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사이언스]치와와, 래브라도 리트리버 원산지 아메리카 아니다.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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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문병도기자] 아메리카 대륙에서 평화롭게 살았던 개들이 500여년 전 유럽인들이 들어온 이후 전멸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들의 주인과 같은 운명을 맞은 것이다.

최근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9000년 넘게 행복하게 살고 있었던 신대륙의 개들은 15세기에 들어온 유럽인들과 그들이 데리고 온 개들로 인해 모두 사라졌다. 원인은 유럽에서 옮겨진 질병과 박해로 추정된다.

영국 옥스퍼드대, 캠브리지대, 런던 퀸 메리 대, 더럼대 연구진들은 아메리카 대륙의 개 유전자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아메리카 대륙의 개 유전자에 대한 첫번째 분석이다.

연구진들은 부모 양쪽으로부터 물려받는 핵DNA와, 엄마로 부터만 자손으로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했다. 고대 북미에 살았던 개와 시베리아 개로부터 71개의 미토콘드리아 DNA와 7개의 핵DNA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북미에 살았던 야생늑대를 길들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신대륙 개들은 아시아와 북 아메리카 대륙이 한 때 연결됐을 때 베링해 육교를 따라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함께 이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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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개 유전자는 사람이 베링해를 건넌지 수천년이 지난 9000년전의 것이다. 이후 고대 개들이 인간과 함께 아메리카 전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로렌트 프란츠 퀸메리대학의 교수는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수천년을 함께 평화롭게 살았던 수많은 개들이 유럽인들이 등장한 이후 순식간에 멸종했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원산지가 아메리카로 알려진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치와와 같은 개들은 구대륙 개들의 후손인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보도했다.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치와와는 15세기부터 20세기 사이에 아메리카 대륙에 전해진 유럽개들의 후손이다.

아메리카 대륙에 살았던 개들의 유전자가 현재 전염성생식기종양(CTVT)에 남아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CTVT는 짝짓기 도중에 종양이 전염되는 병이다.

CTVT는 수천년전에 살았던 창시자 개로 알려진 한마리 개로부터 유래했다. 현재 전세계에서 발견되는 이 종양이 한 때 아메리카 대륙에 광범위하게 살았던 개의 마지막 흔적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마리 니 리슬로브헤어 캠브리지 대학의 수의학과 교수는 "잃어버린 개가 남긴 마지막 흔적이 종양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면서 "종양 DNA도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지만, 수천년 전 창시자 개의 유전자는 여전히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류의 역사가 개의 역사에 그대로 투영됐다. 유럽인과의 접촉 이후 북미 원주민들과 개들은 동일한 위험에 직면했다. 유럽인과 북미 원주민들의 유전자는 서로 달랐다. 개들 역시 그랬다. 이후 유럽인들이 북미 원주민들을 대체했다. 개 역시 같은 운명을 맞았다. 아메리카 원주민처럼 개들도 유럽인들이 들어온 이후 집단학살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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