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담화문을 어떻게 볼 것인가?
김계관의 담화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 코멘트 이후 이어질 상황들 때문에 배드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먼저 생각해 볼 점은 '김계관'이 코멘트를 했다는 점이다. 김계관은 외무성 제1부상이다. 어저께 문제가 된 최선희도 외무성 부상이다.
미국 쪽에선 트럼프가 직접 메세지를 냈는데 김정은이 아니라 김계관이 코멘트를 했다. 왜 그랬나 추측해 보면 김정은이 낼 수 없는 혹은 내서는 안되는 메세지이기 때문이다.
김계관의 코멘트는 일견 쎈 척은 했지만 결국 머리를 숙이는 듯한 스탠스다.
이게 뭔 의미냐? 북한에선 판을 깨기를 원하지 않아 유화적인 스탠스를 취하면서도 김정은이 머리 숙이는 모양새는 원치 않는다는 거다.
이건 트럼프에게 보내는 메세지이기도 하지만 우리를 비롯한 국제 사회에 보내는 메세지이기도 하다. 우리는 여기까지 물러섰다는걸 보여주는 거다.
이것까지는 사실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면 해석하지 못할 것도 없다. 하지만...
상대가 트럼프다. 트럼프가 이 정도에서 샅바 싸움을 멈추고 다시 유화적인 스탠스로 돌아서면서 이왕 이렇게 된거 평양에서 만나자는둥 말을 하면 다시 상황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고 머리를 숙였으니 무릎을 꿇어라 라는 스탠스로 나온다면 김정은도 독재라로서 체면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 물러설 수는 없게 돼버린다.
근데 트럼프의 캐릭터를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장사에선 아무리 극한 대립을 해도 결국은 판을 깨는 상황은 좀처럼 벌어지지 않는다. 주판알 튕겨보고 이익이 되는 판을 깨는 장사꾼은 없다.
하지만 이 판은 비즈니스 판이 아니다. 북한 국내 문제도 고려해야 하고, 김정은의 체면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런걸 다 고려할 인간이 아니다. 하던 대로 할 가능성도 높다. 주변에 적절한 조언자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트럼프 주변에 제대로 된 인간이 얼마나 될까? 모르겠다.
이제 트럼프 쪽에서 어떤 메세지가 나오느냐가 너무 중요해져 버렸다. 서로 기싸움을 하는 단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좀 강경한 메세지가 나와도 별 문제 없다고 봤는데 북한 쪽에서 유화적인 메세지가 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판이 깨질 수도 있는 기묘한 상황이 되버렸다.
여전히 판이 깨지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하지만 예전 판이 깨질 가능성이 3%미만이었다고 하면 지금은 5%로 늘어난 셈이다. 여전히 판이 유지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하지만 이 판이 얼마나 중요한 판인지를 감안하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성공할 확률을 높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 국면에서 문재인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트럼프가 원했던 대로 본인이 전면에 부상했고, 문재인의 역할은 막후에서 조정 혹은 중재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직전 글에 썼던 대로 문재인이 트럼프에게 들인 공이 빛을 발할 때가 왔다. 물론 문재인의 활약은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게 트럼프가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의 일이라면) 진짜 재밌는 일들이 막후에서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본다. 우리는 그 일이 어떤 일인지 짐작으로만 알 수 있다.
한줄요약 : 손학규만 아무 것도 못하게 하면 됨.
공감이 많이 가는 분석글입니다.
어젯밤 회담취소 속보를 보고 난 후 잠을 이루지 못했고, 불안감을 거두고자 관련 기사들을 찾아봤는데 속 시원한 기사가 없더군요. 말씀하신대로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소낙규가 출마 취소발표를