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대한 생각] 투자에서 ‘2차적 사고’의 필요성
하워드 막스의 “투자에 대한 생각”을 공부하면서 장별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애초에 투자 설명서를 쓸 생각으로 시작한 책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에는 주로 나의 투자철학이 담겨있다. 이 철학은 내 삶의 신조이자, 내 투자 인생의 종교와 다름없다.
2013년 처음 소개된 책 “The Most Important Thing Illuminated: Uncommon Sense for the Thoughtful Investor(번역서: 투자에 대한 생각)” 서문에서 저자 하워드 막스(Howard Marks)가 한 말이다. 이 책은 막스가 TWC(Trust Company of the West)와 오크트리 캐피털(Oaktree Capital)의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막스는 크리스토퍼 데이비스(Christopher Davis), 조엘 그린블라트(Joel Greenblatt), 세스 클라만(Seth Klarman) 및 폴 존슨(Paul Johnson)의 가치 투자 철학을 공유하면서 책의 깊이와 넓이를 더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전체적으로 18가지)를 한데 모아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제목의 만든 메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막스는 벽돌 하나하나가 모여 튼튼한 벽이 되고 집이 되듯이, 이 책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것’ 하나하나가 모여 성공적인 투자 기반이 되어 줄 것이라면서, 어느 하나만 빠뜨려도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에도 여전히 가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은 투자 성공을 위한 절대 비법이나 단계별 훈련 같은 것은 설명하지 않으며, 상수(일정한 수)나 고정비율을 포함하는 가치평가 공식은 없다.
1장 “심층적으로 생각하라”의 주제는 ‘2차적 사고’다. 그 예로 여러 가지를 들고 있다.
• 1차적 사고를 하는 투자자는 “좋은 회사니까 주식을 사자”라고 생각한다. 반면 2차적 사고를 하는 투자자는 ““좋은” 회사긴 하지만, 군중이 이 회사에 열광하고 있어. 그 바람에 주식이 고평가돼서 비싸군. 팔자!”라고 생각한다.
• 1차적 사고를 하는 투자자는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는 계속해서 상승할 전망이야. 주식을 팔아치우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2차적 사고를 하는 투자자는 “전망이 어두워. 모두가 패닉 상태에서 주식을 팔고 있어. 사자!”라고 생각한다.
• 1차적 사고를 하는 투자자는 “이 기업의 수익이 감소할 거야. 팔자”라고 생각한다. 반면, 2차적 사고를 하는 투자자는 “이 기업의 수익이 사람들이 예상하는 만큼 감소하지는 않을 거야. 어닝 서프라이즈로 주가가 반등할 수도 있고. 사자!”라고 생각한다.
막스는 1차적 사고는 “단순하고 피상적이어서” 미래에 대한 의견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2차적 사고는 “심오하고 복잡하며,” 다음과 같은 많은 질문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 예측 가능한 결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한 가지 결과만 예측해서는 안 되고, 일련의 가능한 범위를 잡아야 한다.)
• 그중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예측한 범위 안에서 어떤 특정 결과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가?)
• 내 예측이 맞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결과가 일어날 확률은 얼마나 되는가?)
• 시장은 어떻게 예측하는가?
(투자 군중으로서 시장의 심리는 어떤가?)
• 시장의 예측과 내 예측은 어떻게 다른가?
(시장의 심리와 2차적 사고를 했을 때의 예측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 자산의 현재 가격은 시장이 예측하는 미래 가격에 비해 적절한가?
•나의 예측과 비교해서는 어떤가?
(현재 가격과 2차적 사고로 했을 때의 예측과 시장의 예측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
• 가격에 반영된 시장 심리가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이지는 않은가?
(시장 심리가 너무 낙관적인지 아니면 너무 비관적인지 결정한다.)
• 시장의 예측이 맞는다면, 또는 내 예측이 맞는다면, 자산 가격은 어떻게 될 것인가?
(시장이 맞거나, 아니면 또는 2차적 사고가 맞는다면, 향후 가격은 어떻게 될 것인가?)
투자자가 투자를 하기 전에 항상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하는 질문이 있다. "더 좋은 투자 기회가 나타나면 언제라도 이 투자를 접을 수 있을까?"
1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단순한 공식과 쉬운 답"을 찾다면,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투자 성공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위 목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잘 알고 있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익힌다.
사람들마다 2차적 사고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다 다르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1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과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해 2차적 사고를 인위적으로 단순화한다. 예를 들어, 뮤추얼 펀드 회사들은 투자는 자신들이 하는 것이지 고객이 하는 것이 아니며, 고객 스스로 투자해서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기들 같은 전문가들에게 맡기라고 말한다.
막스 역시 펀드에 돈을 맡기는 식으로 투자를 단순화하라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자기들이 생각하는 대로 바꾸려는 사람들을 "전도사(proselytizer)"라고 비판한다. 그들 중에는 투자에 대해 가르치는 교수도 있고, 순수한 의도에서 자신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마지막으로, 단순히 투자가 얼마나 복잡한 일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운전할 때마다 듣는 라디오 방송의 객원 해설가 한 명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떤 제품에 대해 기분 좋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면 관련주를 사세요.’"
하지만 투자에 성공하기 위한 조건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있다.
투자란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에 투자자 자신이 어떤 면에서 상위 절반에 들어갈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1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다른 1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과 같은 식으로 생각하고, 같은 결론을 내기, 즉 군중 심리에 휩쓸리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투자자들이 시장을 이길 수 없다. 그 자체가 시장이기 때문이다.”
투자자 상위 절반에 들어가 시장을 이기기 위해서는 2차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하며, 컨센서스 또는 군중보다 앞질러 생각하고, 더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 그리고 훌륭한 성과를 올리려면, 정확한 판단 아래 군중과 다른 예측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다만 그 남다는 예측이 정확하기도 어려우며, 정확하더라도 군중과 다르게 행동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막스는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들과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사고 내용과 과정이 남달라야 한다면서, 다음 같은 표로 정리한다:
막스는 1장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투자 과정을 간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2차적 사고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며, 심지어 그런 게 있는지조차도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성공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누구나 성공한 투자자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시장에는 1차적 사고를 하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며, 그로 인해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의 수익률을 올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적으로 뛰어난 투자 수익률을 달성하려면, 여러분도 2차적 사고를 하는 투자자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막스의 2차적 사고에 대한 아이디어는 내재가치, 안전마진 및 자본 수익률 등의 지표를 열심히 구하면 반드시 보상이 돌아온다는 가치 투자자들의 공통적인 생각을 반영한다.
추가해 보자면, 2차적 사고는 투자 성공에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왜? 투자자가 기존에 지니고 있는 태도와 생각에 따라 2차적 사고가 달라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