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사이언스] 밀 유전자 해독...식량난도 끝?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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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문병도기자] 밀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곡물이다. 밀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돼 앞으로 수십년간 인류의 식량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 게놈시퀀싱 컨소시엄(IWGSC) 연구팀은 가장 일반적으로 재배되는 빵밀의 일종인 '차이니즈 스프링을 대상으로 13년에 걸친 분석 끝에 완전한 게놈 지도를 처음으로 완성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세계 20개국 73개 기관의 과학자 200여명이 달라붙어 끈질긴 노력 끝에 본 결실이다. 밀은 유전자가 10만7891개로 약 2만개인 인간의 5배에 달한다. DNA를 구성하는 요소인 염기쌍은 160억개다.

현재 과학자들은 전통적인 육종법을 사용해 수천가지의 새로운 밀 품종을 심어 가꾸고 있다. 전통적인 육종법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지금까지는 신품종을 개발해 실제 생산이 이뤄지기까지 10~15년이 걸렸다.

게놈 지도를 이용하면 가뭄을 잘 견디고 병충해에도 강하며 수확량도 많은 슈퍼 밀 품종을 손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 프로젝터 리더인 존 이네스 센터 크리스토발 유웨이 교수는 '게임 체인저'라고 불렀다.

영국 BBC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기후변화에 견딜수 있는 슈퍼 밀 개발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 신호가 울렸다"라고 보도했다.

특히 밀은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을 먹여 살리는 곡물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께 96억명으로 늘어날 세계 인구를 지탱하려면 밀 생산량을 60%가량 늘려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오르고 가뭄 지역이 늘어나면서 재배 조건은 더 악화됐다.

국제 옥수수·밀 증산기구(CIMMYT)에 따르면 밤 기온이 1도 오르면 밀 수확량이 8%가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완성된 밀의 게놈 지도는 지구온난화에 적응한 새로운 품종을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하는데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조작 감시단체 '지네워치'의 헬렌 월리스 박사는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밀의 복잡한 유전자 구조, 그리고 환경과의 상호작용 등으로 유전자 편집기술이 현실에서 가져다줄 혜택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연구원들이 지나치게 희망적으로 얘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병도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