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변화의 리더십 : 알렉산드로스 (17)

in #kr6 years ago
□ 이기는 리더, 승리하는 리더십
도전과 변화의 리더십 : 알렉산드로스 (17)


알렉산드로스는 자신처럼 거친 상남자를 만나는 일을 삶의 기쁨으로 여겼다.
- 사진의 주인공은 의리 있는 상남자의 대명사로 통하는 배우 김보성 -

포로스는 기골이 장대했다. 신장이 무려 190cm나 되었기 때문이다. 크고 당당한 풍채 덕분에 그가 코끼리를 타면 웬만한 기병이 말에 오른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포로스와의 전투는 알렉산드로스가 이제껏 치러온 그 어는 싸움보다도 숨 막히는 접전이었다. 여기에서 알렉산드로스는 고대의 탱크사단이라고 칭할 수 있는 코끼리부대의 위력을 처음 경험하게 된다.

알렉산드로스는 이 막강한 코끼리부대와 정면으로 맞부딪쳐서는 승산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양쪽 군사들 사이에는 휘다스페스 강이 흐르고 있어 인도군에게 천연의 방벽을 제공하였다. 알렉산드로스는 며칠 동안 마케도니아 진영 안에서 요란하게 야단법석을 피웠다. 적이 이쪽 진중에서 벌어지는 소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끔 유도함으로써 포로스 측의 경계를 느슨하게 하려는 계략이었다.

적의 감시망이 소홀해졌다고 생각한 알렉산드로스는 상대적으로 방비태세가 느슨한 강 하류로 내려가 병력을 도하시켰다. 그런데 하필이면 때마침 돌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어떤 병사들은 벼락에 맞아 쓰러지고, 또 어떤 병사들은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그러나 알렉산드로스도, 그의 부하들도 자연의 위세 앞에 굴복할 이들이 아니었다. 드디어 도강에 성공한 알렉산드로스의 군대는 허겁지겁 달려온 포로스의 기병대와 보병대를 차례로 격파했다. 선발대가 궤멸당한 지 얼마 후에 포로스의 본대가 도착했다. 여덟 시간에 이르는 치열한 전투 끝에 포로스는 항복했다.

포로스는 포로 신세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의연하고 당당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알렉산드로스가 어떤 대접을 바라느냐고 묻자 그는 “왕다운 대접”이라고 굵고 낮은 목소리로 짤막하게 대답했다.

알렉산드로스는 아리따운 미녀에게는 강하지만 진짜 사나이한테는 약한 남자였다. 적장의 남자다움에 감복한 그는 포로스에게 마케도니아의 지방관 자격으로 기존에 다스리던 왕국을 계속 지배하도록 허락하였다. 뿐만 아니라 다른 정복지까지도 포로스에게 덤으로 얹어주었다.

포로스를 무릎 꿇린 알렉산드로스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파죽지세의 기세로 정복자의 행보를 거침없이 이어갔다. 그는 인디아 안에서 새롭게 점령한 15개의 나라와 5천 곳의 도시와 수많은 마을들을 이제는 자그마한 왕국에서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한 마케도니아의 판도에 추가로 편입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