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의 미래, 사육이 아니라 세포 농업

in #kr6 years ago (edited)



축산품 생산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발전하고 있습니다. 축산업에도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면서, 전보다 가축의 덩치도 커졌을 뿐만 아니라, 우유와 달걀을 더 많이 더 빠르게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의 젖소는 75년 전에 비해 4배나 많은 우유를 생산합니다.

하지만 이런 혁신을 누릴 수 있는 시간도 한계가 있습니다. 유엔 식량 농업기구가 발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에서 얼음이 없는 지역 중 가축 방목 면적이 26%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경작지 중 33%가 가축 먹이를 재배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은 유행성 바이러스, 항생제 내성 및 악천후 같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농업 시스템은 불안정합니다.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에너지원을 다변화하는 것처럼, 축산업도 다변화하는 것입니다. 석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체 에너지를 도입한 것처럼, 산업형 축산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축산품 생산에 새로운 방법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소위 '세포 농업(cellular agriculture)'입니다. 가축을 사육하는 대신, 가축의 세포를 배양해 축산품을 생산하는 방법입니다. 송아지를 암소로 길러 도축하기 까지는 엄청난 양의 사료, 물 그리고 땅이 필요하지만, 세포 농업을 통하면 이런 것들이 필요 없이 동물성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식량 체계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세포에서 단백질을 생산하게 되면, 축산업이 불가능한 지역에서도 동물성 식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가축 사료로 옥수수와 콩을 재배하고 있는 땅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세포 농업은 식품을 만드는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부수적 효과로 환경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세포 배양으로 육류를 생산하게 되면, 물도 훨씬 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도 훨씬 더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건강에도 더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밀집형 축산업에서 벗어나게 되면, 전염병 바이러스나 항생제 내성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항생제는 사람이 아니라 가축에 사용하기 위해 제조되고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이 계속 커지게 되면, 세계 공중 보건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축산품 생산이 더 깨끗한 통제된 공간에서 이뤄지게 되면, 항생제 의존성을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 모두가 아직은 희망이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희망이 실현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세포 농업은 실험실에서 소규모로 진행되는 실험적 연구에 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가 기존 공장식 축산품 생산을 양조장식으로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세포 농업은 크게 네 가지가 필요합니다.

  • 첫째, 동물로부터 세포를 떼어내 외부에서 배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둘째, 세포를 더 크게 배양하기 위해 지지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근육 세포를 배양해 긴 근육 섬유로 키우기 위해서는 지지대가 필요합니다. 현재 식물성 물질로 된 지지판에서 세포를 성장시키는 방법이 모색 중입니다.

  • 셋째, 세포 배양 및 성장용 배지 공급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세포도 자라기 위해서는 먹을 것이 필요합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생물 반응기가 필요합니다. 모든 세포 성장의 성장이 이뤄지고, 온도 조절은 물론, 동물의 몸 역할을 하는 산업용 기계입니다.

현재 세포 농업이 돌파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은, 조직 배양을 위한 전구물질인 소태아 혈청(fetal bovine serum)이 엄청나게 고가이며, 이름만큼이나 입수하는데 잔인한 동물성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세포 배양에 이 동물 부산물을 사용하지 않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절대적으로 가능한 일이지만, 단순히 과학만의 일이 아닙니다. 다각도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합니다.

아직 이뤄져야 할 연구가 많습니다. 이 분야의 기술은 아주 초기 단계이며, 경제성이 있으려면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비용 감소를 위한 사전 연구들이 있었지만, 모두가 상당히 추측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실험실에서 재배한 고기를 식료품점에서 파는 것이 세포 농업의 목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품이 종착역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 더 큰 길이 있습니다. 세포 농업은 아주 새로운 산업이며, 완전히 새로운 과학 분야입니다. 우리의 식탁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는 기술입니다.

자료 출처: Quartz, "The future of food is farming cells, not ca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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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지금하고 같을지 의문입니다.

그게 제일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직 초기니까, 앞으로 맛도 모양도 점점 더 비슷해 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래도 등심 씹히는 맛이 과연 구현될까 의문이기도 합니다...

지방세포를 키워서 마블링처럼 사이사이에 끼워넣기도 하고 여러방면으로 시도한다고 하더라고요. 맛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나아질 것 같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