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 꼭 봐야 할, 명작 SF 애니메이션 7선 추천

인간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내달릴 수 있을까요.
명작으로 손꼽히는 일본 SF 애니메이션 7선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TV 애니메이션 기준)
참고로 건담 시리즈는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이번 추천에서는 제외하였습니다.
1. 공각기동대 SAC

2002년 방영된 공각기동대의 TV 애니메이션입니다. 쿠사나기 모토코와 공안 9과의 요원들이 도시에서 일어나는 범죄들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지요. 1995년에 개봉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판 버전이 가장 유명하지만, 이 TV 애니메이션판도 정말 잘 만들어진 SF 작품입니다. 감독은 카미야마 켄지. 극장판과는 중심으로 하는 에피소드가 다르며, 캐릭터성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TV 애니메이션에서의 쿠사나기 모토코가 더 인간적인 느낌입니다.
15년도 더 된 작품이지만,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요즘 애니들 중에서도 이 정도의 퀄리티를 찾기 힘들 정도지요. 매 화 뛰어난 작화, 연출, 액션, 완성도를 자랑하는데다, 기술의 발전, 인간성의 상실, 휴머니즘, 인간과 기계의 경계 등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심도 있는 문제의식을 보여줍니다.
아쉽게도 국내에는 판권이 만료된 상태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얼른 판권이 부활하면 좋겠네요...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1995년 작 극장판은 다행히도 국내에 판권이 남아있어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공각기동대(1995)> 감상 링크
2. PSYCHO-PASS

개개인의 심층 심리를 철저히 분석하여 가장 적성에 맞을 직장을 알려주고 잠재적 범죄자를 미리 색출하는, 범죄율 제로의 이상적인 사회. 그러나 일견 완벽해 보이는 이 도시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맴돌고 있는데...
근래 보기 드문 웰메이드 디스토피아 애니메이션입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 수사물이기 때문에 공각기동대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매력은, 분명 공각기동대가 가진 매력과는 다릅니다. 처음부터 먼치킨으로 나오는 쿠사나기와는 다르게, PSYCHO-PASS의 주인공 츠네모리 아카네는 어리버리한 신입에서부터 일련의 과정들을 겪어나가며 단단하게 성장해갑니다. 매력적인 두 남자 캐릭터, 코가미 신야와 마키시마 쇼고의 대결 또한 주요 관전 포인트입니다.
총 1,2기가 방영되었고, 1기는 이후에 "신편집판"으로 재편집되어 나왔습니다. (신편집판은 한 화당 40~50분 길이입니다. 내용은 1기와 동일합니다.) 잔인한 장면이 많으니 감상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PSYCHO-PASS> 1기 감상 링크
<PSYCHO-PASS> 1기 신편집판 감상 링크
<PSYCHO-PASS> 2기 감상 링크
3. 슈타인즈 게이트

자칭 매드 사이언티스트 오카베 린타로는 어느 날 우연히 타임머신을 발명하게 된다.
그런데 시간을 이동하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세계선이 뒤바뀌고, 이에 따른 비극이 일어나는데...이를 막기 위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오카베의 처절한 분투!
SF/스릴러 애니 추천 목록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타임리프 소재의 애니메이션입니다. 스스로 "시간여행자"라고 주장한 "존 티토"라는 인물을 포함해, 실제 현실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중간중간 엮여있어 더욱 흥미롭습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큰 기대를 가지고 도전하지만, 입문장벽이 높아 초반 이탈율이 높기로 악명 날리고 있습니다ㅠ 초반 스토리를 따라가기가 꽤나 어렵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초반에 잘 이해되지 않던 내용들이 점차 복선으로 회수되어 갑니다! 놀랍도록 정교한 퍼즐 조각처럼 말이죠. 특히 9화의 소름돋는 엔딩 이후엔 어느새 마지막화까지 달리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슈타게에 입문하시는 분들에게는 "꼭 9화까지는 봐 달라"고 말씀드리곤 한답니다.
<슈타인즈 게이트> 감상 링크
<슈타인즈 게이트 제로>(2기) 감상 링크
4. 천원돌파 그렌라간

수인들의 공격을 피해 지하에 숨어 살게 된 인류. 하늘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주인공 시몬은 카미나와 함께 지상으로 나가려고 시도하지만 항상 실패한다. 그러던 어느 날, 천장이 무너지면서 지상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데...!
4번째 추천 작품은 언제봐도 뜨거운 레전드 열혈 로봇 액션물, <천원돌파 그렌라간>입니다!
"내 드릴은 하늘을 뚫어버릴 드릴이다!!"
"너를 믿어! 내가 믿는 네가 아냐. 네가 믿는 나도 아냐. 네가 믿는 너를 믿어!" 등의 명대사로도 유명하지요.
아쉽게도 이 작품은 국내 판권이 만료되어 감상할 수 있는 루트가 없습니다ㅠㅠ
5. 신세기 에반게리온

세계 인구의 절판이 사라진 2015년.
소년 이카리 신지는 생체 전투병기 초호기에 탑승해 거대한 미지의 적 '사도'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압도적인 설정과 액션, 꿈도 희망도 없는 전개로 전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전설의 메카물이지요. 저도 에반게리온을 처음 봤을 때, 뭐라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느꼈는데요. 내용이 난해하고 어두워서 보기가 힘든 작품인데도, 굉장한 흡입력으로 순식간에 정주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TV 애니메이션 말고도 사도신생,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신 극장판 서, 파, 큐 등 다양한 시리즈로 제작되었죠. 나중에 에반게리온 보는 순서에 대해서 따로 포스팅할까 합니다. 현재 에반게리온 본편 TV 애니메이션은 국내 판권이 만료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만료된 작품이 많은건지 ㅠㅠㅠ흑흑 아쉽습니다) 하지만 에반게리온 신 극장판 시리즈가 아직 제작 중이고 기다리는 팬들도 많은 만큼, 조만간 다시 들어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6. 창궁의 파프너

"당신은 거기에 있습니까?"
거대 병기 '파프너'에 탑승해, 미지의 적 페스튬과 생존을 건 전투를 치러야 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죽어나가는 사람의 수가 많아서(...) 몰살의 파프너라고도 불리기도 하는 작품입니다. 초반 설정이 에반게리온과 비슷한 느낌이지요? 사실 이 작품이 방영될 초기에, 에반게리온의 짝퉁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중반 이후부터 에반게리온과는 차별되는 전개를 보여주면서, 파프너만의 매력이 빛나게 되었죠. 결국 큰 호평 속에서 완결이 났고, 그 인기에 힘입어 이후로도 꾸준히 시리즈가 나오는 중입니다. 아는 사람이 많진 않지만, 숨겨진 SF 명작 애니메이션입니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보시면 됩니다.
<창궁의 파프너> 1기 감상 링크
<창궁의 파프너 RIGHT OF LEFT> 감상 링크
<극장판 창궁의 파프너 : Heaven and Earth> 감상 링크
<창궁의 파프너 2기: EXODUS> 감상 링크
7. 시도니아의 기사

'가우나'라는 미지의 생명체에 의해 멸망한 지구. 생존한 일부 인류는 우주선 시도니아를 타고 새로운 행성을 향해 떠난다. 인간형 병기 모리토를 조종하는 파일럿들은 인류의 미래를 걸고 이 여정을 가로막는 가우나들과 처절한 싸움을 해나가는데...
<아인>, <블레임!>, <트랜스포머 프라임>등을 제작한 '폴리곤 픽쳐스'에서 만든 3D 애니메이션입니다. 3D라고 하면 부자연스러운 움직임, 뻣뻣한 표정 등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이 작품은 3D가 매우 자연스럽고 고퀄리티입니다. 오히려 우주라는 배경과 메카닉이라는 장르 상, 3D가 더 잘 맞는 듯 합니다.
스케일 또한 거대하고, 이야기의 완성도도 높습니다. '가우나'라는 생명체 또한 매우 흥미롭게 묘사됩니다. SF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자신있게 추천드릴 수 있는 작품입니다!
<시도니아의 기사> 1기 감상 링크
<시도니아의 기사> 2기 감상 링크
넵. 지금까지 명작 SF 일본 애니메이션 7선을 추천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목록은 TV 애니메이션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 극장판인 <아키라>가 빠져서 아쉬워할 분들이 계실 것 같네요. 저도 못내 아쉬워서 끝머리에 살짝 추천을 덧붙입니다:)

SF 사이버펑크의 교과서, 일본의 버블 시대가 낳았던 불후의 역작 <아키라>! 다행히도 작년 국내에서 첫 극장 개봉을 해서 판권이 들어왔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1991년 <폭풍소년>이라는 제목의 해적판으로 잠시 개봉했던 적이 있습니다. 금방 상영 중지를 먹었지만... 그래서 2017년에 국내 개봉한 것이 첫 정식 개봉입니다. 그러니까 결론은...국내에서 정식으로 VOD 감상을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아키라> 감상 링크

혹시 이 외에도 명작으로 추천하고 싶은 일본 SF 애니가 있다면...언제든 댓글로 알려주세요ㅎㅎ 제가 모르는 작품을 더 발견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