 개조해서 팔아먹는 프로그램입니다.
보다보면 정말 놀라운 게, 대부분 사들이는 차들이 1970년대 차들입니다. 이건 거의 골동품 수준을 넘어서, 그냥 입김만 불어도 삭아 흘러내릴 것 같은 철판에 녹은 기본이고 먼지에 도저히 차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의 차를 개조합니다.
그런데, 정말 잘 합니다. 오래된 차를 거의 새로 만들다시피 온갓 부품을 다 바꿔끼고 번쩍번쩍하게 바꿔놓는 모습을 보면 정말 사고싶어집니다. 이런 골동품 개조 차의 가격도 만만찮습니다. 보통 3만불 정도 하더군요.
사진의 왼쪽 사장인 리차드는 낡디낡은 차만 보면 돌아다니면서 살펴보고 사들입니다. 보통 6천불에서 만불 정도까지도 주고 구입하더군요. 그걸 개조해서 때론 몇 천 달러만 붙여서 팔고 때론 잘못 사들여 손해도 보고 그럽니다.
오른쪽의 애런은 정비의 달인이죠.
이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우리나라 사람들과 너무 다르다고 느끼는 게 2가지 정도 있습니다.
첫째는, 그런 낡은 차를 폐차 안하고 추억의 물건으로 간직하고 있다는 겁니다. 대부분 70년대 차니까 햇수로 보통 40년이 넘은 차들이죠. 그런데 그런 차를 가지고 있고 또 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미국이 땅덩어리가 넓으니 그런 면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대단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동차 평균 교체 주기가 7년이라고 들었습니다. 10년 이상 타는 사람들이 흔치 않고 15년 넘은 차들도 보기 어려운 게 우리나라죠. 어떤 면에선 우리나라가 너무 삭막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타인들의 시선을 늘 신경쓰고 체면을 중요하게 여기니 한 자동차를 오래 타면 멸시나 무시받기 쉽고 왠지 기가 죽는 것 같은 게 현실이죠. 체면에서 좀 자유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한가지 다른 점은, 우리나라에서 저렇게 맘대로 개조하면 당장 법적으로 많은 문제가 생긴다고 알고 있습니다. 안전을 이유로 함부로 개조하지 못하게 되어있다고 알고 있거든요. 미국도 상품에 문제가 있으면 소송도 잘 걸리고 매우 골치아픈 경우를 당하는 걸로 아는데, 이 프로그램을 보면 아무렇지 않게 고칩니다. 하지만 애런이 하는 걸 보면 안전은 기본이더군요. 거기에 성능과 디자인이 추가됩니다. 프로의식이 느껴져요. 전문가로서의 장인정신 같은 게 보입니다.
암튼 우리나라에도 전문가들이 많을 텐데, 저렇게 자유롭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게 부럽기도 했습니다.
아, 부러운 게 또 있더군요. 어디서 구해내는지 그 오래된 차에 들어갈 부품들을 다 주문해서 가지고 오고 없으면 없는대로 다 만들어낸다는 겁니다. ^^ 정말 대단하더군요. 우리나라는 몇 년만 지나도 부품이 없어서 못 고치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면, 기름밥 먹는 3D 업종이라고 할 수 있는데도 자부심과 전문성을 가지고 상품을 창조해내는 풍토가 부럽습니다. 정말 자신만의 유일한 차를, 그것도 아주 멋지고 개성있는 차를 탈 수 있는 거죠.
마지막으로, 디스커버리 채널의 이 프로그램 동영상 링크를 하나 첨부합니다. 차 개조한 거 보면 정말 기가 막힙니다. 55년형 쉐비네요. ^^b
https://www.discovery.com/tv-shows/fast-n-loud/videos/1955-chevy-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