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각 선택에 대하여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7 years ago

o-GARRY-WINOGRAND-facebook.jpg

레인지파인더는 SLR 사진기와 달리 눈에 보이는 그대로 사진이 찍히지 않는다. 렌즈와 뷰파인더 사이의 시차가 있는데다가 그것도 거리에 따라서 약간씩 다 달라진다. 망원의 경우 레인지파인더의 뷰파인더로 보기에는 많은 제한이 있기 때문에 내장뷰파인더를 사용한다면 90mm 정도가 한계라고 생각된다. 광각의 경우에는 28mm 이하로는 거의 무조건 외장뷰파인더를 사용해야하는데 팬포커스로 사진을 찍는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레인지파인더와 뷰파인더를 오가는 수고도 겪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레인지파인더에서 가장 이상적인 화각은 역시 50mm와 35mm 이다. 자신이 주로 찍는 사진이 스냅이 아니라 풍경이라던지 건축물 같은 것이 많다면 또는 아웃오프포커스 사진이 많거나 포트레잇이 많다면 레인지파인더 보다는 SLR 사진기가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레인지파인더로 광각사진을 찍는다면 그것은 넓게 찍기위해서가 아니라 더 가까이 다가가서 원근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넓게 정확한 풍경을 담고 싶으면 SLR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 하지만 크고 무거운 사진기를 들고 대상에 다가가는데는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가 수반되므로 그런 점에서 레인지파인더가 좀 더 장점이 있다.

가끔 라이카를 구입한 이후 렌즈의 화각 구비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이들을 보곤 한다. 물론 저마다 사진찍는 취향도 철학도 다른 법이니 다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이겠지만 그럴때면 그냥 SLR에 줌렌즈 한 두개 가지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레인지파인더는 어디까지나 가볍게 소지하고 다니면서 순간적으로 튀지 않게 스냅을 찍는데 가장 이상적인 사진기이다. 하지만 SLR에 비해서 촛점을 맞추고 사진을 찍는데까지 익숙해지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 하나의 화각을 사용하는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주로 사용하게 되는 f5.6-8.0의 조리개를 위해서 어느정도 거리에서 어느정도 렌즈의 포커스링을 돌리면 대략 촛점이 맞는지를 체득해야한다. 안그러면 스냅을 찍기란 쉽지 않다. 매번 사진을 찍을때마다 2-3초씩 걸려서야 레인지파인더로 스냅을 찍는 의미가 없어진다. 대략 8-10미터 거리에서 눈 앞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 때 서너 발자국 더 다가갈지 또는 바로 그 자리에서 촬영을 할지는 본인이 주로 사용하는 렌즈가 35mm인지 50mm인지에 따라서 달라진다. 렌즈가 이것저것 섞이게 되면 본인이 원하는 프레임이 그려지지 않는다. 눈으로 뷰파인더를 봐야지만 알게되는 것이다. 때문에 한가지 화각의 렌즈를 오래 사용하게 되면 길을 걷는 순간순간 현재 위치에서 프레임이 자연스레 그려지게 되고 따라서 촬영을 하려고 할 때 사진기를 들어 올리면서 동시에 원하는 위치로 한 두발자국을 더 빠르게 옮길 수 있게 된다. 많은 사람들의 28mm 또는 그 이하의 광각사진에서 너무 많은 여백을 보곤한다. 28mm 렌즈로 화면을 가득차게 50mm 렌즈처럼 담기 위해서 얼마나 더 대상에 가까이 다가가야할지를 생각해보자. 모르는 대상앞에서라면 쉬운일이 아니다.

동일한 화각을 50mm로도 담아낼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원근감이 상당히 달라지게 된다. 결국 화각의 선택은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50mm가 중립적이라면 28mm는 상대적으로 훨씬 더 intrusive한 화각인 셈이다. 물론 요즈음에는 컴팩트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그런 점에서는 더 이상적인 기기이므로 그러한 장점은 예전에 비해서 희석된 감이 없지 않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50mm는 좀 더 시적인 화각이고 35mm는 좀 더 산문에 가까운 화각이다. 본인에게 어떤 화각이 더 어울리는지는 거의 대부분 그냥 선천적으로 타고 난다고 생각이 된다. 물론 자신의 지적욕구 또는 허영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많은 것을 사용하게 되지만 내재된 것은 늘 하나라는 생각이다. 그걸 빨리 찾고 본인의 내면의 목소리를 투영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이런 견해 역시 지극히 주관적인것이지만 말이다.

Sort:  

Hi! I am a robot. I just upvoted you! I found similar content that readers might be interested in:
https://leetaey.net/page/2/

정말 좋은 글입니다. 저는 50mm로만 대부분의 촬영을 하는데 결국 그것이 제가 사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더라고요.^^

감사합니다. 50밀리도 참 좋은 것 같아요. 저는 50밀리가 편하긴 한데 35밀리가 거리사진에는 더 좋기도 하고 왔다갔다 합니다. ^^

카메라에 대해선 잘 모르는 일인 인지라 한수 배우고 갑니다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