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사이언스] 육두구 3500년전부터 먹었다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17세기 후추는 금값만큼이나 비쌌다. 그런데 후추보다 더 비싼 향신료가 있었다. 바로 육두구(Nutmeg)다. 후추 가격의 10배 였다.
육두구는 인도네시아 동부 몰루카 제도가 원산지로 ‘사향 냄새 나는 호두’라는 뜻이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육두구 산지인 몰루카 제도 내 반다 섬을 장악하는 데 사활을 걸고 1621년 10여 척의 전함을 이끌고 쳐들어갔다. 영국과 네덜란드는 1665년 다시 전쟁을 시작한다. 네덜란드는 육두구 산지 반다제도와 사탕수수 산지 수리남의 소유권을 인정받는 대신 뉴욕을 영국에 내주었다.
영국은 이후 씨를 반출하여 그들의 식민지인 카리브해의 그레나다에 심기 시작했다. 그레나다는 국기에 육두구가 새겨져 있다.
육두구는 톡쏘는 독특한 향이 있으며, 약간 단맛이 나는데 고기 잡내를 없애줘 조리할 때 많이 쓰인다. 육두구는 스타벅스의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인 '호박향(Pumpkin Spice)' 라떼에 토핑으로 들어간다.
인도네시아 군도에 있는 작은 섬에 살았던 고대 주민들이 3500년전에 육두구의 호박향을 즐겼을지도 모른다.
연구원들이 반다 제도의 플라우 아이에서 발굴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데일리메일>
6일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 연구원들이 육두구를 음식으로 사용한 첫번째 흔적을 발견했다. 3500년전 흔적으로 종전 기록보다 2000년이나 오래된 것이다.
반다 섬의 풀라우 아이에서 발견된 도자기 항아리의 파편에서 수천 년 전에 야자전분, 보라색 얌과 함께 요리한 육두구 흔적이 잔여물로 남아 있었다. 연구원들은 2007년과 2009년에 풀라우 아이를 발굴하는 동안 이 고대 향신료를 발견했다.
그들은 동물의 뼈, 토기, 석기, 그리고 주거 구조를 발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팔라우 아이는 3500년 전부터 2300년까지 사람이 살았다.
이 곳에서 발견된 공예품들은 고대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준다.
처음 500년 동안 주로 생선을 잡아 먹다가 가축화된 돼지를 먹기 시작했다. 물이 부족 것에 대비해서 섬 주민들은 물을 저장하는 얇은 그릇을 만들었다. 그들은 더 발전된 요리를 할 수 있는 더 나은 도자기 기술을 발전시켰다.
피터 레이프 워싱턴 대학의 인류학 교수이자 버크 박물관의 큐레이터는 "유적에는 사람들이 가끔씩 어로 생활을 하던 데서 영구적으로 정착하는 단계까지, 이 열대 섬에 어떻게 적응했는지를 보여주는 흔적이 남아 있다"면서 "수천년 후에 세상을 변화시킨 향신료인 육두구를 그렇게 일찍 사용했는지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초기에는 지표수 부족 때문에 사람들이 이곳에 영구적으로 정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다가 신석기 시대가 되자 영구적인으로 정착했다. '방문객'들은 동쪽으로 약 62마일(약 100㎞) 떨어진 세람섬에서 왔을 것이다. 그러나 약 2300년 전,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이 섬은 폐기됐다.
14세기에 무역업자들은 향신료를 찾기 위해 물루카 제도로 여행을 시작했다. 1512년 포르투갈 사람들이 물루카 제도에서 육두구를 처음 발견하게 된다.
/문병도기자 [email protected]
고대시대에 사용했다는게 믿기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